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김현하 OTT 1기 리뷰어] 요즘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영화 <듄>은 프랭크 허버트가 1960년대에 발표한 SF 소설 시리즈로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SF 문학 시리즈 중 하나로, 그 영향력은 대단해 현대에 수많은 다른 작품에게 영향을 줬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건국 신화라고까지 불리는 스타워즈 시리즈 영화에는 <듄>을 오마주한 듯 장면들이 많다.
하늘에 보이는 두 개의 달 대신 두 개의 태양, 모래밖에 존재하지 않는 행성...
우주사막 속 모래벌레와 그리고 은하계의 대가문들 사이의 정치암투.
<듄> 시리즈는 또한 해당 년도 휴고상과 네뷸러상 장편소설 부문에서 동시에 수상한 최초의 작품으로 유명하다.
여기서 휴고상 수상 기준은 다수의 SF 독자들은 기준으로 정해지는 것이고, 네뷸러상은 소수의 전문가들을 기준으로 정해지는 것으로, 즉 <듄>은 대중과 비평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것이다.
휴고상과 네뷸러상의 명맥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매년 수상작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초기에 오로직 SF 소설만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던 행사가 그 영역을 넓혀, 만화, 게임과 같은 창작물로 확대했다.
휴고, 네뷸러상 수상작들은 다시 다양한 드라마, 영화로 각색되는데 오늘은 그러한 각색작 중 <듄>과 연관지어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 3편을 소개하려 한다.
▶ <네 인생의 이야기>-<컨택트>
주인공인 루이즈 뱅크스(에이미 아담스 분)은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언어학자이다.
그런데 어느 날, 둥근 반원 모양의 외계비행체가 미국, 중국 등 12개국에 착륙하게 되고, 이 비행선에는 갑각류를 닮은 외계인들이 승선해있었다.
이들은 일종의 먹물과 같은 물질을 발사하여 둥그런 무언가의 형태로 의사소통을 시도하였고, 이를 해석하기 위해 언어학자인 루이즈와 물리학자 이안(제레미 레너 분)이 투입된다.
루이즈는 외계인들과 의사소통을 계속하면서 그들의 언어가 시작과 끝이 없는 비선형 문자임을 깨닫고 이에 기반하여 언어의 해석을 시도한다.
그런데 언어가 언어사유자의 사고에 영향을 끼친다는 말 때문일까?
루이즈는 외계인들의 언어를 해석하면서 계속 알 수 없는 기억에 시달리게 된다.
<듄>을 재밌게 본 사람들이라면 아마 <컨택트>도 상당히 흥미롭게 볼 지도 모른다.
네뷸러상 수상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같은 드뇌 빌뇌브 감독이 해당 영화들을 연출했으니 말이다.
언어가 사유자의 사고에 영향을 끼친다는 말에 근거하여 원(圓)형의 문자를 만들어 인간의 사고를 원형으로 만든 작품이다.
빌뇌브는 사고라는 것이 일방향적인 아닌 양방향적으로 흐른다는 것을 놀라울 정도로 시각적으로 확실하게 구현했고, 영화를 처음 감상할 때 상당히 추상적인 개념이 완벽히 이해가 되어 놀라게 되었다.
그리고 어쩌면 다소 운명론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세계관에서 이를 회피하지 않고 담담하게 맞아들이는 루이즈를 보고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 <서던 리치 3부작>-<서던 리치: 소멸의 땅>
미국 국립공원 근처에 알 수 없는 미확인물체가 떨어지더니 그 주위 일대에 특별한 파장으로 경계가 둘러지고 해당 지역은 고립되게 된다.
미국 정부는 해당 지역을 파악하기 위하여 여러 번의 탐사대를 보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생물학자 리나(나탈리 포트만 분)은 먼저 투입된 탐사대에서 특전사인 자신의 남편(오스카 아이작 분)이 실종되자, 실종된 남편을 찾기 위해 바로 다음 탐사대에 지원하게 된다.
그녀는 실은 남편이 탐사대의 자원한 이유가 자신의 불륜사실 때문이라고 자책하고 있었으며 거의 자살에 가까운 자기파멸적 충동으로 자원한 것이었다.
그녀는 다른 탐사대원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모두가 자기파괴적 충동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탐사가 시작되며 이들은 곧 해당 지역의 기이함을 바로 피부로 느끼게 된다.
우선 기억이 불규칙적으로 변하여 3~4일동안 있었던 일들 단체로 잊기도 하며 온 지역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이한 동식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사람 모양을 한 기괴한 꽃들 사이로 머리가 없는 사슴이 뛰어들며, 악어는 상어의 이빨을 했다.
이들을 뒤로하고 일행은 탐사를 계속하다가 리나의 남편이 남긴 듯한 캠코더 영상을 발견한다.
이후 며칠 후, 탐사대원들은 전멸하고, 리나만이 살아남아서 미국정부의 심문을 받게 되고 리나는 해당 장소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기 시작한다.
<듄>의 레토 아트레이데스 공작 역으로 나오는 오스카 아이작이 출연한 작품이다.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의 부름>과 같은 작품을 형상화한듯한 코즈믹 호러 작품이다.
이들이 마주하는 것은 모두 정체도, 대처 방법도 알 수 없는 미지의 공포의 것들이다.
한 때 사람 형상을 했을 것이 분명한 동식물들에게서는 '불쾌한 골짜기'마저 느껴진다.
▶ <엔더의 게임>-<엔더스 게임>
어느 날 지구에 '포믹'이라 불리는 외계종족들이 침공해왔다.
포믹의 공격의 휘말리던 지구인들은 결국 지구로 포기하고 근처 행성으로 이주할 계획까지 세웠으나 한 공군에 의해 움직임에 특정한 패턴이 있으며, 포믹은 수많은 개인이라기 보다는 여왕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한 군집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지구인들은 이를 파악하여 겨우 포믹을 일시적으로 지구에서 물러냈으나 다시 포믹이 침범할 것을 두려워하여 이를 막을 지휘관들을 뽑기로 한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천재성과 특유의 공격성이 필요하였던 그들은 지휘관으로 투입될 어린 영재들을 선발하여 지구 밖에 있는 사관학교로 보내기 시작한다.
수많은 어린아이들 중 지휘관이 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그리고 이번에 뽑힌 어린아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엔더 위긴(에이사 버터필드 분)으로 그는 하이럼 대령(해리슨 포드 분)등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사관학교의 다른 많은 아이들이 그러한 엔더를 시기하는 와중에 엔더는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실수하게 된다.
그런 엔더에게 아이들이 다가와 시비를 걸고, 엔더는 결국 폭력으로써 그들을 응징하고 무리를 이탈하여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외에도 엔더가 지휘관으로 가면서 수많은 제약들이 그의 발목을 잡게 되는데...
듄의 원작소설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엔더스 게임>의 원작 소설 <엔더의 게임> 역시 휴고상과 네뷸러 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영광을 가진 작품이다.
하지만 작품성을 인정받은 소설과 달리 영화는 그 평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본래 3부작으로 구상된 작품의 1부만을 후속작 생각 없이 영화화한 것이 패인인 듯 하다.
원작에서는 1부의 결말이 깨달음이자 곧 모든 것의 시발점이었으나 해당 영화는 본편으로 끝나기 때문에 작품의 모든 충격적 전개와 상상력이 후반부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대중적이지 못한 장르, SF.
해당 영화들과 함께 SF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넷플릭스 <서던 리치: 소멸의 땅> ▶ 바로가기
<컨택트> ▶ 바로가기(왓챠)
<엔더스 게임> ▶ 바로가기(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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