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천문학적인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과 같이 창작물에 대한 정당한 수익을 지급받지 못하는 사태가 더 이상은 없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31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이하 DKG), 유정주 의원실 주최 및 주관한 '천만영화 감독들 마침내 국회로 정당한 보상을 논하다'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열린 토론회는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이 투자ㆍ제작사에 귀속돼 감독과 작가 등 원 저작권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지급받지 못하는 현 상황을 개선하고 국내 저작권법 개정안의 통과로 창작자들이 저작권에 대한 일정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배우이자 감독으로 활동하는 유지태가 토론회의 사회자로 나섰으며 K-콘텐츠의 발전과 글로벌 진출에 힘을 아끼지 않는 천만영화 감독들과 여야 국회의원들을 차례로 소개했다.
축사에 나선 윤제균 감독은 "오랫동안 준비하고 마련해온 우리나라 K콘텐츠가 글로벌로 나가려면 이 법이 꼭 있어야 한다. K콘텐츠가 오랫동안 널리 알려질 수 있게 많이 도와주십시오"라고 토론회에 참석한 영화인들과 국회의원들에게 간곡하게 부탁했다.
이어 해외에서 차기 작품 준비에 여념이 없는 박찬욱 감독도 현지에서 화상 회의 애플리케이션 줌을 통해 축사를 전해왔다.
박찬욱 감독은 "창작물에 대한 모든 권리는 제작자에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오늘 우리가 함께 논의하는 (저작권법)개정안이 통과되고 나면 영상 창작자, 작가, 감독, 제작자들의 위치를 돌려받고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함께해서 빠른 시일 내에 법안이 통과되고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탄탄한 제도로 안착되길 바란다. 우리나라의 창작자들이 세계 수준의 제도와 환경 속에서 작업할 수 있게 부탁드린다. 저도 이 노력에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창작자들이 응당 지급받아 마땅한 '정당한 보상'에 대해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 사례도 언급됐다.
발제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국회의원은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1억 가구 이상이 시청했다. 넷플릭스는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 게임>으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냈지만 정작 황동혁 감독은 추가적인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이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국내 창작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원인에는 국내 영상물 제작자와 감독 사이의 계약 관행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로 국내 저작권법의 미비함이 꼽혔다.
유정주 의원은 이미 프랑스나 콜롬비아, 칠레 등 많은 국가에서는 '저작권'을 양도할 수 없는 권리로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령 권리의 양도가 추정된다고 할지라도 저작물의 대중전달을 수행했던 사람에 의해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가 발생한다.
그러나 국내는 OTT 등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기 어려운 낡은 제도들로 창작자들의 자신에 대한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이 글로벌 기업들의 하청 기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 의원은 "투자자 및 제작사를 포함해 플랫폼들도 투자 및 배급 등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 역시 직접 창작자들에게 수익을 배분해야 하는 책임이 생겼다"며 OTT 플랫폼 역시 저작권에 대한 수익 분배의 의무가 있음을 강조했다.
토론회에서는 윤제균, 강윤성, 강제규, 김용화, 김한민 영화감독이 참여해 저작권법 개정안 통과가 창작자들이 마음 놓고 창작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꼭 필요한 제도라는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배우 유지태는 "영화감독님, 작가분들이 영화를 찍다가 결국에는 배달을 하고 대리기사를 하는 악순환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다른 분야 창작자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음악 실연자에 대해 지난 2022년 제3국의 음악 실연자들에게 적절한 음악 저작권료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우리나라 역시 제도의 재정비로 올바른 수익 분배가 가능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유정주 의원은 "법안을 발의한 후에 38명의 의원들께서 같이 공동발의를 해주셨다 발의 상태로 오늘 행사를 주최하게 됐다 여기서 힘을 받아 반드시 상임위원 법사위에서 통과되도록 이 자리를 마련했다. 여러분이 함께해주신 덕에 통과될 것이라 믿는다"며 현 저작권법 개정안 발의 후의 상황을 전했다.
토론회를 마치고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던 영화인들은 저작권법 개정안 동의 서명을 전달하는 퍼포먼스와 함께 플래카드와 현수막을 들고 "영상창작자에게 정당한 보상을"이란 구호를 외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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