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이수미 OTT 2기 리뷰어] 늦은 새벽, 잠에서 깬 한 여자. 옆에는 어린 동생이 잠들어 있다.
소매를 조심스레 걷어보니 그녀의 팔목에 묻어있는 핏자국, 때마침 그녀의 아빠가 현관으로 들어온다. 신발에는 흙이 잔뜩 묻어 있는 상태다.
'이 시간에 어딜 갔다가 오는 거지?'
그녀를 보자마자 괜찮냐며 미안하다고 말하는 아빠. 그녀는 이 상황이 너무 혼란스럽다. 세탁기에는 피가 잔뜩 묻은 옷들이 돌아가고 있다.
대체 어제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검색창에 <최애>를 검색하면 작품 소개란에 '여성 기업가인 주인공과 형사, 변호사 세 사람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연쇄 살인 사건에 얽힌 러브 서스펜스 드라마'라고 나온다.
하지만 이 짧은 소개와 위의 간단한 시놉시스만 보고 이 드라마를 긴박감 넘치는 범죄 스릴러 드라마라고 생각한다든가,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와중에 세 남녀가 썸 타고 연애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매우 곤란하다.
◆ 최애: 가장 사랑함. 또는 그런 대상
드라마 <최애>는 사랑의 다양한 형태를 다룬다.
사람들은 흔히 '사랑'이라고 하면 연인 간의 사랑을 뜻하는 성애적 사랑을 떠올린다.
하지만 우리 주위만 둘러봐도 가족에 대한 사랑, 친구에 대한 사랑, 존경에서 우러나오는 사랑 등 다양한 사랑이 존재한다.
그리고 사랑의 대상은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아끼는 무엇이든 될 수 있으며, 그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 또한 사람마다 다 다르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들에게는 각자의 '최애'가 존재하는데, 이를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드라마의 핵심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범인이 누구인지 급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각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200% 과몰입이 가능한 드라마가 바로 <최애>다.
맨 처음에 언급한 여성은 주인공인 '리오'(요시타카 유리코 분)다.
리오는 연구자가 돼 약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그 꿈은 리오의 최애인 동생 '유'(히이라기 히나타 분) 때문인데, 유는 어릴 적 사고로 기억장애가 생겼다. 흥분하면 기억의 일부를 잊는 병을 앓고 있다.
리오는 유의 병을 고치는 약을 개발해서 자신이 사랑하는 유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 수 있기를 바란다.
간절한 마음이 통했는지 리오는 도쿄에 있는 대학에 합격해, 아시미아 리오라는 이름 대신 '사나다 리오'라는 이름으로 엄마 집에 들어가 살게 된다.
리오의 최애가 유인 것과 마찬가지로, 유의 최애 역시 누나 '리오'다.
"여자가 떠날 때 배웅하는 남자가 진짜 남자라고. 좋아하면 붙잡아서 울리거나 곤란하게 하면 안 된 대."
사랑하는 누나와 떨어져 사는 게 싫지만, 아빠의 말처럼 유는 '진짜 남자'니까 누나가 잘되기를 바라면서 멋지게 배웅해준다.
하지만 그로부터 5년 뒤, 유가 실종된다.
리오의 최측근인 '카세'(이우라 아라타 분)는 사람들에게 '사나다 집안의 충견'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나다 집안에 충실하다.
그의 최애는 당연하게도 사나다 리오다.
그는 리오가 싫어하는 당근을 대신 먹어주고, 리오가 혼자 소파에 잠들면 이불을 덮어주는 등 사소한 것에서부터 법률적 문제를 해결하고 안전에 위협이 생기는 상황에 달려 나간다.
카세는 리오를 절대적으로 믿고 도와주며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준 사람이다. 카세에게 리오는 지켜주고 싶은 가족 같은 존재이다.
다시 처음의 사건으로 돌아가 보자.
그날 있었던 사건의 전말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그날 이후로 '와타나베 코스케'(아사이 다이치 분)라는 남자가 실종됐다고 한다.
와타나베 코스케… 그날 밤 기숙사에서 리오와 와타나베 코스케는 분명 대화를 나눴다.
후에 들리는 뉴스에 따르면 와타나베 코스케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이 많다고 한다.
리오도 그날 성폭행을 당한 걸까?
그날 이후, 리오의 아버지는 병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15년 뒤 잊고 있었던 그 사람, '와타나베 코스케'의 아버지가 강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다.
와타나베 코스케 역시 그의 아버지가 죽기 열흘 전에 시신으로 발견된 상황이었다.
그리고 여기 리오를 최애로 둔 또 한 명의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다이키'(마츠시다 코헤이 분), 그는 15년 전 육상부 선수였다.
리오는 누군가 울거나 힘들어할 때 위로하는 사람이었다. 다이키는 그런 리오가 좋았다.
"리오, 나는 네가 좋아, 좋아해" 조심스럽게 꺼낸 그 말.
분명 리오도 듣고 싶었던 말인데, 리오는 그 고백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렇게 지난 15년, 리오와 다이키는 와타나베 코스케 아버지 살인사건의 용의자와 담당 형사로 만나게 된다.
여러 범죄 사건들로 미래가 끊어진 이들의 얼굴을 잊을 수 없었던 다이키는 범인을 잡아서 사건을 해결하는 것만이 모두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이 그만의 최애를 대하는 방법이었다.
그가 말했듯이 언제까지 도망만 쳐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 "사건과 함께 남는 사람과 사건과 함께 떠나는 사람이 있다."
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것은 와타나베 코스케와 그의 아버지를 누가 죽였는가가 아니다.
와타나베 코스케가 저지른 성폭행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망가뜨렸는가가 중요할 뿐이다.
누가 그를 죽였는지는 몰라도 기숙사 그러니까, 리오의 집안에 피만 잔뜩 남은 그날 이후로 리오의 인생은 산산조각 났다.
며칠 뒤 아버지는 갑작스럽게 돌아가셨고, 리오와 유는 외롭게 헤어져야 했고, 리오는 좋아하던 다이키의 고백을 받아들이지 못했으며, 유는 결국 어딘가로 사라졌다.
와타나베에게 성폭행을 당한 다른 피해자들은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부정하거나 자살 시도를 하고, 엉뚱한 곳에 매진해 그 일을 잊으려 애쓰기도 한다.
와타나베 코스케는 그날 죽음으로써 사건과 함께 떠났지만, 그에게 당한 피해자들과 그의 아버지는 사건과 함께 남겨졌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지키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이 불러온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최애>는 왓챠 익스클루시브 작품으로 왓챠에서만 볼 수 있다.
왓챠 익스클루시브 <최애>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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