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주: 한국 독립영화와 저예산영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독립영화 제작 교육기관을 이수한 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영화의 내일을 밝힐 영화들을 소개합니다.
◆ 한국 영화 교육의 산실 KAFA와 손잡은 웨이브
'한국영화아카데미',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 교육기관이다.
수많은 영화 제작 교육기관들이 존재하지만, 결국 한국영화아카데미로 진학하기 위한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함이라는 다소 씁쓸한 우스갯소리도 존재할 정도이다.
1984년 설립 이래로 '봉준호'를 위시로 하여, 최동훈, 허진호, 김태용, 장준환 등 수많은 명감독들을 배출하였다.
지금도 졸업생들 사이에서 전설로 회자되는 조성희 감독의 '남매의 집', 엄태화 감독의 '숲' 등 수많은 천재들의 졸업 작품을 제작·배출한 곳이기도 하다.한국을 대
표하는 토종 OTT 웨이브는 이런 한국영화아카데미 37기, 2021년도 졸업생들의 졸업작품 17편을 6월 10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선보인다.
17편의 작품들이 모두 각자의 색채와 개성이 뚜렷한 뛰어난 작품들이지만, 그중 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주목할 만한 작품 6편을 소개한다.
◆ 느와르부터 SF 판타지까지, 다양한 장르의 여섯 작품들
작품 1. 뛰어난 색채와 스타일을 선보이다, '이발소'
마약 거래를 하는 범죄 조직에 잠입한 언더커버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를 연출한 이규빈 감독은 처음인 상황 속에서의 긴장과 혼돈이 공존했다고 제작일지를 통해 소회를 밝혔다.
이런 소회가 무색하게 영화는 뛰어난 조명과 촬영을 통한 근사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물론 영화의 시놉시스를 따라가자면 '무간도'의 '그것'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작품 2. 폭력의 역사는 반복된다, '개미무덤'
순수한 어린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폭력의 문제를 농도있게 다룬다. 이솔희 감독이 연출한 범죄 드라마 장르의 영화이다.
9살 초등학생이 폭력의 무게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것이 어떻게 다시 전이되는지 20여 분 남짓의 짧은 단편임에도 밀도있게 표현해내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될 정도로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작품 3. 좀비 디스토피아 속 생존을 위한 사투, '공원로 316'
좀비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배경으로 생존에 대한 희망을 품은 사람들을 다룬다.
정민수 감독이 연출한 2편의 졸업 작품 중 한편이다.
공원로 316이라는 도로를 배경으로 반복되는 감염자와 그 감염자들을 처리해야 하는 생존자의 관계에 집중한다.
클리셰를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어려운 도전을 잘 마무리하였다.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되었다.
작품 4. 재기발랄한 인형 이야기, '인형의사'
17편 중 유일한 SF 판타지 장르의 작품이다.
인형들과 소통하며 인형들을 치료해주는 '인형의사'와 농아인 소녀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정효정 감독이 연출했으며 따뜻한 색감과 잔잔한 감동이 어우러진다.
주연을 맡은 한재이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작품 5. 갖지 못한 재능에 대한 동경과 순수, '피아니스트'
자신의 재능을 인정받고 싶은 피아노학원 선생의 이야기를 다룬다. 조은선 감독이 연출한 음악 드라마 장르의 영화다.
콩쿨을 준비하는 피아노학원 선생이 자신과 같은 제자를 바라보는 심정과 주변인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자신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등 다양하게 얽힌 심리에 관해 이야기한다.
음악 드라마 장르답게 섬세한 심리 묘사와 디테일한 대사들이 돋보인다.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작품 6. 진정한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 '파란거인'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최초에 자신이 머무르던 집과 어울리지 않는 크기의 거대한 몸을 가졌던 파란거인의 짧은 여정을 다룬다.
노경무 감독이 연출한 애니메이션 장르의 영화이다.
고통스러운 경험을 통해서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다는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조금 느리거나 조금 빠를 뿐
"KAFA의 정규과정은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훈련 및 경험을 갖췄거나, 그를 넘어서는 잠재력을 입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한국영화아카데미 홈페이지에 적혀있는 정규과정에 대한 소개글이다.
그 말대로 어떤 이는 다수의 경험을 토대로, 어떤이는 적은 경험을 지녔지만 이를 보충하는 열정과 재능을 토대로 정규과정에 지원한다.
그들은 1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치열한 고민과 토론, 협업을 통해 한 명의 영화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지난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렇게 탄생한 17편의 작품들은 모두 보석같이 빛나는 반짝이는 결과물이다.
단편영화란 말 그대로 짧음에 대한 미학이다.
설명이 없어 불친절할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열정의 정수를 조금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KAFA 온라인 졸업영화제'는 웨이브를 통해서만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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