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인생의 퍼즐을 완성하다, 넷플릭스 신작 '인 굿 핸즈'

넷플릭스 오리지널 : '인 굿 핸즈'

이정현 승인 2022.04.02 08:00 의견 0
'인 굿 핸즈' 포스터 (사진=IMDb). ⓒOTT뉴스


[OTT뉴스=이정현 OTT 2기 리뷰어] 누구나 인생을 살며 실수를 한다.

어떤 이에게는 그 실수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어떤 행동의 시작은 언제나 '나'이고 그것의 결과를 책임지고 끝맺음 짓는 것 또한 '나'다.

비록 그것이 실수에서 시작된 일일지라도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실수를 마주하기 싫어서 자신이 시작한 일을 끝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끝을 보는 순간, 그 일이 후회만 남는 상처가 될 수도 있기에 퍼즐 조각이 하나 빠진 미완성의 퍼즐처럼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둔다.

그리고 더 이상 자신에게 시간이 남아있지 않다고 느낄 때 비로소 미완성인 일을 끝내려 한다.

◆ 시한부 싱글맘, 아들에게 아빠를 만들어주다

멜리사와 사랑에 빠져버린 프라트, 그리고 아들 잔(사진=IMDb). ⓒOTT뉴스


6살 아들 잔(메르트 에게 아크 분)을 둔 싱글맘 멜리사(아슬리 엔버 분)에게 남은 기간은 다섯 달이다.

나쁘지 않은 인생이었다고 충만한 삶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녀가 떠나고 난 뒤 그의 아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그러던 어느 날 잔과 함께 들른 카페에서 사이클의 제왕 프라트(칸 우르간치오글루 분)를 만난다.

잔이 동전으로 셈을 배우는 그 찰나에 까칠한 말투로 자신이 바쁘다는 걸 어필하며 방해하고 잔이 먹으려던 머핀까지 가로채는 등 잔과 프라트의 첫 만남은 서로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멜리사는 그의 사진이 실린 잡지를 보게 되고 꿈에서까지 그를 만나게 된다.

프라트에게 아빠를 만들어주라는 친구 파토슈(에즈기 센레르 분)의 말에 따라 멜리사는 자꾸 마주치게 되는 프라트를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인생이 들이려 한다.

그녀가 세상에 없어도 아들 잔을 돌봐줄 사람이 운명적으로 마주친 프라트라 믿으면서!

그녀에게 잔은 어쩌면 실수로 생긴 아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가 프라트를 유혹하기 위해 부른 노랫말처럼 혼자 잔을 낳고 기른 일에 대한 후회는 없어 보인다.

"난 죽기 전에 애인이 많았지. 난 죽기 전에 실수도 많았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후회하지 않아"

그녀의 진심이 통한 걸까?

그녀의 노래를 들은 프라트는 멜리사에게 관심을 보이게 되고 이내 그녀와 그녀의 아들 잔까지 사랑하게 된다.

과연 멜리사는 안심하고 아들 잔을 프라트에 맡기고 세상을 떠날 수 있을까?

◆ 화장지, 그리고 마지막 피스가 빠진 퍼즐

프라트의 집에 초대되어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멜리사와 잔, 그리고 멍멍이 프라트(사진=IMDb). ⓒOTT뉴스


멜리사의 집 작은방에는 화장지로 가득하다.

아버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잔에게 멜리사는 사진을 보여주며 어느 날 화장지를 사러 갔다가 죽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잔에게는 자신의 유일한 가족인 엄마마저 세상을 떠날까 봐 집에 화장지가 끊기지 않도록 가득 채워놓는다.

화장지는 멜리사에 대한 잔의 애착이었고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갈망이었다.

멜리사의 방에는 마지막 피스가 빠진 그림 퍼즐이 있다.

자신의 인생에서 떨쳐버릴 수 없었던 과거의 어느 한순간 사라졌던 그 마지막 피스가 그녀에게는 미련이었고 갈망이었다.

그렇게 잔과 멜리사는 둘이서 행복하게 살아왔지만 늘 마음 한구석에 채워지지 않은 것이 있었다.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한 여자의 남편, 그들에게는 그 빈자리를 채워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그리고 운명처럼 그들 앞에 나타난 프라트로 인해 그들의 결핍은 해소되고 멜리사는 자신의 인생에서 빠진 한 조각을 드디어 채워 넣고 완성시킨다.

◆ 이런 점이 좋았다

어찌 보면 통속적이고 뻔할 수 있는 내용의 영화지만, 내 딴에는 나름 이 영화의 반전이 놀라웠다.

화장지와 마지막 피스가 빠진 퍼즐은 영화의 반전을 암시하고 멜리사와 잔의 결핍을 상징하는 메타포로 사용된 점도 흥미롭다.

세상에 둘뿐인 듯한 멜리사의 잔의 관계성을 보여주는 학교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걸어가는 장면에서는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엄마와 아들의 관계를 느낄 수 있었다.

멜리사 역 아슬리 엔버라는 배우의 미묘한 감정 연기가 좋았고 파르트를 경계하며 인상 쓰던 잔 역을 한 꼬마 배우 메르트 에게 아크의 귀여운 모습은 이모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낯선 터키어가 영화 몰입도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잔잔한 스토리의 몰입도가 괜찮았다.

한 번도 접한 적 터키 영화에서 익숙한 클리셰를 보긴 했지만, 기대치 이상의 감동을 줘서 나는 만족한다.

인생의 끝에서 새로운 시작을 볼 수 있는 영화 '인 굿 핸즈'는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영화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연기력 등): 8
2. 스토리(작품의 재미, 감동 그리고 몰입도): 6
3. 음악 (OST와 음향효과 등 전반적인 사운드): 7
4. 미술 (미장센, 영상미, 의상, 배경, 인테리어, 작품 색감 등): 7
5. 촬영 (카메라 구도, 움직임 등): 6

→평점: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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