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윤하성 OTT 평론가] 약 1,000억 원의 제작비로 그려낸 한국인의 한(恨), 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가 세계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시즌 1을 마무리했다.
한류스타로 인지도가 높은 배우 이민호와 영화 '미나리'로 미국 최고의 영화 시상식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윤여정, 그리고 신예 배우 김민하의 활약은 보는 이의 눈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시즌 1의 종영과 동시에 시즌 2 제작 확정을 공식 발표한 '파친코'.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과 눈물을 전 세계인과 공유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을까.
◆ 역사는 현재와 시공간을 공유한다
'파친코' 속 시공간적 배경은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국과 일본, 한국 등을 끊임없이 교차한다.
애플TV는 다양한 시간과 공간에 걸친 이민자 4세대의 이야기를 단순히 순차적인 화면 구성으로 밋밋하게 그리는 것을 택하지 않았다.
교차편집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연출은 시청자가 4세대의 장대한 역사에 지루할 틈 없이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마치 '역사는 과거의 기록을 넘어 현재와 끊임없는 이야기'임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비극의 역사를 건넜던 한국인에게 한(恨)은 맺혀있는 정적인 것이 아닌, 낯선 땅에서 뿌리내릴 수 있는 동력이다.
그것은 고향의 냄새를 잃고 오열하던 선자(김민하 분)로부터 결국 땅을 지키는 한금자(박혜진 분)로 이어진다.
선자는 타지에서 생계를 잇기 위해 악착같이 김치를 담갔고, 한금자는 솔로몬(진하 분)에게 아래와 같이 말한다.
"어디 들어보자. 니 할머니가 저 히죽대는 면상들 쳐다보며 여기 앉아 계시는데, 그 몸 속에 한맺힌 피가 그 핏방울 하나하나가 이걸 못 하게 막는다 하면 뭐라 말씀드릴거야? 그래도 싸인 하라고 하겠니?"
위와 더불어 '파친코'를 감상하던 시청자들도 덩달아 마음이 찌릿한 순간들이 있다.
조선에서 일본 가는 뱃길에 울려 퍼지던 우리 노래 한 자락, 지하에 있던 선자를 포함한 일꾼들, 그녀의 노래와 화답하던 한국인들의 발자국 소리와 결국 스스로 져버린 가수의 붉은 피와 같은 장면들이 유독 그렇다.
드라마 '파친코'는 교과서에 쓰인 우리나라의 역사를 체험하게 하는 동시에 공감과 유대감을 주는 시리즈다.
◆ 아픔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유대
'파친코'는 한국의 비극적 역사를 재현하는 데에만 골몰하지 않는다.
그 순간에서도 아름다웠던 사랑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선자를 중심으로 전혀 다른 사랑을 알려준 한수(이민호 분)와 이삭(노상현 분)외에도, 드라마는 가족 간의 사랑과 질곡의 역사를 함께 건넌 같은 민족으로서의 유대감을 잘 땋은 실타래처럼 촘촘하게 엮어 표현했다.
어린 선자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 아버지와 타지로 떠나는 선자에게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지어준 쌀밥.
"선자 어매도 무믄서, 설움... 쪼매 삼키라이"라며 쌀 가게 사장님이 얹어준 쌀 세 홉.
서러움과 온갖 감정을 담은 마지막 쌀밥은 역사의 어둠이 걷힌 뒤에도 냄새로 남아 금자와 선자를 이어주는 매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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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땅에서의 정착은 그들에게 강인함과 근성을 주었고, 이것들은 지금까지 살아 숨 쉬고 있다.
그것이 대단한 업적을 이룬 영웅적인 가계가 아닌 다소 평범해 보일 수 있는 4세대의 이야기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이지 않을까.
시즌 2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지점이다.
◆ OTT 지수(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8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6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7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8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6
→ 평점: 7
*평점 코멘트: 한정된 촬영장소에서 그 시대의 모습을 최대한으로 재현한 모습이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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