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웨이브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

'마지막 잎새'의 따뜻함이 묻어있는,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

박다희OTT평론가 승인 2022.08.14 07:00 의견 0

드라마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의 포스터(사진=공식 홈페이지). ⓒOTT뉴스

[OTT뉴스= 박다희 OTT 평론가] 미국 작가 오 헨리의 단편 소설 '마지막 잎새'에서는 창문 너머로 보이는 담쟁이덩굴의 마지막 잎이 떨어지면 자신도 죽을 것으로 생각하는 환자가 삶의 희망을 놓지 않도록 나뭇잎 하나를 벽에 그려놓았던 화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사람이 사람에게 건넬 수 있는 진심 어린 위로, 그리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길 바라는 따스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이 이야기를 닮은 한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뭉클함을 주고 있다.

◆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을 들어드립니다.

'우리 호스피스 병원'에서 환자들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팀 지니'(사진=공식 홈페이지). ⓒOTT뉴스

지난 10일 첫 방송 된 드라마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에서는 호스피스 병동 환자들의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팀 지니'가 있다.

이들은 환자들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기적을 만들어낸다.

한여름에 눈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몇십 년 전 가족과의 추억이 서려 있는 집과 마당을 똑같이 재연해 내기도 한다.

물론 이를 탐탁지 않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차피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마음은 다 슬프고 아픈 건데, 왜 저렇게 야단법석을 떠는 건지 모르겠다는 따가운 시선도 존재한다.

그러나 '팀 지니'는 굴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삶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떠내보낼 수 있도록 지켜주려는 그 예쁜 마음들이 돌고 돌아 이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 거라는 믿음이 있기에.

그리고 누군가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일은, 떠나는 이를 위한 것뿐만 아니라 남겨진 사람에게도 삶의 가치와 인간의 온기를 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 인간의 온기가 그 누구보다 필요한 사람이 있다.

◆ 사람 냄새 물씬, 사람 온기 가득

윤겨레는 마지막을 앞둔 호스피스 환자를 위해 밤새 스티로폼 감을 나무에 달아둔다(사진=웨이브 캡처). ⓒOTT뉴스

출소하자마자 시한부 선고를 받은 반려견 '아들이'와 쫓기는 신세가 된 윤겨레(지창욱 분)는 과거의 지독한 상처를 끌어안은 채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방황하던 중 '팀 지니'가 있는 호스피스에서 사회봉사를 하게 된다.

사랑받지 못해 외로울수록 마음의 문을 닫아왔던 겨레.

버겁고 절망적인 인생을 살아왔던 그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그리고 다 같이 비벼 먹는 비빔밥 한 그릇에 행복해하는 호스피스 사람들을 보며 살아간다는 것의 가치를 조금씩 배워나간다.

그리고 사는 게 무서웠던 만큼 간절하게 '삶'을 갈망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겨레는 태식을 만나 '우리 호스피스 병원'에서 사회봉사를 하게 된다(사진=KBS). ⓒOTT뉴스

이처럼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은 호스피스 병동을 배경으로, 죽기 전 사람들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일종의 힐링물이다.

병동 환자들, 즉 죽음을 앞둔 다양한 사람들의 '마지막'을 그려낸다는 특성상 밝고 즐거운 분위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마냥 무겁고 슬프기만 한 것도 아니다.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누군가의 마지막을 편안하고 따뜻하게 배웅해주는 서사가 덤덤하면서도 뭉클하게 그려지고 있다.

특히 호스피스의 마스코트와 같은 봉사원장 강태식(성동일 분)을 중심으로 강단 있는 간호사 서연주(최수영 분), 대체 불가의 조리 봉사자 염순자(양희경 분) 등 호스피스 사람들의 건강하고 유쾌한 케미가 극에 활력을 더한다.

그리고 양아치 건달 출신, 주인공 윤겨레 역할을 맡은 지창욱도 그동안 보여 줬던 여심 저격의 멜로 눈빛을 내려놓고 반항기 가득한 껄렁함을 한껏 표출하며 신선하게 비친다.

인생의 목표도, 의지도, 희망도 없던 그가 호스피스 사람들과 '소원 들어주기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제 아픔을 치유하고 극복해나갈 앞으로의 스토리도 기대감을 준다.

이 드라마는 계속 말해주고 있다.

인간에게 가장 큰 상처를 주는 것은 인간이지만, 그들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것 역시 인간임을.

이러한 메시지는 차갑고 버거운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네에게 오늘을, 그리고 내일을 살아가는 힘이 되지 않을까.

내 삶의 끝자락을 궁금해하며 나를, 그리고 내 주변을 둘러보게 하는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은 웨이브에서 시청할 수 있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6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5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5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5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5

→ 평점: 5.2

저작권자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t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