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유명 마술사의 비밀, 알고 보니 귀신? '지금부터 쇼타임!'

웨이브: '지금부터, 쇼타임!'

이수미 승인 2022.05.04 11:48 | 최종 수정 2022.05.04 12:28 의견 0
'지금부터, 쇼타임!' 티저 포스터(사진=MBC 공식 홈페이지). ⓒOTT뉴스

[OTT뉴스=이수미 OTT 평론가] 마술을 보는 사람들의 태도는 크게 두 가지다.

자신의 앞에 펼쳐지는 놀라운 광경에 마냥 신기해하는 사람과 처음부터 의심의 눈초리로 마술 트릭을 찾아내기 위해 애쓰는 사람.

사실 어떤 마술이든 진짜 마법을 부릴 수 있는 게 아닌 이상 눈속임에 불과한 것은 맞다.

하지만 어떤 마술사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마술을 보여주며 저 정도면 마법사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여기, 독보적인 마술 실력으로 현실 호그와트 졸업생 아닌가 하는 논란을 일으키는 한 남자가 있다.

바로 마술사 차차웅(박해진 분).

그는 본인의 마술 트릭을 맞히면 비싼 공연 티켓값을 10배로 보상한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의 마술에 자신감이 넘친다.

어떤가?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당신도 그의 마술 트릭을 한번 맞혀보겠는가?

◆ 상황 1, 차차웅은 현재 팔목이 밧줄로 묶인 채 물속에 갇혀있다.

탈출 마술을 선보이는 차차웅(사진=엠비씨 드라마 유튜브 캡처). ⓒOTT뉴스

그가 갇힌 박스에는 당연하게도 자물쇠가 걸려있다.

긴박하게 흐르는 시간, 관객들은 술렁이고 그는 생각에 잠긴 듯 잠시 눈을 감는다.

그리고 이내 눈을 부릅뜨며 관객 사이에 있는 한 여자를 가리킨다.

그러자 그녀의 머리에 꽂혀있던 비녀가 자물쇠로 날아들고, 혼자 허공에서 움직이더니 자물쇠가 풀린다.

그리고는 물속에서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차차웅!

이제 맞춰보자. 이 마술의 트릭은 무엇일까?

참고로 관객의 비녀와 차차웅의 몸에 와이어 같은 선은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다.

◆ 상황 2, 차차웅이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했다.

오토바이 마술을 선보이는 차차웅의 모습(사진=엠비씨 드라마 유튜브 캡처). ⓒOTT뉴스

관객 중에서 지원자를 받아 화살로 본인을 맞히게 하고, 차차웅은 이 화살을 피하는 마술이다.

참고로 이 화살은 사냥에 써도 될 정도로 화살촉이 날카롭다.

그걸로도 모자랐는지 그 날카로운 화살촉 끝에 불까지 붙인다.

아슬아슬하게 화살을 피해 가며 묘기를 부리는 차차웅.

정말 한 끗 차이로 화살이 빗겨나간다.

여기서 잠시 플래시백을 해보자면, 이 무대에 오르기 직전 화살 장치에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자원한 관객이 버튼을 눌러도 화살이 발사되지 않는다.

이거 진짜 위험한 거 아니야 싶은 순간, 관객들을 바라보고 있던 차차웅의 복부로 정확하게 화살이 날아들고, 그는 고통에 쓰러진다.

누가 봐도 명백한 공연 사고!

스텝들과 자원한 관객이 깜짝 놀라 서둘러 그의 헬멧을 벗기는데, 차차웅의 얼굴이 없다.

분명 방금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그대로 화살에 맞았는데, 헬멧을 벗기고 나니 그의 육체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옷만 덩그러니 그 자리에 남아있다.

그리고는 사람들 사이에서 등장하는 차차웅.

다시 한번 묻겠다.

이 마술의 트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힌트를 하나 주자면, 1번 상황과 2번 상황의 마술 트릭은 동일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지금부터 OTT뉴스에서 이 마술의 트릭, 아니 마술사 차차웅의 비밀을 전격 공개한다.

◆ 귀신과 소통하는 마술사, 차차웅

사실 그는 평범한 사람이 아닌 진짜 '능력자'다.

귀신을 보고 대화하며, 심지어 귀신이 물건을 잡을 수도 놓을 수도 있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박수무당인 그의 할아버지 차사금(김원해 분)은 신기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이 강한 사람으로, 사람들을 돕기 위해 고생하며 살았다.

하지만 정작 할아버지가 힘들 때 사람들은 그들을 외면하고 되려 사기꾼이라며 비난했다.

그때 그는 결심했다. 절대로 할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고, 절대로 사람을 돕지 않겠다고.

그런 그가 선택한 것은 마술사였다. 그것도 자기 능력을 백분 활용해서 말이다.

위에서 소개한 마술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관객의 비녀가 저절로 풀려서 자물쇠에 꽂힌 건 귀신이 직접 비녀를 들고 뛰어서 자물쇠를 딴 것이다.

차차웅이 물속에서 튀어 올라 허공에 떠 있었던 것 역시 힘센 귀신이 밑에서 그를 받쳐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화살에 맞은 차차웅이 갑작스럽게 옷만 남긴 채 사라질 수 있었던 것 역시, 귀신이 그의 옷을 대신 입고 오토바이를 탔기 때문이었다.

설명을 듣고 나니 어떠한가?

다소 황당하지만 명쾌하고 단번에 마술 트릭이 이해되지 않는가?

그는 귀신을 직원으로 두고 있는 엄연한 사장이다.

◆ 죽어서도 직장 생활하는 한국 귀신

나오기만 해도 웃긴 직원 귀신 3인방의 모습(사진=엠비씨 공식 홈페이지). ⓒOTT뉴스

사장 차차웅의 밑에는 각자의 직급도 있는, 3명의 귀신 직원이 있다.

남상군(정석용 분) 부장, 마동철(고규필 분) 과장, 강아름(박서연 분) 사원이 까탈스러운 사장 밑에서 아무도 모르게 일하고 있다.

하루 8시간 근무, 주 5일 출퇴근제, 유족 생활비에 성불 지원비까지.

귀신으로서의 적성과 특기도 제대로 살려주는 그야말로 최적의 일자리다.

하지만 직장인은 죽어서나 살아서나 고달픈 운명인가 보다.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리는 더러운 세상"이라며 사장 뒷담화를 하다가도, 직장에서 잘리지 않으려고 시키는 일을 하고 사장 비위도 눈치껏 맞춰야 한다.

귀신을 소재로 한 다른 어떤 드라마보다 현실적이고 고달픈 생활 밀착형 귀신들은 이 드라마의 강력한 웃음 포인트다.

2화부터 장군신인 최검(정준호 분)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드라마에 코믹 요소가 더욱 강해졌다.

다소 오버하는 인물들과 만화적인 연출, 특히 최검이 등장하는 장면들은 가끔 어이가 없어 실소가 터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유치함 역시 이 드라마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주인공인 차차웅과 고슬해(진기주 분) 캐릭터의 성격 또한 다소 클리셰적이지만, 나름의 케미를 보장하는 조합이기도 하다.

귀신들의 감초 연기와 케미는 두말할 것 없다.

코믹 수사극이라는 명칭답게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 역시 웃기고 속 시원하다.

귀신과 마술이라는 매력적인 소재에 수사물까지 합쳐진, 가볍게 보기 좋은 B급 매력의 드라마 '지금부터, 쇼타임!'은 웨이브에서 볼 수 있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5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7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4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4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4

→ 평점: 4.8

* 평점 코멘트: 영상미와 사운드 어느 하나 내세울 것 없다. 하지만 귀신과 마술, 수사물이 합쳐진 만큼 소재의 신선함과 스토리의 재미는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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