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국내에선 투자금 회수 불가…해외 진출 필수"

25일 '제3차 디지털미디어 콘텐츠 진흥포럼' 개최
웨이브, CJ ENM, 과기정통부 장관, 업계 전문가 등 참여

황지예 승인 2022.05.26 10:58 의견 0
이종호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OTT뉴스


국내 OTT 사업자들이 한목소리로 '글로벌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제작비가 급격하게 늘어나 더 이상 로컬 시장에서는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OTT 사업자들은 이를 위해 새 정부에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 등 OTT 진흥 정책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제3차 디지털미디어 콘텐츠 진흥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콘텐츠웨이브 이태현 대표, CJ ENM 서장원 부사장,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조한규 부사장 등 방송 미디어 산업계 대표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과 학계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국내 OTT 사업자들은 K콘텐츠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과거에는 광고를 통해 콘텐츠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었지만 최근 제작비가 늘어나면서 전세계적으로 유통되지 않으면 제작비를 회수할 수 없는 구조가 돼버렸다는 이유에서다.

콘텐츠웨이브 이태현 대표는 "과거에는 드라마 한편당 제작비가 3억 정도인 데 반해 광고비는 5억~6억 원 정도여서 투자금을 회수하고 재투자하는 선순환이 가능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편당 제작비가 15억~20억 원까지 올라가 글로벌에서 유통되지 않으면 시장이 성립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코드커팅(유선 해지)라는 말이 쓰일 정도로 OTT가 유선TV 대체재 역할을 하게 됐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IPTV, 케이블 등과 함께 보완재로 작용하며 콘텐츠 제작비를 회수할 수 없어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국내 사업자들이 로컬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할 수 없기 때문에 글로벌로 나가야 하고 거기에 맞도록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OTT 사업자들과 경쟁하기 위해 정부의 규제 완화와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CJ ENM 서장원 부사장은 "해외 OTT 사업자들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많은 지원을 받았다"며 "디즈니나 넷플릭스도 25~40%의 세액공제 등 많은 지원을 받았는데 한국은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사전 조율·검열로 인해 적시에 서비스 공급이 안 되면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올 수 없다"며 "세액공제 등 간접 지원을 통해 민간투자 활성화를 이끌어내고 글로벌 사업자들이 자국에서 받는 수준으로 규제를 맞추면 글로벌 콘텐츠 강국 실현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조한규 부사장 역시 "자본 축적이나 규모에서 (글로벌 OTT와)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국내 사업자들이 경쟁하기 위해서는 여러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혁신적인 시도를 할 수 있도록 기존의 규제 프레임이나 법 체제를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OTT 사업자들은 넷플릭스 구독자 수가 11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OTT 위기론'이 불거진 상황에서도 여전히 국내 OTT에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서장원 부사장은 "미국 OTT 시장은 성장한 지 10년 이상 됐지만 한국은 시작한 지 이제 5~6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며 "미국 OTT 이용자 1명이 평균 4개 이상의 OTT를 구독하는 데 반해 국내는 2.7개 정도인 만큼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고, 국내 콘텐츠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한편 토론회에 앞서 이종호 장관은 국내 OTT 업계 및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사전 간담회를 개최해 업계의 애로사항과 전문가의 조언을 청취하는 소통의 시간을 나눴다.

이종호 장관은 이날 "OTT, 방송미디어 등 디지털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선순환 발전 및 혁신성장을 위해 규제완화, 세제지원 등 제도개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우리의 강점인 정보통신기술 경쟁력을 활용한 OTT 등 디지털미디어·콘텐츠 연관 신산업 육성 등 진흥정책을 적극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OTT 플랫폼이 전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 콘텐츠와 함께 더 넓은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OTT 국제행사 개최, 해외거점 연계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국내 OTT 업계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혁신성장과 해외진출 지원과제를 발굴하고 이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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