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OTT 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자체등급분류제’ 개정안 도입 결정을 앞둔 가운데 제도의 도입을 촉구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9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사)한국OTT포럼 주관, 이상헌, 박정, 황보승희 국회의원 주최로 ‘온라인비디오물 자율등급제 정책 방향성 정립 세미나’가 개최됐다.
발제자로 나선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노창희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한 단기간의 급진적 성장을 거듭한 OTT 시장은 코로나19 전염 확산이 늦춰지고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야외 활동 증가로 성장세가 급격히 완만해지고 있는 상황을 짚었다.
특히 시장을 이끌어나가던 선두 기업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이를 만회하기 위한 광고 요금제 도입을 확정하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과의 동등한 경쟁, 국내 OTT 기업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노창희 위원은 “현행 영상물 등급 분류 진행과정의 가장 큰 문제는 등급 분류가 필요한 콘텐츠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리고 지적하며 “영등위에서 감당할 수 없는 양의 콘텐츠가 들어오는데 이를 과연 공적 영역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점인가”라며 의문을 표했다.
노 위원은 OTT 등 동영상 매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인터넷 기반 동영상에도 사전 등급 분류가 동일하게 적용된다면 인터넷이라는 환경에 부합하는 혁신과 투자에 제약이 발생한다는 의견이다.
현행 등급분류 방식이 지속된다면 ▲미디어 환경 대응의 어려움 ▲영등위 업무 과중 ▲사업자 피해 유발 등의 문제점이 발생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온라인 비디오물 자율등급제’ 도입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중이다.
‘자체등급분류’ 제도 도입이 이뤄진다면 OTT 산업 진흥 기여 및 이용자 편의 증대와 함께 영등위 등 공적 영역의 행정 비용 감소 및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규제의 ‘불확실성’이 감소한다는 긍정적인 면이 기대된다.
이는 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콘텐츠 제작이 가능해지며 결국 콘텐츠 산업 진흥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참석한 토론자 모두 ‘자율등급제’ 도입에는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으나 도입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이성민 교수는 제도 도입에 대한 걱정 어린 시선도 존재한다. 자녀들이 유해 콘텐츠를 접하지 않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는 학부모들이 우리 주변에 있는 현실에서, 자율 등급제가 도입된다면 유해 콘텐츠가 안전망을 거쳐 시청자들에게 올바르게 도달할 수 있는가의 걱정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한 지체등급분류사업자 지위 부여에 있어 이를 지정제로 도입할 것인가, 신고제로 도입할 것인가도 여전한 쟁점이다.
문체부 안에서는 문체부 장관에 의해 3년 이내 기간을 정해 지체등급분류사업자를 ‘지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박정, 황보승희 국회의원 대표 발의안에서는 요건을 갖춰 문체부 장관에게 ‘신고’하는 안과 이상헌 국회의원 대표 발의안에서는 문체부 장관이 5년 이내의 기간을 정해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정은 허가의 의미를 갖고 있어 사업자들에게 다가오는 부담이 상당하다는 것이 콘텐츠웨이브 노동환 부장의 의견이다.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지정과 재지정에 있어 문체부 안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업무운영계획의 적정성’과 ‘영상문화 조성에 대한 기여 계획의 적정성’을 고려해 3년 이내의 기간을 정해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러한 지점에서 발생하는 자료 준비 및 행정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 등이 사업자들에게 적잖은 부담을 지울 수 있다는 업계 종사자의 시각을 제시했다.
오는 24일 문체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해 온라인 영상물 자율등급제 도입은 큰 진통 없이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이나 공적 영역과 사업자, 이용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적정선을 찾기까지 적지 않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 영상콘텐츠산업과의 최영진 과장은 "정부 입장에서는 지정제와 신고제를 둘러싼 업계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며 타당한 말씀이라 생각한다. 다만 온라인 서비스의 특성상 유통이 쉽고 빨라 파급효과가 엄청나다. 한번 등급 분류된 콘텐츠는 사후관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자율등급제 도입의 부작용을 걱정했다.
최영진 과장은 "만약 청소년 피해가 발생한다면 정부는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없기 때문에 제도 도입에 앞서 다양한 입장에서 고민을 거듭하는 중이다. 부작용이 없을 거라 장담하기 어렵고 소위 때도 (관련 사안이)논의되지 않을까 싶다. 모두가 만족하는 안을 내놓기란 어렵겠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자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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