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이수미 OTT 2기 리뷰어] 웨이브가 HBO와 계약을 맺으면서, 웨이브에서 다양한 HBO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드라마 명가라고 불리는 HBO 시리즈 중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오는 4월 시즌 3로 돌아오는 '배리'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제목에 떡하니 쓰여있는 그 이름, '배리'다. 풀 네임은 배리 버크만(빌 헤이더 분).
보통 사람들과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그의 직업은 청부살인업자다.
그가 죽이는 인간은 모두 악당이며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인간이라는 명분 아래, 그는 죄책감 없이 사람들을 죽인다.
하지만 그런 그가 총 대신 연극 대본을 들기 시작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배리가 청부 살인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아버지의 친구였던 퓨크스(스티븐 루트 분)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해병대를 복무하고 돌아온 배리는 우울감에 휩싸여 집 밖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퓨크스는 킬러를 제안한다.
그곳에서 잘하던 걸 여기서도 해보자면서 말이다.
배리 역시 한동안은 킬러 생활이 괜찮았다. 돈도 잘 버는 일이었고, 집에 처박혀서 무기력하게 사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하지만 배리는 이런 삶이 무료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다시 삶이 우울하게 느껴지는 배리.
그런 배리에게 퓨크스는 기분 전환 겸 LA 출장을 권한다.
기분 전환이라는 명목 아래에 체첸 마피아 아내의 불륜 상대를 없애기 위해서 가는 출장이지만 말이다.
그렇게 LA에 도착해 목표물의 뒤를 쫓던 배리는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경험을 하게 된다.
LA에 도착한 배리가 제거해야 할 목표물은 연기 수업을 듣는 학생이다.
배리는 목표물에 접근하기 위해 그 학생 주위를 맴돌다가 연기 수업을 지켜보게 된다.
상대의 감정을 끌어내고, 그 감정을 가슴 깊이 담아 대사를 내뱉는 광경을 목격한 배리는 그 기운에 압도된다.
쏟아지는 박수 소리에 배리의 마음이 조금씩 일렁이기 시작한다.
넋이 나간 채 서 있다가 얼떨결에 목표물의 파트너로 무대에 올라가게 된 배리.
즉석에서 받은 대본으로 어색하게 읊은 대사 몇 줄이지만, 자신을 비춘 환한 조명 아래 들리는 사람들의 박수 소리는 배리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아니 과한 경험이었다.
그 순간만 멋진 것이 아니었다.
그 수업을 듣는 사람들 역시 좋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배리의 자존감을 높여줬고, 그 안에 있는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했다.
"뭔가를 하지 않을 이유는 언제나 수없이 많아요. 하지만 하고 싶다면 하는 거예요."
삶의 목적에 대해 항상 고민하던 배리에게 이제는 삶의 목적이 생긴 기분이다.
그렇게 배리는 킬러라는 직업을 숨기고 연기 수업을 듣기로 결심한다.
◆ 죄책감을 느끼는 킬러
배리에게는 악당만을 죽인다는 나름의 신념이 있다.
하지만 연기를 배우면서 그는 살인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정확히는 '감정'을 배워나간다.
배리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는 아니지만, 그의 주위에는 살인을 부추기는 퓨크스같은 사람들뿐이었으니 배리 역시 청부 살인 일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목표물의 추모식에서 아들을 잃은 슬픔에 빠진 아버지를 보는 경험은 처음 있는 일이었고, 그 모습은 배리의 속을 울렁거리게 만들었다.
마침 맥베스 연극 연습을 하는데, 배리는 그 상황이 마치 제 처지를 가리키는 것만 같다.
살인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사람들의 말은 그의 심장을 세게 때리는 것 같다.
지금 자신이 총을 드는 사람은 악당이 아니다. 심지어는 그와 가까운 사이의 사람이다.
하지만 배리는 자신의 정체를 지키기 위해 다시금 총을 잡아야 하는 상황을 겪으며 죄책감과 슬픔, 분노 그리고 혼란을 느낀다.
그에게 연기는 비단 삶의 목적을 찾아준 것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지시를 받은 것이라 할지라도 그간 그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행동이며 잘못된 길이었는지 깨닫게 해준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배리를 연기한 빌 헤이더는 미국 SNL 출신의 유명 코미디언이다.
그래서인지 중간중간 웃음을 유도하는 듯한 유머들이 보이는데, 필자의 경우 그런 농담들이 그다지 웃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점은 이런 농담들이 아니라 감정을 배워나가며 윤리적 딜레마에 빠지는 배리 그 자체이기 때문에 시즌 1을 무사히 시청할 수 있었다.
시즌 2부터는 1보다 블랙 코미디의 요소가 줄어든다고 하니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된다.
이제 그에게는 미래를 함께하고 싶은 사람도 생겼다.
배리는 샐리(사라 골드버그 분)와의 행복한 미래를 꿈꾼다.
보통 사람이라면 정말 별거 아닌 일상이지만, 그 일상에서 벗어난 배리의 눈앞에는 사람이 죽어있고, 손에는 총이 들려있다.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점차 괴로움에 빠지는 배리의 모습은 정말이지 안쓰럽게 느껴진다.
이제는 총을 버리고 연기를 하며 평범하게 살고 싶은 배리.
과연 배리는 킬러라는 어두운 과거를 숨긴 채 연기자로 성공할 수 있을까?
범죄를 정당화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 보면 그 누구보다 순수한 모습의 배리를 보며 그를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올해 4월 시즌 3 공개 예정인 '배리'는 HBO 드라마로 오직 웨이브에서만 볼 수 있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연기력에 대한 전반적 평가): 8
2. 스토리(작품의 재미, 감동 그리고 몰입도): 7
3. 음악 (작품에 삽입된 OST와 음향효과 등 전반적인 사운드): 6
4. 미술 (미장센, 영상미, 촬영지, 의상, 배경, 인테리어, 작품 색감 등): 5
5. 촬영 (카메라 구도, 움직임 등이 얼마나 작품을 잘 담아내는지): 5
→평점: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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