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이수미 OTT 2기 리뷰어] 갑자기 옆집에서 들리는 비명 소리, 당신이라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경찰에 신고할 것인가? 직접 도와주러 달려갈 것인가? 아니면 '별일 아니겠지'하고 못 들은 척 넘어갈 것인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즉각 도움을 주려 나서는 사람은 많지 않다.
괜히 나섰다가 아무 일도 아니면 나만 유난 떤 사람 되는 거고, 흔히들 남의 집 일에는 함부로 끼어드는 거 아니라고 하니까.
하지만 저 비명을 무시하는 게 정말 맞는 걸까?
한낱 가십 거리에는 필요 이상의 관심을 보이면서 정작 주위 이웃에게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람들, 그런 그들의 옆집에 나카고시 치카라(마츠모토 준 분)가 이사 왔다.
이 남자, 우유부단함의 끝판왕이다.
가구 자리 하나 제대로 못 정하고, 어깨에 묻어 있는 실밥 하나 떼주는 것도 실례일까 봐 망설인다.
심지어는 임산부가 아니고 배가 통통한 사람인 거면 어쩌나, 그에 앞에 앉아있는 고등학생 처지가 무안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에 임산부에게 자리 양보조차 주저하는 사람이다.
그러면서도 남한테 관심은 어찌나 많은지, 궁금한 게 생기면 거침없이 다가가서 상황을 지켜보고 선뜻 말을 건네곤 한다.
오지랖 넓은 치카라에게 이웃의 비명 소리를 못 들은 척 넘어가기란 당연히 있을 수 없다.
■ 문 뒤에서 벌어지는 일은 아무도 모른다
사람들에게는 각자의 사정이 존재한다.
버스에서는 한없이 착해 보이던 고등학생이 집에 와서는 할머니한테 거친 말투를 쓰는 것처럼 말이다. 돌변하는 고등학생의 모습이 의아스러울지는 몰라도 그들의 정확한 사정은 알 수 없다.
세상 밝아 보이던 이웃집 여자가 가족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웃음기가 사라진 이유도 우리는 알 수 없다.
모델 하우스 같은 집에 근사한 아빠, 다정해 보이는 엄마 그리고 귀여운 딸까지.
광고에 나올 것만 같던 가족이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도 치카라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사연 없는 사람 없다지만, 도대체 어디까지가 사생활이고 어디까지 간섭해도 되는 걸까?
■ "우리가 뭘 할 수 있는데?"
가정 폭력의 경우, 함부로 나섰다가는 경찰이나 아동 상담소가 개입해서 오히려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다.
여기서 우리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그러면 위험에 빠진 아이를 그저 보고만 있으라는 건가? 하지만 괜히 나섰다가 나 때문에 더 심한 폭력을 당하면 어떡하지?'
치카라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딜레마에 빠진다.
이웃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는 알아냈는데, 도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맞는 건지 쉽게 판단이 서지 않는다.
하지만 치카라는 자신만의 방법으로라도 이웃을 돕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를 가정폭력으로부터 구출해주지는 못해도, 아이가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든지 달려가는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기로 결심한다.
필자는 치카라의 이런 사소한 관심과 애정이 아이의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확신한다.
당신은 이런 치카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자기 일 제쳐두고 남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치카라가 답답하고 염치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저렇게까지 남의 집 일에 참견하는 건 실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수 있다.
하지만 도움과 관심이 필요한 이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치카라같은 이웃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닐까?
남의 일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이웃으로써의 최선을 고민하는 치카라를 보며, 우리가 치카라의 입장이라면 무엇이 최선인지 고민해보는 시간도 의미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웃집 치카라>는 웨이브에서 볼 수 있다.
웨이브 <이웃집 치카라>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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