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넷플릭스 '지니 앤 조지아'를 통해 살펴본 사회문제 3개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니 앤 조지아>

박시원 승인 2021.12.03 09:50 | 최종 수정 2022.05.28 19:39 의견 0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니 앤 조지아>. 사진 네이버 영화

[OTT뉴스=박시원 OTT 평론가] 모든 문제 제기를 자연스레 녹인 드라마, <지니 앤 조지아>

넘쳐나는 콘텐츠와 다양한 OTT 플랫폼 시장 속에서 넷플릭스가 가지는 강점 중 하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그중에서도 최근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주제를 한 작품 안에 다 녹였지?' 하고 감탄했던 작품이 있다.

바로 <지니 앤 조지아> 이다.

가정 폭력으로 15세에 집을 나와 방랑하던 조지아(브리안 호웨이 분)는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아이를 가지게 된다.

그 아이가 바로 딸 지니(안토니아 젠트리 분)다.

조지아가 싱글맘으로서 사회에 뛰어드는 이야기와, 지니가 젊은 엄마를 두 인종 혼혈이자 사춘기 소녀로서 사회에 나가 고군분투하는 소재를 동시에 다룬다는 것에서 이미 충분히 흥미를 돋운다.

그 중에서도 작품 전반에 잘 녹여낸 사회 문제 세 가지를 꼽아보겠다.

이야기를 하며 오해를 푸는 지니와 조지아. 사진 넷플릭스 공식트레일러

첫 번째, 인종차별.

지니는 학교 첫날 문학 수업에서 피부색만으로 공부를 못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자신을 대하는 선생을 만난다.

이외에도 종종 등장하는 농담이지만 웃을 수 없는 피부색과 관련한 친구들의 농담과 곱슬머리와 같은 어쩔 수 없는 유전적 차이에서 비롯되는 알 수 없는 소외감을 느끼는 지니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특히 할로윈을 맞아 친구들과 브리트니 스피어스 분장을 한 모습을 보며 이질감을 느끼는 다른 친구에, 본인조차 잊고 있던 '흑인이라기엔 하얗고, 백인이라기엔 어두운' 자신의 경계를 외부에 의해 다시 깨닫게 되는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이런 식으로 대놓고 표현하는 혐오가 아닌 우리 일상 사이사이에 자리한 차별 요소를 작품 전반적으로 은근히 고발한다.

두 번째 주제는 첫 번째와 일맥상통한다. 바로 다문화 가정이다.

조지아가 사랑에 빠졌던 지니의 아버지는 인종이 달랐다.

우리가 보기엔 같은 '외국인'(외국인 배우)으로 인식되지만, 작품 내에서 지니는 현재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다문화 가정에 속한 아이다.

특히 누가 봐도 눈부신 미모를 가진 엄마를 둔 딸 아이, 거기에 피부색까지 달라 느끼는 불편함도 계속해서 보여준다.

덧붙이자면, 영화 전체적으로도 다문화적인 요소가 잘 녹아있다.

외국 영화 혹은 드라마라면 동양인 캐릭터가 잘 등장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에선 주연급 조연인 헌터(메이슨 템플 분)가 대만계라는 것과 그의 친구 무리에 동양인과 미국인이 함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자녀 이야기를 하며 웃는 조지아와 엘런. 사진 넷플릭스 공식트레일러

세 번째는 싱글맘.

이 작품의 제목이 <지니 앤 조지아>인 이유는 지니와 조지아의 이야기가 동시에 병렬적으로 다뤄지기 때문이다.

'마커스 보러 켰다가 조지아에 빠진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배역인 조지아는 사회의 편견과 잣대의 대상이 되지만 그렇다고 절대 주눅 들지 않는 당찬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이 걸어온 힘든 길을 자녀들이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살지만, 사춘기 소녀인 딸에게는 간혹 다르게 비치는 경우가 많아 둘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도 한다.

그녀의 대단한 모성애와는 별개로 개인으로서 가지는 야망과 하나씩 밝혀지는 과거는 단순히 하이틴물이라기엔 스릴러적 요소를 한껏 포함시켜 작품의 매력도를 상승시킨다.

지니는 느끼지 못하는 엄마로서의 모성애와 큰 그림을 그리는 조지아를 보다 보면, 그녀는 이 작품을 빛나게 하는 가장 큰 요소라고 단언하게 될 것이다.

하이틴 혹은 로맨스라기엔 교제하는 남녀가 주인공이 아니며, 스릴러라기엔 재미를 주는 요소가 많고, 코미디라기엔 긴장감 넘치는 장면이 많다.

다양한 주제만큼이나 다양한 장르를 한꺼번에 녹여냈음에도 모든 요소가 잘 어우러진 작품, <지니 앤 조지아>를 보지 않고 '넷플릭스 좀 본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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