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OTT뉴스= 안수민OTT 2기 리뷰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더 하우스>는 미스터리한 집에서 여러 세대에 걸쳐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 블랙코미디 애니메이션이다.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디즈니식 애니메이션에 익숙해져 가던 우리에게 오랜만에 찾아온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미니어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어둡다 못해 충격적이고 불쾌한 분위기를 자아내기까지 한다.
<더 하우스>는 한 집에서 일어나는 과거, 현재, 미래의 다른 세 이야기를 엮어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이 세 이야기의 공통점은 바로 '저주받은 집'이다.
첫 번째 이야기는 과거를 배경으로 저주받은 집의 탄생과정을 담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 가족으로, 가난하던 가족은 집을 물질적인 의미 즉, 'house'로만 생각하게 되고 집이 주는 욕망에 빠져든다.
두 번째 이야기의 배경은 현재로, 이야기의 주인공은 개발업자 밴 슈비크(자비스 코커 분)이다.
밴 슈비크는 집을 팔기 위해 온 힘을 다한다.
그러나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이야기는 주인공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 주지 않는다.
마지막 이야기는 홍수로 인해 물에 잠긴 미래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마지막 이야기의 주인공 로사(수지 워코마 분)는 도시에 마지막 남은 집의 주인이다.
다른 주민들은 이미 집을 포기하고 도시를 떠났고 그나마 남아있는 세입자들은 집세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상태이다.
그러나 로사는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아 보이는 이 집을 포기하지 못한다.
시작부터 기괴함을 전달하는 첫 번째 이야기, 계속해서 어딘가 찝찝한 느낌을 주는 두 번째 이야기와 달리 마지막 이야기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끝이 난다.
그럼 첫 번째, 두 번째 이야기와 세 번째 이야기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모두 욕망에 사로잡혀있다.
첫 번째 이야기 속 부모는 집에 눈이 멀어 결국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지경에 다다른다.
마지막 순간 그들은 집의 일부가 되며 자신들의 집착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지만 'home' 대신 'house'를 택한 자신들의 선택을 되돌리기에는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태였다.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밴 슈비크는 저주받은 이 집의 겉모습을 아름답게 고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집을 위해 집 이외의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보이는 밴 슈비크가 유일하게 붙잡고 있는 것은 힘들 때마다 전화를 걸어 한탄하는 '누군가'다.
통화 내용으로 보아 당연히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사실 상대방은 밴 슈비크가 일방적으로 집착하는 한 의사였다.
벤 슈비크는 결국 집 안에서 끊임없이 기생하는 벌레를 없애지 못하고 집을 팔기는커녕 기생충 같은 존재에게 집을 빼앗기게 되고 본인도 결국 그들과 같은, 집을 먹으며 집에 기생하는 존재가 돼버린다.
결국 벤 슈비크가 집을 파먹는 존재가 되는 것을 통해 인생을 열심히 사는 것처럼 보였던 주인공이 사실은 비뚤어진 욕망을 가진 스토커였다는 추악한 진실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마지막 이야기의 주인공인 로사 역시 다 무너져가는 집을 포기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녀는 첫 번째, 두 번째 주인공들과는 달리 다른 사람에게 관대하고 집을 'house'가 아닌 'home'으로 여긴다.
결국 로사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집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한다.
여기서 이 이야기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로사가 집이라는 공간 자체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배가 된 집을 타고 희망이 보이는 곳으로 떠난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실제로 저주받은 것은 '집'이 아니라 사실은 그 집 안에 살며 '집'에 끊임없이 집착하는 사람들이었음을 보여준다.
연일 집값 폭등 기사가 쏟아지며 그 어느 때보다도 '집'에 집착하는 시대인 요즘, 대한민국에 시사하는 바가 많은 애니메이션이다.
<더 하우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넷플릭스 <더 하우스> ▶ 바로가기
저작권자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t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