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기묘하게 더 기묘하게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4’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4'

진보화 OTT평론가 승인 2022.07.12 09:21 의견 0
'기묘한 이야기' 공식 포스터(사진=넷플릭스). ⓒOTT뉴스

[OTT뉴스=진보화 평론가]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 시즌4가 2부가 1부에 이어 드디어 공개되었다.

단 2개로 구성된 에피소드지만 있지만 마지막 9장은 웬만한 장편 영화와 비슷한 러닝타임을 자랑한다.

판타지, SF, 고어등 뚜렷하게 장르는 알 수 없지만 잘 짜인 공간 설정과 입체적인 캐릭터들은 일관성을 유지하며 이야기를 확장한다.

◆3개의 장소 3개의 이야기, 기묘하게 더 기묘하게

캘리포니아의 아이들(사진=넷플릭스). ⓒOTT뉴스

대부분 호킨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던 이전 시즌과는 달리 이번 시즌은 3개의 공간에서 서로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호킨스의 살인사건과 관련된 이야기, 캘리포니아의 일레븐(밀리 바비 브라운 분)의 이야기 그리고 소련의 교도소에서 탈출하는 호퍼(데이빗 하버)의 이야기로 나뉜다.

캐릭터들은 각각의 공간에서의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지고 빌런을 상대하며 나아간다.

호킨스에서 친구들은 던전 앤 드래곤 모임 ‘헬 파이어 클럽’의 리더를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오해한 경찰과 농구부원들의 눈을 피해 베크나의 비밀을 파헤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호킨스에서의 일이 일레븐과 연관 있을 것이라고 단정 짓는 경찰을 따돌리고 사라진 일레븐의 능력을 되살리기 위해 애를 쓴다.

그리고 소련에서 호퍼는 지옥 같은 러시아 감옥에서 탈출을 감행한다.

이전 시즌에서 입체적으로 구축되었던 캐릭터들의 특징과 그들 안에 이미 형성되어 있는 끈끈한 관계성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서사였다.

뒤집어진 세계의 모든 줄기가 집단 지성을 가지고 행동한다는 특징을 아주 잘 활용해 서로 떨어져 있지만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세 가지 이야기는 모두 살인사건과 탈옥, 베크나등 자극적이고 기묘한 사건들이 연속된다.

팔다리가 뒤틀리고, 눈이 터지는 등 베크나의 살해 방법이 고어해 이런 장면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초반 3회차까지는 이와 같은 장면을 싫어하는 이들에게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기묘한 이야기’ 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각각의 다른 공간에서 진행되는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이는 탁월한 연출이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모든 여정이 끝이 난 마지막 회에서는 캐릭터들과 함께 전투하는 느낌이 들며 감동이 몰려왔다.

넷플릭스에서 제작하는 많은 드라마 중 너무 과한 설정을 바탕으로 시즌을 거듭할수록 실망감을 안겨주는 시리즈들이 많았는데 ‘기묘한 이야기’는 더한 설정을 가지고 와도 어떻게든 개연성을 만들고, 납득이 되는 결론에 도달할 것 같은 묘한 믿음이 생겼다.

◆드디어 공개된 일레븐의 과거

일레븐의 기억 속 어린시절(사진=넷플릭스). ⓒOTT뉴스

그녀를 인간으로 보지 않고 ‘무기’, ‘실험체’로 바라보며 필요할 때는 도움을 청하고, 필요 없을 때는 파괴하려고 드는 경찰들과 일레븐을 통제 아래에 두며 길들이려고 했던 파파 그리고 자신을 괴롭히던 과거의 기억까지.

일레븐 캐릭터가 더욱 매력적이었던 건 슈퍼히어로들처럼 능력치가 높았던 것도 있지만 외면적으로 그리고 그녀 내면적으로도 괴롭히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역설적으로 주인공을 힘들게 하면 할수록 그리고 그것을 극복할수록 주인공은 주인공다워지니깐 말이다.

캘리포니아에서 맞서 싸우던 빌런은 표면적으로는 자신을 의심하는 경찰이었지만 사실 진짜는 본인의 과거 그리고 파파였다.

충격에 의해 본능적으로 과거의 기억을 삭제한 일레븐은 어렴풋이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 속 피범벅이 된 자기 모습을 보며 자신이 진짜 ‘괴물’이 아닐까 두려워했다.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은 먼저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녀는 용기를 내 과거를 직시하고 자신의 알을 깨고 나온다.

그녀의 과거가 밝혀짐과 동시에 지금까지 풀리지 않았던 과거의 조각들이 맞춰지며 최종 빌런 베크나의 존재 또한 표면으로 드러난다.

한꺼번에 모든 것이 풀리는 반전과 그로 인한 통쾌함,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다.

◆ 사랑과 성장

베크나에게 맞서는 호킨스의 아이들(사진=넷플릭스). ⓒOTT뉴스

결국 이 장대한 서사시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성장’과 ‘사랑’이었다.

시리즈 초반과 다르게 사건을 겪으며 아이들은 극명하게 변화한다.

친구들의 소중함을 깨닫고, 서로에게 더욱 솔직해진다.

그리고 더 나아가 서로 힘을 모아 도망치지 않고 적에게 맞선다.

일레븐 다음으로 서사 전체를 이끌어 가던 마이크(핀 울프하드 분)가 생각보다 이번 시즌에서 도드라지지 않아 비중이 너무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위기에 빠진 일레븐을 각성시키는 건 마이크였다.

일레븐을 향한 진심 어린 사랑 고백은 결정적인 순간 모든 것을 반전시킨다.

위험한지 아닌지 재지 않고, 두려움에 굴복하지 않고 주인공들은 사랑하는 이를 위해 적을 향해 뛰어든다.

그리고 이들의 이런 행동은 상대를 구하고 또 호킨스를 구한다.

호킨스의 아이들(사진=넷플릭스). ⓒOTT뉴스

시즌 4를 다 본 지금 이번 시즌에 등장한 새로운 캐릭터가 앞으로 어떻게 활약할지, 아직 풀리지 않은 러브라인은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궁금하다.

그리고 호킨스에 오며 베크나를 다시 느끼기 시작한 윌, 시즌들을 거치며 폭풍 성장한 윌의 활약 또한 기대된다.

베크나와의 마지막 결투 아니, 혈투에서 또 다른 볼거리는 무엇일지 일레븐이 지금의 초능력을 뛰어넘는 또 다른 능력치를 가지게 될지, 또 다른 세계를 붕괴할지 아니면 그 문을 완전히 봉합할지 어떻게 전개될지 다음 시즌이 기다려진다.

분명 누군가의 희생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슬픈 예감이 들지만 마을의 괴짜들로 통했던 아이들이 부디 악으로부터 세상을 구하고 평범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다음 시즌을 기다려본다.

◆ OTT 지수(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7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8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6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8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7

→ 평점: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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