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트렌디한 영국 호러영화, 넷플릭스 '추즈 오어 다이'

선택과 죽음 그 갈림길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추즈 오어 다이'

최대건 승인 2022.04.28 11:15 의견 0
'추즈 오어 다이' 메인 포스터(사진=네이버 영화). ⓒOTT뉴스

[OTT뉴스=최대건 OTT 1기 평론가] 비교적 다양한 장르, 다양한 국가의 영화를 즐기는 편인 한국 관객들에게 미국 다음으로 영화적 친밀성을 가진 국가는 어디일까?

비슷하면서도 확연히 다른 정서를 지닌 옆 나라 일본이나 문화와 예술을 대표하는 도시 파리의 이미지만큼 멋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나라 프랑스와 같은 나라들이 떠오른다.

여기에 '어바웃 타임', '노팅 힐' 등 한국인이 사랑하는 가족애와 로맨스 정서를 잘 다루는 국가인 영국을 꼽을 수 있겠다.

특히 앞서 언급한 영화 '어바웃 타임'의 경우 2013년 개봉 이후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많은 이들이 '인생 영화'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작품이다.

더불어 관객들에게 '닥터 스트레인지'로 익숙한 세계적인 배우인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 또한 '영드(영국 드라마)'의 대표적인 작품인 '셜록' 시리즈이기도 하다.

이처럼 상당히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가까운 '미디어적' 정서를 가진 나라, 영국.

영국 영화들이 알게 모르게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와 있지만 공포 장르의 경우는 한 번에 떠오르는 작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에 호기심과 반가움을 동시에 느끼며 오랜만에 만나는 영국의 공포스릴러 영화 '추즈 오어 다이'를 감상했다.

◆ 강렬한 오프닝과 초반부

영화 '추즈 오어 다이' 속 주인공 케일라와 아이작의 모습(사진=IMDB). ⓒOTT뉴스

영화는 오프닝부터 강렬한 이미지를 관객에게 각인시킨다.

한 가정에서 엄마와 아들이 싸우고 있다.

아들이 저지른 비행과 집에서 게임만 즐기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싸우는 두 모자.

어두운 골방안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중년의 아버지는 이내 둘을 외면하며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응시한다.

컴퓨터 모니터에는 '커서'라는 이름의 게임이 실행되고 있다.

별 생각 없이 의자에 앉아 모니터를 응시하던 남자는 자신의 상황을 마치 누군가가 보고 있기라도 한 듯 모니터에 글자가 입력되는 기이한 현상을 겪게 된다.

끊임없이 컴퓨터로부터 선택을 강요당한 남자는 어쩔 수 없이 답을 입력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히게 되는 충격적인 결과를 마주하며 오프닝은 마무리된다.

※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후 야간 건물 청소 일을 마친 후 자전거로 퇴근하는 여주인공 케일라(아이올라 에반스 분)의 모습이 비춰진다.

케일라가 향한 곳은 절친 아이작(에이사 버터필드 분)이 운영하는 컴퓨터 수리·판매 전문점, '바이트 미'.

이 곳에서 아이작은 케일라가 우연히 발견한 게임기, '커서'의 존재를 알게 된다.

"저주를 푸는 사람에게는 무려 상금 12만 5,000 달러를 지급한다"고 쓰여 있는 바로 그 게임을!

엄청난 상금에 관심을 보이는 케일라에게 "이런 '복고 게임'의 상금들은 시간이 지나도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며 부추기던 아이작은 게임에서 배우 로버트 잉글런드의 안내 목소리를 듣게 되자 게임에 흥미를 보인다.

생활에 여유가 없던 케일라 역시 자신이 풀어보겠다며 게임을 가져간다.

'커서'가 단순한 게임인 줄 알았던 케일라.

하지만 이날 이후 그는 알 수 없는 저주에 시달리게 된다.

고통을 받는 것은 케일라뿐만이 아니다.

그의 가족과 주변 사람의 목숨이 위험에 처하게 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게임에 대한 힌트를 알려주며 자신을 도와주던 절친 아이작마저 저주로 인해 죽음에 이르게 된 상황.

분노에 휩싸인 케일라는 게임을 최초로 플레이했던 베타 테스터를 찾아 나서게 된다.

과연 케일라는 저주의 실체를 밝혀내고 상금을 획득할 수 있을까?

◆ 참신한 아이디어, 부족한 연출

'추즈 오어 다이'에서 묘사되는 게임 '커서'(사진=IMDB). ⓒOTT뉴스

영화의 제목인 '커서'는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컴퓨터 입력 표시'다.

다른 하나는 'curse'에 접미사 -er을 붙인 형태로, '저주를 실행하는 자'라는 뜻으로 쓰인다.

이 게임 '커서'의 기본 공식은 이렇다.

저주를 실행한 사람이 고통을 받으면 저주의 상대자가 고스란히 그 고통을 이어받게 되고, 그 고통이 크면 클수록 저주자에게는 큰 혜택이 돌아온다.

이는 영화의 초반 분위기나 중반까지도 초자연적인 어떤 존재에 의한 저주인 줄 알았던 관객에게 신선한 반전으로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우연히 저주를 발견하고 이를 프로그래밍해 게임으로 발현시킨다'는 설정은 참신하다.

하지만 영화의 상상력은 딱 거기까지였다.

앞뒤 설명 없이 주인공이 저주의 대상으로 선택되고, 다소 난해한 비밀들을 있어 보이는 분위기로 풀어내려다 보니 충분한 설득력을 잃어버렸다.

여기에 이제는 어엿한 영국 대표 하이틴 스타로 성장한 배우 에이사 버터필드의 충격적인 비주얼과 다소 허무한 퇴장은 관객의 김을 빠지게 만든다.

더불어 여주인공 케일라 역의 신예 배우 아이올라 에반스는 맡은 캐릭터의 매력을 충분히 뽐내지 못했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영화를 연출한 토비 미킨스 감독 역시 이 작품이 장편 데뷔작인 신인 감독이기에 언급할 만한 필모그래피가 전무한 상황이었다.

'참신한 소재의 영화에는 신인들이 잘 맞을 수 있다'는 장점이 분명하게 존재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선정한 넷플릭스의 선택은 다소 모험적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풍부한 상상력에 대한 넓은 포용력과 남다른 이해도를 지닌 '트렌디'한 호러 영화를 즐기고 싶으신 분들에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추즈 오어 다이'를 추천한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7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6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7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6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7

→ 평점: 6.6

* 평점 코멘트: 과하진 않았지만 뛰어나지도 않았던 연기와 전반적으로 어두운 톤, 굉장히 매력적인 이야기를 매력적이지 못하게 풀어낸 아쉬운 연출. 그렇지만 참신한 효과들이 문득문득 번뜩인 촬영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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