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OTT뉴스가 시청자에게 직접 질문한 '몰아봐? 나눠봐?'

OTT 작품, 몰아보기 vs 나눠보기 '시청자 선호'는?
작품 특성에 따른 '공개 방식' 적용 요구
"몰입에는 몰아보기, 기다리는 설렘엔 나눠보기"

편슬기 승인 2022.03.10 11:41 | 최종 수정 2022.03.14 17:17 의견 0

최근 OTT 플랫폼 별 작품 공개 방식에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OTT 서비스의 선두주자 넷플릭스가 고집해 온 전 에피소드 동시 공개 방식은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매주 TV 앞에서 방영을 기다리던 시청자들을 단번에 넷플릭스로 끌어들인 이 방식은 작품의 흐름을 끊지 않고 '몰아보기'가 가능해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다.

넷플릭스의 첫 오리지널 작품인 <릴리해머>부터 전 에피소드 동시 공개는 10년 이상 지속돼 온 일종의 '기조'였으나 OTT 시장 판도가 급격하게 변화하며 전 에피소드 동시 공개 방식이 이전과 같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OTT 플랫폼이 전략적 작품 공개 방식을 취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 빛바랜 혁신, 변화 요구되는 시점

10년 전만 해도 넷플릭스의 방식은 혁신 그 자체였다. OTT 플랫폼의 특성과 작품성과 흥미 모두를 만족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거기에 전 에피소드 공개 방식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강산이 바뀌는 세월인 만큼 전편 공개가 플랫폼 구독에 미치는 영향력은 당시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다양한 OTT 플랫폼의 출현과 함께 흥미로운 오리지널 콘텐츠가 다량으로 쏟아지며 구독자들이 굳이 한 플랫폼에 오래 머물지 않게 된 것이다. 원하는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 구독하고, 소비가 끝나면 구독을 끊는 방식이 최근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충성 고객은 줄고 구독자 이탈률이 늘어나자 넷플릭스는 자사의 오리지널 콘텐츠 중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기묘한 이야기> 시즌3의 에피소드를 나눠서 공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해 공개됐던 <종이의 집> 시즌5와 <솔로지옥>에 이은 세번째 분할 공개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 분할 공개를 통한 구독자의 서비스 이용 기간을 늘리려는 전략이라 분석했다. 구독과 이탈을 반복하는 요즘의 구독 트렌드를 방지하기 위함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94.1% 응답자가 '전체 공개' 선호를 택했다(사진=OTT뉴스).


■ 몰아보기 or 나눠보기, 시청자 선호는?

다만 그동안 '전체 공개'에 길들여진 시청자 입장에서 이러한 변화가 달갑지 않은 모습이다.

겨우 두 작품만이 순차 공개를 진행했으나 벌써부터 구독자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넷플릭스를 4년 째 구독 중인 직장인 A씨는 "주말에 시간을 내 몰아보는 것이 낙이었는데 이제 TV처럼 매주 기다려야 한다면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이라고 불평했다.

OTT뉴스가 자체적으로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실시한 'OTT 작품 공개 방식, 어느 걸 선호하시나요?' 설문조사에서는 총 119명의 참여자 중 94.1%가 에피소드 전체 공개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112명에 달하는 숫자다. 순차적 공개를 선호한다고 답변한 이들은 불과 4.2%에 그쳤다.

압도적인 숫자로 '전체 공개'가 지지를 받았지만 기타 의견에서는 "전체 공개를 선호하지만 10편 이상 되는 작품의 경우 나눠서 공개도 괜찮다", "방식은 상관 없다. 작품이 재미있나 재미없나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설문 참여자들은 "전체 공개를 선호한다. 그래서 넷플릭스를 좋아한다", 며 전체 공개에 대한 선호를 보였으며 일부는 "매 주 공개하는 방식을 좋아한다. 한번에 몰아보기 하면 일주일동안 기다리는 그런게 없으니까"라며 기존 레거시 미디어의 공개 방식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트레이서 시즌2>가 지난달 18일 전체 공개됐다(사진=웨이브).


■ 일장일단, 공개 방식 별 플랫폼 이점

그렇다면 '전체 공개'와 '순차 공개'가 구독자 유입이나 서비스 이용 시간 증가 등 실제로 OTT 플랫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우선 웨이브의 경우 <트레이서> 시즌1이 시청자들로부터 성공적인 반응을 얻음에 따라 <트레이서> 시즌2는 웨이브에서 전편 공개를 결정했다. 순차 공개였던 시즌1과 전체 공개를 택한 시즌2와의 변화는 확연했다.

웨이브 관계자는 "<트레이서> 시즌2 전편 공개 첫날, 유료회원 견인 비중은 약 30%로 시즌1 오픈 첫 주말(약 14%) 대비 두 배 이상의 신규 유료 가입자를 모았으며 시즌2 오픈 첫 주 이용자 수는 시즌1 첫주 대비 약 204% 증가했다"고 말했다.

티빙 관계자는 "티빙도 계속 공개 방식에 대해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콘텐츠 별 공개방식을 다르게 적용하면서 몰입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면 전체 공개,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서는 2회 내지는 1회씩 공개하며 각각 다른 공개 방식을 택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왓챠 관계자는 "전체 공개와 순차 공개 모두 각각의 이점이 있다"며 "어느 방법이 좋다고 분명히 말하기엔 어려움이 있으나 왓챠의 경우 왓챠 익스클루시브, 오리지널 등 작품의 밸런스와 함께 왓챠 이용자들의 시청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공개 방식을 결정한다"고 전했다.

OTT 업계 관계자는 "몰아보기는 시리즈 물, 넷플릭스의 <킹덤>이나 <오징어게임>과 같은 장르물에서는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예능의 경우 주차별 공개가 (전체 공개 보다)효과 있는 것이 확인됐다. 그를 고려했을 때 콘텐츠 별 공개 방식을 적용하는 게 좋을듯 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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