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 박다희 OTT 평론가] 쌍둥이 동생의 실종.
자신이 동생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잃어버렸다며 18년을 자책해 온 쌍둥이 오빠는 자신을 향한 엄마의 원망도, 동생에 대한 죄책감도 이제는 무덤덤하게 받아들인다.
18년이나 지났으니 익숙해졌고, 적응이 되어 괜찮다.
그렇게 믿어왔다. 괜찮은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자신을 보며 진심으로 슬퍼하고, 대신 울어주는 여자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며 문득 깨닫는다.
'아, 나는 괜찮지 않았구나.'
◆ 눈물 흘린 건 맞는데 운 건 아니다?!
드라마 '링크: 먹고 사랑하라, 죽이게'는 '감정 공유'라는 특이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다. 이것은 말 그대로 특정인의 감정을 동시에, 똑같이 느낄 수 있는 능력이다.
이 능력을 가진 주인공 은계훈(여진구 분)은 18년 만에 다시 발현된 이 능력 때문에 괴롭다. 누군가와 감정이 '링크'되면 그 사람이 느끼는 슬픔과 분노, 공포 등을 함께 실시간으로 함께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오해도 받는다.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울고 싶지 않은데 울게 되고, 웃고 싶지 않은데 웃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랬던 계훈은 자신과 '링크'된 그 누군가가, 그럴 리 없지만 혹시나 실종된 여동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예전 살던 동네, 지화동으로 이사를 간다.
어딜 가나 동생이 떠오르는 슬픔 가득한 동네 지화동.
금의환향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던 계훈, 그러나 왠지 모를 동네 사람들의 견제와 자신을 불편해하는 모습들이 의심스럽기만 하다.
◆‘범인은 이 안에 있어’ 모두가 다 수상한 동네
두 주인공 계훈과 다현(문가영 분)이 맛있는 밥상 앞에서 서로를 마주 보고 미소 짓는 이 포스터만 본다면 분명 이 드라마는 로맨스물일 것이다.
그러나 포스터 양 사이드를 차지한 조연들의 의심스러운 면모를 조명한 것처럼 이 드라마는 굉장히 미스터리하고 스릴러적인 분위기가 가득하다.
계훈이 다시 찾은 동네에는 18년 전 마을을 떠들썩하게 했던 쌍둥이 동생의 실종 사건과 관련하여 마을 사람들 모두가 조금씩 각자의 비밀을 가지고 있다.
다현의 엄마와 할머니 역시 의심을 피하긴 어렵다.
다현이 실수로 죽이게 된 스토커의 시체를 처리하는 두 모녀의 모습이 이상하게 자연스럽고 능숙하기 때문이다.
서로 구박하고 투닥거리기 바쁜 평범한 엄마와 할머니. 그러나 순식간에 연장을 들며 돌변하는 모습에서 어딘가 모를 섬뜩함이 떠나지 않는다.
마을 사람들 역시 막 이사 온 잘생긴 셰프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였던 것과 달리, 계훈이 18년 전 동생을 잃어버렸던 그 아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는다.
이뿐만 아니라 신분을 바꿨지만 이 동네에 살았던 신입 순경 지원탁(송덕호 분)과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오는 다현의 스토커 이진근(신재휘 분)까지 어린 시절 계훈의 동생 실종과 연관성을 가진 인물들이 수면 위에 드러나게 되면서 모두가 의심스럽기만 하다.
과연 마을 사람들이 감추고 있는 18년 전 실종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그리고 스토커의 귀환은 이 마을에 어떤 파란을 일게 될까?
이처럼 이 작품은 서로 다른 두 남녀의 '감정 공유'를 통해 치유와 위로를 보여주며, 이는 곧 로맨스로 발전된다.
그러나 극 전반에 걸쳐 아동 실종의 미스터리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스토커의 귀환 등 스릴러적인 요소를 통해 긴장감을 놓지 않는다.
한없이 의심스럽지만 막상 필요한 순간엔 내 편이 되어 주는 다현 가족의 모습에서는 긴장감 속 피어나는 휴먼과 가족애도 느끼게 된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감정 공유'라는 소재가 과거의 진실을 찾아가는 중심 스토리에 보다 유기적으로 활용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현이 공포를 느끼는 순간을 알아차리고 그녀를 구하거나 안심시키면서 다현과 계훈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든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을 판타지적으로 구현해 새로움미을 주고 있으며 최근 회차에서 지화동의 아이들이 한데 모이게 됨으로써 과거 진실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지화동 미스터리와 더불어 로맨스와 휴먼을 한 스푼씩 더해 먹고, 사랑하고, 죽이려는 이야기를 담은 '링크: 먹고 사랑하라, 죽이게'는 티빙과 디즈니 플러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 OTT 지수(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5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5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5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5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5
→ 평점: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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