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황세림 OTT 평론가] 지난 6일과 12일 넷플릭스를 통해 두 편의 다큐멘터리가 공개되었다.
두 편을 감상하며 공통으로 느낀 것은 어떤 비극적인 소설도, 잔혹한 살인마를 그린 영화도 결단코 실화가 주는 공포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두 작품은 두 소녀의 죽음에 대해 말한다.
이들이 누구였고, 무엇이 되고 싶었으며, 어떤 이유로 세상을 떠나야 했는지, 그렇다면 아직 실재하는 우리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기억해야 하는지를 담아낸 작품이다.
먼저, 소개할 작품은 1980년대 사망한 14세 소녀 칼링가의 죽음과 진실을 찾는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 '내 딸의 살인자'이다.
명망 있는 의사인 양부에게 딸이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었다고 믿는 칼링가의 친아버지, 오랜 세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싸운 아버지는 결국 최후의 수단을 쓴다
◆ 내 딸의 살인자
1982년 7월 10일 독일, 의사인 크롬바흐는 자신의 양딸 칼링가가 죽었다며 신고한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은 칼링가의 팔에 꽂힌 캐뉼러(관)를 보곤 이상함을 느낀다.
크롬바흐는 구급대원의 질문에 칼링가가 일사병 증세를 보였고, 칼슘을 주사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고 이야기한다.
같은 날 프랑스에 있던 앙드레는 자신의 딸 칼링가의 죽음을 전해 듣고 독일로 이동한다.
앙드레는 당시 11살이던 칼링가의 동생이자 아들인 니콜라의 이야기를 통해 칼링가의 죽음에 의문을 품게 된다.
사건으로 부터 3달 뒤 10월, 앙드레가 전해 받은 칼링카의 부검보고서에는 칼링가의 사인이 일사병이 아닌 역류라고 적혀있었다.
여기서 의문인 것은 칼링가에게서 성폭행 흔적이 발견되었고, 크롬바흐가 부검에 참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지만, 검찰은 추가적인 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결국, 앙드레는 칼링가의 죽음에 대해 새로운 조사를 요청한다.
매장된 시체를 꺼내 재부검을 하며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는데 칼링가의 생식기를 비롯한 일부 장기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것으로 앙드레는 크롬바흐를 강간이나 강간치사로 기소할 수 없게 된다.
앙드레는 최후의 방법으로 크롬바흐를 납치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다음 작품은 30년간 쫓아온 비극의 시작점을 추적하는 '사진 속의 소녀'이다.
밝고 사랑스러웠던 소녀 '토니아 휴스'와 그녀의 남편이라고 주장하는 아버지였던 남자 '클래런스 휴스' 이들 관계의 진실은 무엇일까
이들의 관계의 끔찍한 진실과 샤론의 첫 번째 이름을 찾는 긴 여정이 시작된다.
◆ 사진 속의 소녀
1990년 4월, 늦은 밤 오클라호마시티에서 '토니아 휴스'라는 금발의 여성이 발견된다.
뒤이어 병원으로 찾아온 클래런스라는 남자는 그녀의 직업은 스트리퍼이며, 자신과 그녀 사이에 어린 아들 마이클이 있다고 주장한다.
한눈에 보기에도 남편이라기엔 너무 늙은 남성, 토니아의 직장 동료들은 그녀의 어머니를 찾아 연락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상대는 자신의 딸은 20년 전 생후 18개월에 죽었다는 이야기로 주변을 당혹스럽게 한다.
그렇다면 '토니아 휴스'가 아닌 그녀는 누구인가?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토니아의 몸은 늘 멍들어있었고, 남편은 매우 늙고 두려운 남자였으며, 마이클 때문에 남편을 떠날 수 없었다고 한다.
뺑소니 사고라는 경찰의 의견에 병원과 동료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얼마 뒤 토니아는 20살의 나이로 사망한다.
남겨진 토니아의 아들 마이클은 동료들의 도움으로 위탁가정에서 보호받게 된다.
프랭클린은 자신이 마이클의 아버지라고 지속적으로 주장했지만, 친자확인 검사 결과 클래런스는 마이클의 아버지가 아니었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1994년 클래런스는 마이클을 납치한 뒤 사라져버린다.
FBI는 클래런스를 지명수배하고 조사를 시작하는데, 클래런스의 이름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
트렌턴 데이비스, 워런 마셜, 클래런스 휴스 등 수많은 이름과 범죄 기록으로 토니아의 죽음에 대한 조사도 다시 시작된다.
토니아 휴스에 대한 이야기가 공개적으로 알려지자 그녀의 이름은 토니아 휴스가 아닌 샤론 마셜이라는 제보 전화가 걸려 온다.
여기에 남편이라는 클래런스 휴스는 샤론 마셜의 아버지인 워런 마셜이라는 상세한 이야기까지 전달된다.
그녀를 사랑한 사람들은 토니아 였고, 샤론이었던 소녀의 첫 번째 이름을 찾는 여정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녀의 진짜 부모와 집, 형제들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은 수감된 클래런스뿐이다.
오늘 소개한 두 작품은 두 소녀의 죽음을 시작으로 소녀의 죽음을 쫓는 아버지와 소녀의 죽음으로 쫓기는 아버지였던 남성, 이렇게 각각의 사건으로 전개된다.
놀라운 것은 이 소녀들의 비극은 가정에서 시작되었고, 외적으로 가족인 사람에 의해 살해당했으며 그녀들의 죽음엔 그녀들의 잘못이 단 한 가지도 없다는 것이다.
견고한 울타리 안에서 약자의 비명은 삼켜지고, 비극은 매우 고요하게 벌어진다.
가해자들은 보호라는 이름의 엄격한 태도와 공포감을 조성했고, 그런 행동들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두 사건에서 소녀들의 주변인들은 그들이 위험에 처해있다는 직접적으로 혹은 은연중에 알았지만 도망가거나 침묵했다.
우리는 서로의 보호자이자 감시자가 되어야 하며, 그 어떤 긴밀한 관계라 해도 타인의 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내 딸의 살인자'와 '사진 속의 소녀'는 실화 사건을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으로 두 소녀의 죽음을 흥미로운 방식으로 추적한다.
우리나라의 '그것이 알고 싶다', '궁금한 이야기 Y' 등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자주 찾아보는 이들이라면 흥미롭게 볼만한 다큐멘터리가 될 것 같다.
더운 여름, 이토록 선명한 공포의 진실이 궁금하다면 두 작품을 추천한다.
저작권자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t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