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 박다희 OTT 평론가] 지난 15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블랙의 신부'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블랙의 신부'는 상류층을 대상으로 한 결혼 정보 회사라는 이색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그들만의 결혼 비즈니스 및 신분 상승에 대한 개인의 욕망을 다루며 기대감을 주었다.
순수한 사랑과 현실적인 조건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이 아닌, 애초부터 뚜렷한 욕망과 목적을 지닌 채 고도의 전략과 심리전으로 무장한 이들의 결혼 쟁탈전이 새롭게 다가온다.
◆ 대한민국 혼맥의 중심, 결혼정보회사 '렉스'
결혼정보회사 '렉스'의 가입비는 무려 천만 원부터 2억에까지 달하며, 자산, 학벌, 직업에 따라 블랙, 시크릿, 다이아몬드 등 철저한 계급제로 운영된다.
성품이나 가치관보다 어떤 능력과 배경을 가졌는지에 따라 서열화되는 계급 전쟁터.
그 중심에 있는 '렉스' 대표 최유선(차지연 분)은 재벌가 자제 및 정재계 인사들의 혼사를 담당하는 것으로 대한민국에서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사람들의 욕망을 읽고 교묘히 판을 짜는 능력을 가진 그녀는 '결혼'이라 쓰고, '비즈니스'라 읽는 그들의 현실을 적절히 이용해 '렉스'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
이러한 '렉스'의 회원이 되어 제대로 된 신분 상승을 노리던 이가 있었으니, 바로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그 어떠한 짓도 저지를 수 있는 진유희(정유진 분)라는 인물이다.
그녀는 과거 한 가정의 남편에게 배임 횡령 누명을 씌우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치부를 들키지 않기 위해 성범죄자로 만들어 버리는 등의 악행을 밑바닥 삼아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다.
이에 그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욕망하는 그녀는 최상위 블랙 계급인 이형주(이현욱 분)를 타깃으로 그에게 접근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한다.
◆ 날선 욕망들 사이 순진한 캔디?!
이처럼 '결혼'을 수단 삼아 각자의 이익을 달성하려는 인물들 사이에서 주인공 서혜승(김희선 분)은 완전히 결이 다른 인물이다.
친정엄마가 막무가내로 가입시킨 '렉스'에서 자신의 가정을 파탄 낸 당사자 진유희가 보란 듯이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것을 보게 된 혜승은 그녀를 파멸시키기 위해 상류층의 결혼 전쟁터에 입성한다.
그러나 진유희의 모든 것을 무너뜨리겠다는 포부와 달리 그녀의 복수 방식이 다소 순하고 착해 극에 맞지 않는 이질감을 주며 답답함을 야기한다.
유희의 타깃인 형주를 꼬시거나 빼앗으려는 등 꾀를 써서 적극적으로 복수를 이뤄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유희의 과거 만행들을 폭로하려다 실패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어느 남자에게도 관심 없이 순수하고 착한 캐릭터의 행보를 고집하는 탓에 욕망 가득한 이 작품의 분위기와도 맞지 않아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주인공보다 오히려 주도적으로 판을 짜고, 원하는 것을 위해 힘을 가지라는 최유선 대표의 당당함이 더 돋보인다.
비록 주인공의 캐릭터와 복수 서사는 다소 아쉬움을 주지만 상류층의 결혼 비즈니스를 화려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볼거리가 존재한다.
또한 뒷얘기의 흥미를 지속적으로 끌어내 정주행하게 만드는 8부작 <블랙의 신부>는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 OTT 지수(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6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4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5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5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4
→ 평점: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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