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설득력 부족해 아쉬운 영화 '설득'

넷플릭스 : '설득'

안수민 OTT평론가 승인 2022.07.31 10:00 의견 0
영화 '설득' 포스터(사진=다음영화). ⓒOTT뉴스

[OTT뉴스=안수민 평론가] 넷플릭스 제작의 새로운 영화 ‘설득’이 공개됐다.

영화 ‘설득’은 위대한 소설가 제인 오스틴의 동명 소설 ‘설득’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 중 여러 권이 영화화 혹은 드라마화되며 이미 많은 사람에게 책뿐만 아니라 여러 콘텐츠로 사랑받았고 그래서 이번 영화에 대한 필자의 기대감 또한 컸다.

2022년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영화 설득은 캐리 크랙넬 감독의 데뷔작으로, 귀족 출신인 앤(다코타 존슨)이 출신은 미천하지만 근사한 남자 웬트워드(코스모 자비스)와 사랑에 빠지지만, 주변의 설득에 넘어가 그와의 결혼을 포기한게 되고 그로부터 8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웬트워드를 잊지 못한 앤은 우연히 그와 재회해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필자는 항상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책이 아닌 영화로 먼저 접했고 영화가 남긴 여운과 책에 대한 궁금증으로 영화를 본 이후에는 항상 원작인 책을 찾아보곤 했다.

그리고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중세 시대 끝자락의 여유롭고 따사로운 분위기가 좋아 봤던 제인 오스틴 소설 원작의 영화는 보고 또다시 보곤 했다.

2022년 버전의 영화 ‘설득’을 보고 난 후, 필자의 여운에 대해 말하자면 이후 원작 소설 ‘설득’을 찾아 읽어볼 의향이 다분하지만 2022년의 영화 ‘설득’을 다시 보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과거에 개봉했던 영화 ‘설득’을 찾아보며 필자가 원하던 분위기를 찾아 떠날 것이다.

웬트워드와 재회 후 생각에 빠진 앤(사진=imdb). ⓒOTT뉴스

우선 이번 ‘설득’의 특별했던 점은 1인칭 시점의 소설 속 주인공처럼 영화 속에서도 앤이 카메라를 바라보며 자신의 감정을 말한다는 것이었다.

연극의 연출같기도 한 이러한 시도는 필자는 나쁘지 않았지만, 상당히 호불호가 갈릴 만한 연출이었고 연출과 이야기만으로는 주인공 앤의 감정에 대한 ‘설득력’을 줄 자신이 없어서 한 선택이 아닐까 라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앤이 8년이 지나도 잊지 못해 고통스러워할 만큼의 사랑은 도대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영화는 앤이 직접 관객에게 말하는 방식을 택하는데, 관객의 마음 깊숙이 와닿을 만큼은 표현하지 못했고 시작부터 앤의 감정에 몰입할 수 없으니 웬트워드가 등장한 이후에도 두 사람이 다시 사랑에 빠지는 과정에 몰입할 수 없다.

마치 친구의 입장에서 내 친구의 연애사를 듣는 듯한 정도였는데, 사실 아무리 친한 친구의 연애사라 할지라도 같은 이야기만 반복하다 보면 재미는 없기 마련이다.

또한 아무리 영화는 현재를 반영한다고 해도 몰입을 방해하는 수준의 현대적인 느낌이 강한 분장과 의상은 몰입도를 깰 뿐 아니라 중세와 근대 그 사이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 기대하는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아이들과 놀아주는 앤과 대치 중인 두 남자(사진=imdb). ⓒOTT뉴스

그런데도 영화를 중간에 끊지 않고 끝까지 볼 수 있었던 이유를 꼽는다면 첫째는 음악, 둘째는 주인공 다코타 존슨의 매력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인 오스틴으로부터 온 것이 확실한 몇몇 가슴 깊은 곳을 건드는 대사들이었다.

우선 끝에 나오는 ‘버디(Birdy)’의 ‘Quiedtly Yours’라는 음악은 현대적이지만 Birdy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차분하면서도 웅장함을 담고 있는 음향으로 이야기가 주지 못한 감정을 대신 전달한다.

사실 ‘설득’ 속 남자 캐릭터들은 유독 매력을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각 캐릭터의 매력을 찾아볼 수 없으니 인물 간에 ‘케미’ 또한 느끼기 어려웠다.

그러나 다코타 존슨이 연기한 ‘앤’은 다코타 존슨이 가지고 있는 오묘하면서도 대중성있게 사람을 끄는 그 매력 덕분에 계속 보고 싶은 캐릭터가 됐다. (물론 영화 속 캐릭터인 ‘앤’이 보고 싶은 건지 ‘앤을’ 연기한 배우 다코타 존슨이 보고 싶은 건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다코타 존슨의 공기 반 소리 반 목소리에서 나오는 대사들은 원작 소설을 읽고 싶은 욕구를 주는 동시에 제인 오스틴이라는 작가가 얼마나 대단한 작가인지에 대해 한번 더 느끼게 하며 영화에 심폐소생술을 한다.

전체적으로는 추천하기 어려운 영화지만 모든 영화는 직접 보고 판단해야 하기에, 제인 오스틴의 팬으로서 아쉽지만, 또한 팬이기에 놓치기에는 아쉬운 영화 ‘설득’은 오직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 OTT 지수(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6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5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7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5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6

→ 평점: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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