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저씨'가 '베이비 드라이버'를 만났다, 영화 '특송'

웨이브ㆍ티빙: '특송'

최대건 승인 2022.04.14 11:03 | 최종 수정 2022.04.14 11:11 의견 0
'특송' 메인 포스터(사진=네이버 영화). ⓒOTT뉴스

[OTT뉴스=최대건 OTT 1기 평론가] '속도'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운송 수단의 발달과 더불어 세기가 지날수록 더욱 빨라지고 있다.

원시시대에는 사냥을 통한 생존을 위해 빠른 두 다리가 경쟁력이었고, 이후 인간 문명의 동반자인 말, 인류 문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증기기관을 거쳐 현대의 엔진 차량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끊임없이 속도의 발전을 탐해왔다.

이제 인류는 편의성의 종착지라고 할 수 있는 무인 차량의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러한 인간의 오래된 원초적 욕망인 속도를 영화로 다루는 것만큼 확실한 흥행 아이템도 많지 않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메가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 시리즈인 '분노의 질주'는 이미 그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매해 시리즈를 내놓고 있는 흥행 보증수표다.

하지만 카체이싱 장르의 대표 격인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소위 '대박'을 친 작품 또한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기에 기본적으로 높은 제작비 대비 손익 분기점을 훌쩍 뛰어넘는 흥행을 담보하기에는 의외로 어려운 장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인상적인 작품들은 꾸준히 제작되는 것 또한 사실인데, 이제는 영국을 대표하는 흥행 감독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은 에드거 라이트 감독이 연출한 '베이비 드라이버'의 경우 감각적인 연출과 OST들로 국내외적으로 화제를 모았던 바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 장르의 한계 역시 점점 무너져가고 있다.

'D.P.'를 연출했던 한준희 감독의 2018년도 작품 '뺑반'을 기점으로 다양한 작품 속에서 카체이싱이 하나의 주류로 자리 잡아가는 추세이다.

의도치 않게 서원을 맡게 된 은하(사진=네이버 영화). ⓒOTT뉴스

앞으로 다뤄볼 영화 '특송'도 그 트렌드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다.

뛰어난 운전 실력을 지닌 탈북자 출신의 특송 전문 드라이버 장은하(박소담 분)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백강철(김의성 분)에게 의뢰를 받아 업무를 수행한다.

그 업무란 어른 1명과 아이 1명을 이송하는 것이었는데, 은하의 실력과는 별개로 의뢰인이 휘말린 사건으로 인해서 업무 중 일명 '배송 사고'를 일으키게 된다.

배송 사고로 인해 의도치 않게 의뢰인 김두식(연우진 분)의 아들인 김서원(정현준 분)을 떠맡게 된 은하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건의 배후에 있는 조경필(송새벽 분)의 추격까지 받게 된다.

여기에 더해서 국정원의 관리 대상으로 본의 아니게 살인범으로 몰리는 최악의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은하.

은하는 과연 무사히 특송 업무를 끝마칠 수 있을까?

영화는 초반부터 상당히 속도감 있는 전개를 통해 관객들의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힘을 보여준다.

하지만 중반부 은하에 정체에 대한 애매모호한 힌트를 흘리면서부터 뛰어난 제로백을 지닌 스포츠카처럼 잘 치고 나가던 영화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탁월한 운전실력을 지닌 은하(사진=네이버 영화). ⓒOTT뉴스

별다른 장면 구성없이 인물들 간의 대사를 통해서 은하의 정체가 '뭔가 있는' 듯한 뉘앙스를 매우 수상하게 흘리지만, 끝끝내 그 실체는 밝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후 영화는 숨 돌릴 틈 없이 쫓고 쫓기는 상황 속에서 은하의 서사와 서원과 은하와의 유대, 빌런으로서 조경필의 캐릭터 빌드업 등 매끄럽지 못한 인과관계들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면서 꼬여버리고 만다.

마치 영화 '아저씨'의 차태식(원빈 분)을 연상케 하는 은하의 현란한 맨몸 액션이 펼쳐지는 후반부에서는 주연인 박소담 배우가 과연 갑작스레 튀어버리는 서사의 흐름을 이해했을지조차 의문이 들 정도이다.

전반적으로 매끄럽지 못한 이야기의 연출이 펼쳐짐에도 분명히 영화가 지닌 특유의 유니크함은 존재한다.

여성 원톱 주연의 흔치 않은 카체이싱 액션 장르에서 여성 주연을 내세웠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히어로물을 완성해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를 연상케 하는 영상의 톤과 배경 음악의 쓰임이 그 유니크함을 더해준다.

물론 영화 전체의 완성도는 두 작품에 비해서 아쉬운 부분이 있음을 분명히 하는 바이다.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는 조경필과 부하들(사진=네이버 영화). ⓒOTT뉴스

그럼에도 어려운 액션 연기와 감정이 절제된 캐릭터 연기를 동시에 소화해낸 배우 박소담의 연기와 극의 긴장감을 지속적으로 유지 시켜주는 빌런역을 훌륭히 소화해낸 송새벽 배우의 연기는 인상적이다.

속도감 있는 카체이싱 액션 장르를 즐기시는 분들께 추천한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7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5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6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6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7

→ 평점: 6.2

* 평점 코멘트: 박소담, 송새벽 배우의 열연이 돋보이나 스토리는 어디선가 본 듯한 기시감이 느껴져 아쉽다. 음악은 무난했으나 특색이 부족했고, 분위기는 어렵게 완성해냈다. 장르에 충실한 촬영에는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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