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강지우 OTT 평론가] 월요일 아침, 알람이 안 울렸다. 눈앞에서 버스를 놓쳤다. 만원 지하철이 두 대나 지나갔다. 하필 안 하던 지각을 하던 날, 직장 상사의 눈에 딱 걸렸다.
젠장, 빌어먹을 세상 따위!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절로 흘러나오는 말이다.
어른이 되어도 세상은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들 투성이인데, 질풍노도 청소년들은 오죽할까.
예기치 않는 일이 벌어지는 세상과 온몸으로 부딪히며 성장하는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 '빌어먹을 세상 따위' 리뷰를 시작한다.
◆ 자아를 찾는 사이코패스 소년 & 세상의 중심에서 반항을 외치는 소녀
어릴 적부터 자신이 사이코패스라고 자각하게 된 소년 제임스(알렉스 로더).
감정 표현이 서툴고 동물을 죽이는 등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모습을 보인다.
그런 제임스의 눈앞에 혜성처럼 나타난 소녀 앨리사(제시카 바든).
앨리사는 들끓어 오르는 감정들로 가득 차 있고, 반항적인 태도로 그것을 표현한다.
제임스는 자신과 너무 달라 신기하기까지 한 앨리사를 죽이려고 마음먹는다.
어쩌다 마주친 둘의 인생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이를 통해 자아를 찾아가며 여러 감정을 느끼게 된다.
둘이서 대체 무슨 일을 겪기에 "빌어먹을 세상 따위"라고 외칠 수밖에 없는 것일까?
◆ 180도 다른 두 소년 소녀가 가출하는 이유
소년과 소녀의 가정환경은 불우하다.
제임스는 어렸을 적 엄마의 자살을 목격하게 된 후 아버지와 둘이서만 살아간다.
앨리사는 새아버지에게 성추행에 시달리지만, 어머니의 방관과 무관심 속에서 살아간다.
사실 제임스는 사이코패스가 아니었으며 어렸을 적의 충격으로 정상적으로 감정을 느끼고, 표출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런 제임스에게 충동적이고, 감정적이고, 변덕이 들끓는 솔직한 소녀 앨리사는 낯설지만 강렬하게 다가온다.
앨리사 또한 늘 무덤덤하고, 조용하고, 말수도 없는 제임스가 낯설기는 마찬가지이다.
짜증 나고 답답한 자신의 삶에서 뛰쳐나오기 위해 충동적으로 제임스를 끌어들였는데 순순히 자신을 따라나온 소년이 밉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초반에 제임스는 앨리사에게 다른 목적이 있었다)
이렇게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 가출하며 '빌어먹게 짜증 나는' 상황들과 또다시 맞닥뜨리게 된다.
◆ 그저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사춘기 청소년일 뿐
사실 주인공인 제임스와 앨리사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은 아니다.
제임스는 어딘가 의뭉스러운 사춘기 남자애이고, 앨리사는 싹수없고 불만 많은 사춘기 여자애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구축해나가는 이야기와 캐릭터는 마치 꼬마 '보니&클라이드'처럼 매력적이다.
그들이 살인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이유, 세상으로부터 도망칠 수밖에 없는 이유, 서로에게 이끌리는 이유가 납득이 가게끔 서사를 풀어나가서 마지막에는 경찰에 잡히지 않기를 바라게 만든다.
걸쭉한 입담으로 사사건건 상대방의 기분을 망치는 앨리사도 사실은 사랑과 관심을 원하는 어린 소녀일 뿐이고, 음침하고 조용한 제임스도 사실은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온몸을 내던지는 열정 소년이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질풍노도의 사춘기에 난이도 높은 고난을 겪으며 성장해 나가는 두 소년 소녀를 응원해 주고 싶다.
오늘 하루가 잘 안 풀려서 "빌어먹을 세상 따위!"라는 말을 내뱉고 싶은 분들께 이 매력적인 영국 드라마를 추천하며, 이상 '빌어먹을 세상 따위' 리뷰를 마친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7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6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8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8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5
→ 평점: 6.8
*평점 코멘트: 매력적인 OST와 캐릭터들 때문에 계속 보게 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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