육아 vs 취직? 아찔한 넷플릭스 영화 '두 인생을 살아봐'

넷플릭스 : <두 인생을 살아봐>

박유니 OTT평론가 승인 2022.09.17 08:37 의견 0

영화 '두 인생을 살아봐' 포스터(사진=다음영화). ⓒOTT뉴스

[OTT뉴스=박유니 OTT 평론가] 하나를 택하면, 다른 하나는 영원히 포기해야만 한다.

대학 졸업식 밤, 육아와 취직의 갈림길에 선다면 어떨까?

주인공 내털리(릴리 하인 하트 분)는 남사친 게이브(대니 라미레즈 분)와 하룻밤을 보내고, 심상찮은 몸 상태에 임신테스트를 하는데 그 결과에 따라 인생이 두갈래로 나뉜다.

이 영화 '두 인생의 살아봐'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두 인생을 교차적으로 보여줘서 두 인생이 어떻게 다른지, 내털리의 일상이 얼마나 바뀌었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는 데 있다.

내털리의 인생이 둘로 나뉘는 순간(사진=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OTT뉴스

임신과 출산은 축하받아야 마땅한 이벤트지만 준비되지 않은 경우에는 다르다.

더구나 아이의 아빠와 사랑하는 사이도, 애인 관계도 아니라면 마음은 더 복잡해진다.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고 취직과 미래 플랜을 포기한 내털리와 미래 플랜을 향해 차곡차곡 나아가는 사회초년생 내털리가 교차될 때는 필자마저 심란했다.

다행히도 이 영화는 '로코물'의 무드를 유지하여 울적함이 오래가지 않도록 도와준다.

아이 엄마 내털리는 남사친 게이브와 불편함 반, 설레임 반인 상태로 묘한 관계를 이어가고, 취직한 내털리는 또 다른 멋진 남자와 로맨스를 만들어간다.

두 인생이 교차되도록 하면서도 착착 이해되도록 구성하였다는 점이 이 영화의 두 번째 장점일 테다.

두 내털리는 각자의 상황에 맞는 즐거움과 울적함, 인생의 굴곡을 겪으며 궁극적으로는 "나아가고자 하는 인생의 방향"을 잡아간다.

놀랍게도 두 내털리가 도달한 결론은 매우 흡사했다.

스포일러를 막기 위하여 각자가 감당할 수 있을 만한 삶의 굴곡을 지나쳐 꿈 하나를 찾게 된다 정도로 정리하겠다.

아이를 포함한 가족들과 함께하는 내털리(사진=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OTT뉴스

이 영화는 작품성이나 연기력이 뛰어나다거나 꼭 봐야 하는 인생영화 뭐 그런 종류는 아니다.

가볍게 팝콘 먹거나 밥 먹으며, 또는 친구와 모였는데 할 것 없을 때 웃으며 보기 좋은 '킬링타임용'이다.

다만, 묵직한 '질문' 하나는 던져준다.

오늘 나의 인생에 최선을 다하였는가, 후회 없이 살고 있는가 하는 질문 말이다.

영화 속에서 내털리는 미래까지 계획하며 계획형 인간으로 살아가는 듯하지만, 정작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생각하지 못했다.

충동적인 잠자리로 아이를 갖게 된 내털리도, 충동의 밤은 추억으로 남기고 취직에 성공한 내털리도 그저 버티는 것에 급급한 채로 일상을 살아간다.

스포일러를 막기 위하여 자세하게는 말할 수 없지만, 그 평범한 듯 지치기만 한 일상을 뒤흔드는 '무언가'와 마주하고 나서야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나, 어떤 사람이었고 무엇을 할 때 가슴이 뛰지? 하는 아주 기초적인 질문을 그제야 하는 것이다.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두 명의 나탈리가 비슷한 시점에 그 질문에 맞닥뜨리고 살아왔던 생에서 궤도를 살짝 트는 것을 보고 시청자 입장에서 쾌감을 느꼈다.

매 순간이 선택이고, 그 선택이 마치 완전 다른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것만 같지만 결국에 "나"라는 사람의 인생이란 비슷한 모양새라는 걸 말하는 것 같아서라고나 할까.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두 내털리의 모습(사진=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OTT뉴스

다만,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물이기 때문에 임신과 출산, 육아 과정에서 오는 피로감은 핍진하게 다루지 않았다.

노후 대비가 된 부모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키우고, 아이를 키우며 "나의 꿈"을 찾아가는 상황은 일반적이지 않다.

준비되지 않은 임신이란 그래서 무서운 것이고, 미혼모가 포기해야 할 것은 너무도 많다.

그렇대도 이 영화는 한 번쯤 볼 만하다.

준비되지 않은 임신과 꿈, 나라는 사람에 대하여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더 구체적으로 돌아보게 하니까.

필자의 경우에도 아무 기대 없이 이 영화를 봤다가 다 보고 난 이후에 미묘한 울림을 느꼈다.

특히 대학 졸업반이나 사회초년생이라면 색다른 기분이 들 테고 사회생활을 꽤 오래 했다고 해도 생각이 많아지게 할 이 영화!

가볍게 시작하여 끝이 묵직한 이 영화는 여러 말 필요 없이 보고 직접 느끼는 것이 좋다.

스토리의 색다름은 기대할 수 없지만, 교차되는 두 내털리의 삶만은 흥미로우니 조금 심심한 어느 날에 부담 없이 클릭하도록.

◆ OTT 지수(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6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5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4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6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7

→ 평점: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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