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초록생 OTT 2기 리뷰어] 우리는 타인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위 질문에 금세 대답이 나오려 하거든, 잠시 하려던 말을 멈추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루머의 루머의 루머>에 주목해보길 권한다.
◆ 하이틴 미스터리 장르
<루머의 루머의 루머>는 미국의 평범한 고등학생 클레이(딜런 미넷 분)가 자신의 집 앞에 놓인 '의문의 소포 상자'를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상자 속 물건의 정체는 각각의 번호가 쓰인 카세트테이프 7개와 몇 장의 종이들.
'스마트한 세상에 이런 아날로그적인 테이프들이라니?'
주인공 클레이는 지하 창고에서 오랫동안 쓰지 않아 먼지가 수북이 쌓인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를 꺼내어 '테이프 1'을 재생한다.
카세트 특유의 테이프 감기는 소리…. 곧이어 들려오는 목소리.
"안녕, 나 해나야. 해나 베이커."
그 목소리에 클레이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이자 얼마 전 자살한 해나 베이커(캐서린 랭퍼드 분)였기 때문이다.
테이프 속 해나는 이렇게 말한다.
첫째, 이 테이프를 듣고 있다는 것은 이미 내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
둘째, 내가 자살이라는 결정을 내린 13가지 이유를 총 7개의 테이프에 녹음해뒀다는 것.
셋째, 이 테이프를 듣고 있는 당신도 그 13가지 이유 중 하나라는 것.
◆ 꼬리에 꼬리를 무는 루머
해나에게 호감을 품고 있던 클레이는 죽은 해나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 무척 괴롭다.
그러나 클레이는 해나가 남긴 테이프 속 음성을 실마리 삼아 과거의 시간을 하나둘 추적해 나간다.
과거의 사건을 파헤칠수록 클레이는 해나에 대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아는 게 없음을 깨닫는다.
해나와의 마음의 거리가 가깝다고 생각했던 자기 생각이 우습게 느껴질 정도다.
테이프 속에는 클레이는 알지 못했던 해나와 학교 친구들 간의 사건들이 숨 막히게 나열돼있다.
거짓 소문, 우정의 상실, 숱한 오해, 성폭력까지...
'어디서부터가 문제였을까?' 문제의 시발점을 찾기조차 어렵다.
한편, 현재를 살아가는 테이프 속 주인공들의 입장은 저마다 다른 듯 비슷하다.
해나의 주장을 회피하거나, 거짓을 덧붙이거나, 오히려 공격적으로 클레이를 예의주시하기도 한다.
"죽은 자는 죽은 자. 살아있는 나는 어떠한 악영향 없이 잘 사는 것이 중요해!"
클레이는 이기적이고 뻔뻔한 주변인들의 모습에 화가 나지만 '나라고 다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씁쓸해진다.
하지만 클레이는 멈출 수 없다.
해나가 죽어서라도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그녀를 되돌리고 싶은 자신의 마음을 위해서라도 클레이는 멈출 수 없다.
그렇게 클레이는 자신만의 정의를 세워 행동하고자 한다.
해나가 겪은 일을 클레이의 시선으로 따라가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만큼, 관객 또한 수수께끼처럼 '절대 악 혹은 확실한 가해자'를 찾고 싶어진다.
그러나 어떠한 결과가 생겼을 때 그 원인을 한가지로 꼽을 수 없는 게 세상의 이치다.
해나의 자살에도 많은 이유가 복합적으로 엉켜있다.
클레이는 '어떤 사람 또는 어떤 사건' 하나를 콕 짚어 해나의 자살 원인이라 말할 수 없음을 느낀다.
다만 확실한 건, 해나가 어떤 어려움 속에 있었든, 관심 두고 있었다면 해나의 자살을 멈춰줄 수 있었을 것이다.
직접적 가해만이 문제가 아니라 방관했던 '나, 어쩌면 모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클레이.
◆ 감상한다면?
<루머의 루머의 루머>는 매회 꽤 자극적인 소재들이 쏟아진다.
그러나 회차가 진행될수록 '하이틴'과 '미스터리'라는 장르의 결합 그 자체의 매력에 빠질 것이다.
또, 이 작품은 청소년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다루는데, 꼭 청소년에게만 국한되지만은 않는다.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야겠다는 긍정적 생각을 얻을 수 있다.
이 시리즈의 원제는 <13 reasons why>다.
1회 오프닝에 배우들의 진실한 목소리로 "혼자 고민하며 앓지 말고 믿을 수 있는 어른 또는 13 reasons why 사이트를 방문하시길 바란다"는 짤막한 영상이 나온다.
이 멘트는 매회 엔딩에도 자막과 함께 언급된다.
대중문화의 범주에 속하는 드라마 시리즈가 사회를 위해 행동하는 선한 순기능으로 보인다.
마음에 상처와 짐을 지고 있는 누군가가 이 시리즈를 시청한다면, 함께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힘이 되길 기대해본다.
더불어 매 시즌의 끝에는 <루머의 루머의 루머: 그리고 진실>이라는 외전이 1편씩 있는데, 배우들과 제작진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시즌 4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시리즈 넷플릭스 오리지널 <루머의 루머의 루머>는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넷플릭스 <루머의 루머의 루머>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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