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우리 모두의 처음에 관한 이야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시즌·넷플릭스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김지수OTT평론가 승인 2022.08.22 09:14 의견 0
작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사진=ENA). ⓒOTT뉴스

[OTT뉴스=김지수 OTT 평론가]

"아침에는 항상 우영우 김밥을 먹습니다.
김밥은 믿음직스러워요.
재료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예상 밖의 식감이나 맛에 놀랄 일이 없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일관성 없이 태도를 바꾸기도 하며, 안팎의 다른 마음을 전략적으로 감추기도 하는 존재를 아는가?

벌써 눈치챘을 수 있겠지만, 답은 바로 '사람'이다.

그래서 사람이란 존재가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인 듯 보이는 작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분)가 있다.

◆집 밖은 위험해

아이인 영우도, 어른인 영우도 늘 걱정되는 우영우의 아버지(사진=네이버TV). ⓒOTT뉴스

우영우의 첫 출근날, 그녀의 아버지(전배수 분)는 계속해서 당부한다.

"남의 말 따라 하지 말고, 엉뚱한 소리 하지 말고, 너무 솔직하게 말하지 말고"

그는 세상이 자신처럼 영우를 전적으로 수용해주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걱정부터 앞서는 아버지였다.

우리는 세상에 나와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아무런 의심 없이 생존의 법칙에 따라 빠르게 사람들을 판단, 분류해버린다. 그래서인지 사람은 늘 자신만의 편견과 관점으로 타인을 바라보게 된다.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고도 자폐인이라는 이유로 모든 취업 지원에 낙방한 우영우.

눈치 없고 어리숙한 언행 탓에 직장 동료들은 물론 의뢰인에게도 늘 첫인상이 곱지 못한 우영우.

우영우의 일상을 찬찬히 보고 있자면, 그녀는 세상의 모든 편견을 직면하는 홀로 선 단신처럼 보이기도 한다.

본 작품은 장애인, 비장애인 논란이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또 다른 편견이자 관점일까?

필자에게 본 작품은 장애를 가진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사회초년생의 성장기'로써 다가왔다.

작품 속 능청스러움은 모두 책임지고 있는 동그라미 역, 주현영 배우가 SNL 주 기자로 보여주던 바로 그 '사회초년생의 모습' 말이다.

동시에 모든 방면에서 모든 게 어설펐던 필자의 과거도 자꾸만 떠오르게 했다.

◆따뜻한 사회적 지지망이란

우영우의 사회적 지지망이 되어주는 인물들(사진=네이버TV).ⓒOTT뉴스

사실 필자는 현재도 다방면으로 어설픔을 떨치고 있다.

여전히 우영우의 일상처럼 솔직함으로 오해를 사기도, 어리숙함으로 무시당하기도 한다.

그 정도가 단지 사회초년생일 때보다는 조금 괜찮아졌을 뿐이다.

그런데도 어찌 더 발전할 용기를 얻냐고 물어본다면, 필자는 '따뜻한 사회적 지지망' 덕분이라고 답하고 싶다.

작품 속 우영우는 언어적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정확한 수치를 말하면서 선배의 말을 고쳐버리는 후배이다.

동시에 동료가 감정적으로 업무에 임하지 않도록 막는 임무를 맡고선 도리어 본인이 과몰입하는 동료이다.

어찌 그뿐일까? 그녀는 업무 진행에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당황부터 하게 되는 인턴이기도 하다.

이처럼 사회초년생 분위기를 뿜뿜 내뿜는 우영우이지만, 그녀는 그럼에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우당탕탕의 모습을 보일 때, 소수지만 그 모습을 충분히 이해해주는 상사/동료/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불안한 시선과 어색한 음성 처리, 그리고 주시하는 사람을 곁에 둔 수습생을 일상에서 발견할 때마다 그저 묵묵히 기다려주게 된 필자의 오래되지 않은 습관처럼 말이다.

◆세상은 정말 전쟁터일까?

우영우와 같은 편이 되고 싶다는 이준호(사진=네이버TV). ⓒOTT뉴스

남들보다 늘 턱없이 부족한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아는가.

도전했다가 실패하면 모든 비난을 받을까 봐,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까 봐, 가진 모든 걸 잃을까 봐 시작도 못 하는 그런 느낌말이다.

작품 속 우영우의 일상은 우영우를 향한 사람들의 편견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사람들 눈엔 저는 (변호사가 아니라) 그냥 자폐인 우영우인 것 같습니다. 자폐인 우영우는 깍두기입니다. 같은 편 하면 져요. 내가 끼지 않는 게 더 낫습니다."

현시대는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거세게 비난받는 시대가 되어 버린 것 같다.

이와 같은 시대상에 영향을 받고 생겨버린 두려움일까?

필자는 완성되지 않은 인격체, 바로 필자로 인해 누군가가 피해를 볼까 봐 취업도 결혼도 아이도 포기하자 다짐했던 과거 나날들이 있었다.

"나는 변호사님이랑 같은 편 하고 싶어요.
변호사님 같은 변호사가 내 편을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변호사님 저는요, 같이 있기만 해도 행복해요.
제가 행복해지려면 변호사님이 같이 있어야 한다구요."

그때마다 필자에겐 우영우를 계속해서 잡아주는 이준호(강태오 분)처럼 감사한 사회적 지지망이 있었기에 부족한 과정에서도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본 작품은 앞서 언급한 논란 이외에도 많은 논란이 제기되어 왔다.

그렇지만 본 작품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었던 건 '과정을 향한 사회적 지지'가 아니었을까?

작품 속 따뜻한 사람들로부터 시행착오 과정을 존중 받아 비로소 성장할 수 있었던 우영우.

이에 필자는 우리 사회의 과정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이 더 대승적 차원의 사회 발전을 이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받게 된 논란을 '과정 삼아' 시청자에게 더 감수성 있는 작품으로 꼭 다시 찾아와주길 바라게 되는 작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seezn(시즌)과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 OTT 지수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10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8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7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9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7

→ 평점: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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