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나치를 쫓는 이들의 범죄 추적 스릴러 2편

전여진 승인 2021.10.14 10:30 | 최종 수정 2022.05.28 12:56 의견 0
(좌)<더 디피티드:패자들의 도시>, (우)<재규어>. 사진 넷플릭스

[OTT뉴스=전여진 OTT 평론가]

◆ 그들이 나치를 쫓는 이유

나치가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모여 복수를 계획한다.

넷플릭스에서 9월 공개된 <재규어>의 이야기다.

주인공 이사벨(블랑카 수아레스 분)은 나치 전범이자 아버지를 죽인 오토 바흐만에 복수하기 위해 15년을 기다렸다.

하지만 복수가 현실이 되는 순간 난데없는 훼방꾼들의 등장으로 바흐만 암살 작전은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바흐만의 암살을 막은 이들의 정체는 또 다른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었다.

그들은 생체실험을 통해 수많은 유대인들을 살해한 죽음의 의사 하임을 국제심판대에 세우자며 이사벨에게 팀에 합류할 것을 권유한다.

한 팀이 된 그들은 신분을 속인 채로 바흐만에게 접근하며 하임을 잡을 계획을 세운다.

나치를 쫓는 유대인들이 등장하는 <재규어>와 달리, <더 디피티드: 패자들의 도시>에서는 나치를 쫓는 두 명의 미국인이 등장한다.

나치 전범을 찾아 잔인하게 죽이는 형 모리츠(로건 마샬 그린 분)와 베를린 경찰서로 파견된 동생 맥스(테일러 키취 분)가 그 주인공이다.

1946년 종전 이후 폐허가 된 베를린의 경찰서 재건을 돕기 위해 맥스가 미국에서 파견된다.

그러나 맥스가 베를린에 온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바로 독일로 파병 갔다 부대를 이탈한 후 연결이 끊어진 형을 찾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마주한 모리츠는 나치를 잔인하게 죽이는 살인마가 되어 있었다.

법과 질서를 믿지 않는 형과 달리 정의를 추구하는 동생은 나치 학살자로 변해버린 형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건물 잔해 옆에 앉아 있는 엘지(니나 호스 분) 경찰서장. 사진 넷플릭스

◆ 전쟁 이후 폐허로 변해버린 도시

1946년 패전한 베를린 곳곳에는 전쟁 후유증의 잔해가 이곳 저곳에 남아 있었다.

아이들은 운동장이 아닌 무너진 건물 잔해 위를 뛰어다니며 놀고, 경찰들은 경찰서 건물도 없어 은행을 대신 사용하는 중이었다.

특히 미국 경찰인 맥스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독일 경찰들은 유니폼조차 없어 개인 사복을 입고, 경찰임에도 독일인이란 이유로 총기 소지마저 자유롭지 않다.

망가진 것은 사회 체계뿐만이 아니었다.

정의와 존중, 개인의 도덕마저 붕괴됐다.

종전 후 독일에는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이 10만 명을 넘어선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여성들의 낙태를 도와준 후 그녀들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엔젤 메이커'가 등장한다.

그리고 맥스와 독일 경찰들은 엔젤 메이커를 잡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더 디피티드: 패자들의 도시>는 패전국의 참상을 단순히 폐허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정밀하게 묘사한다.

소련, 미국, 영국, 프랑스가 케이크 조각을 나누듯 부분 통치하던 혼란스러운 정치적인 상황 역시 반영하고 있다.

암울한 베를린의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미래에 대한 희망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무너진 사회 시스템 속에서 한 여자아이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커서 매춘부가 되기 싫어요. 난 커서 수의사가 될 거예요."

내일의 병사인 아이들을 지키자는 극 중 포스터가 보여주듯 미래의 희망은 바로 '자라나는 아이들'이다.

엔젤 메이커의 편에 섰던 카린(칼라 엠데 분)은 어린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엔젤 메이커의 계획을 망가뜨리는 선택을 한다.

패전한 베를린 땅 위에 얽히고 섥힌 수많은 이해관계를 엿볼 수 있는 <더 디피티드: 패자들의 도시>는 넷플릭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재규어>팀원들. 사진 넷플릭스

◆ 정의의 방아쇠를 당기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들

<더 디피티드: 패자들의 도시>가 패전국 국민들의 삶에 초점을 두었다면, <재규어>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나치를 쫓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초원 위를 질주하는 재규어란 제목답게 전개가 빠르게 이뤄져 답답합은 없지만 조금 허술하단 인상을 받았다.

재규어 팀원들은 모두 과거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나치의 잔혹한 손아귀 아래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기 때문이다.

당장이라도 나치에게 자신들이 겪었던 그 고통을 똑같이 주고 싶을 텐데도 그들은 성급하게 분노하지 않는다.

모르쇠로 일관하던 하임은 도망갈 방법이 없자 자신이 했던 고문들을 나열하며 총을 든 이사벨의 분노를 자극한다.

하지만 이사벨은 홧김에 방아쇠를 당기지 않는다.

하임을 죽여버리면 국제 심판대에 그를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녀가 바흐만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며 <재규어> 시즌 1은 종료한다.

시즌 2를 연상시키지만 매듭도 짓지 않은 채 밋밋하게 끝나버려 크게 아쉬웠다.

실제 아리베르트 하임은 정의의 심판을 피한 채 1992년에 이미 사망했다.

<재규어>에서는 하임이 과연 심판을 받을 수 있을지 시즌 2가 기대된다.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정의의 복수를 담은 <재규어>는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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