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이민주 OTT 평론가]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오이디푸스 신화를 빌려와 인간이 성장기에 겪는 심리적 현상을 설명했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바로 그것이다.
아동이 반대 성을 가진 부모에 대한 애착을 가짐과 동시에 동성의 부모에 대한 반감을 품다가 이를 극복하고 성인으로 성장해간다는 내용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비록 이를 두고 많은 반론이 제기됐지만, 여전히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인간의 정신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개념으로 다뤄지고 있다.
특히 문학이나 영화에서는 캐릭터 분석을 하는데 좋은 분석 틀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적용하여 영화 <애드 아스트라>의 등장인물을 분석해볼 것이다.
주인공 로이는 남의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연기하듯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는 삶에 대한 의지가 적고 때로는 자기 파괴적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성격 덕에 그는 항상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으며 우주에서 많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의 아버지 클리포드 맥브라이드(토미 리 존스 분)는 우주 탐사 프로젝트 중 실종되었고, 로이는 아버지가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중 로이는 아버지가 생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정신질환이 생겼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아버지를 제거해야 할 수도 있는 임무에 투입된다.
이 임무에 함께 투입된 대령의 이름이 재미있는데, 주인공에 대한 관찰과 진단을 수행하는 그의 이름은 바로 프루이트(도널드 서덜랜드 분)이다.
이 영화의 주제가 정신분석학과 관련이 있음을 강하게 암시하는 부분이다.
사실 로이의 상처는 자신을 버리고 떠나간 아버지에 대한 분노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 상처 때문에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게 된 것이다.
임무가 진행되며 그는 아버지처럼 되고 싶지 않다고 고백하며, 자신이 아버지를 찾고 싶은 것인지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러다 결국 아버지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고 침착함을 잃어버리며 프로젝트에서 배제될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킨 아버지의 프로젝트를 완전히 파괴하기 위해 직접 나선 로이.
그는 아버지를 찾아가는 여정 가운데 외로움과 자괴감에 몸부림친다.
힘든 여정 끝에 만난 아버지는 어쩐지 자신의 모습과 닮아있었다.
그는 지구의 모든 것이 무의미했다고 말하며 로이와 아내를 비롯한 모든 것들을 부정한다.
자신의 목표에 매몰되어 세상에 등을 지고 만 것이다.
결국 아버지는 로이와 함께 지구로 귀환하기를 거부하고 홀로 무한한 우주 공간 저편으로 사라진다.
멀어지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처절하게 절규하는 로이.
그러나 아버지의 죽음은 로이에게 있어서 하나의 극복이기도 했다.
로이는 다시 지구로 향한다.
어서 혼자만의 시간이 끝나길 고대하며, 항상 벗어나려고만 했던 지구로 속히 귀환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지구에 도착했을 때 그의 삶은 완전히 변화한다.
삶의 의욕을 가지고 자신 주변의 중요한 것들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알게 되며, 삶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운다.
아버지에 대한 반감에서 동일시 과정을 거쳐 그 모습을 극복하고 더 나은 인물로 이행한 것이다.
로이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성공적으로 극복되었고, 이제 그는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이 되었다.
영화의 제목 <애드 아스트라>는 'Per ardua ad astra (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하여)'라는 라틴어 문구에서 따온 것이다.
역경의 극복을 통한 더 나은 인간으로의 이행.
영화는 그 과정을 섬세하면서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인간에게는 모두 극복해야 할 무언가가 있다.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은 외롭고 힘들겠지만, 그 이후에 이어지는 것은 성장이다.
당신이 극복해야 할 역경은 무엇인가.
당신은 로이처럼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한 인간의 성장을 그린 영화 <애드 아스트라>는 왓챠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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