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니 맥피 - 우리 유모는 마법사> 스틸컷. 사진 다음 영화
[OTT뉴스=장혜연 OTT 평론가] '어린 소년이었을 때의 레옹 베르트에게'라는 말로 끝나는 <어린왕자>의 서문이 생각난다.
'어른들은 누구나 다 처음엔 어린아이였다. (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어린아이였던 것을 잊은 당신을 위해 '당신 안의 어린이를 위한 영화' 시리즈를 이어간다.
두 번째 영화는 이름만 들어도 아는 영화 <내니 맥피 시리즈>다.
그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말썽꾸러기 아이들을 돌보러 온 '정부 유모' 내니 맥피가 다시 아이들을 '차분하게', 또 동시에 가족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넷플릭스에서 내니 맥피 시리즈의 첫 번째 편 <내니 맥피 - 우리 유모는 마법사>와 두 번째 편인 <내니 맥피 2 - 유머와 마법소동>을 볼 수 있다.
<내니 맥피 - 우리 유모는 마법사> 포스터. 사진 다음 영화
▶ 날 원치 않지만 내가 필요하다면 난 여기 있을 거야,
날 원하지만 필요하지 않을 때면 난 떠날 거야
주인공 '내니 맥피'(엠마 톰슨 분)의 운영 방침은 바로 이거다.
When you need me, but do not want me, then I must stay.
When you want me, but no longer need me, then I have to go.
불현듯 나타났다가 어느 순간 사라져버리는 메리 포핀스의 규칙과도 비슷하다.
내니 맥피는 꼭 나의 어린 시절을 의미하는 것 같다.
어릴 때는 뜨거운 커피도 마실 수 있고 클랙슨 울려가면서 내 차도 운전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막상 어른이 되어보니 다시 천진난만하게 컵떡볶이와 피카츄 돈가스를 먹을 수 있는 어린이가 되고 싶다.
원치 않았을 때는 항상 거기 있었는데, 원할 때는 이미 떠나고 난 후인지 어딘지 아쉽다.
내니 맥피도 그렇고 메리 포핀스도 그렇고, 다시 오지 않을 테지만 함께 보낸 그 시간이 마법 같은 시간이었음에는 분명하다.
<내니 맥피 - 우리 유모는 마법사> 스틸컷. 사진 다음 영화
▶ 넌 어른들의 세계를 몰라
어린이가 들었을 때 가장 서운한 말이 이 말 아닐까?
"너는 그냥 어린애잖아. 너는 절대 이해 못 해."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오히려 어린이니까 더 잘 보이고 더 잘할 수 있는 게 분명히 있었다.
솔직하게 말하는 법이나 슬플 때 우는 법, 아니면 놀고 싶을 때 속편하게 노는 법 같은 것 말이다.
어른들의 복잡한 마음과 남모를 고민들도 분명히 알고 있었는데, 왜 어른들은 항상 나에게 '너는 몰라!' 같은 말을 했을까?
우리 엄마아빠가 어린 나를 한 인간으로 진지하게 대해주면서 고민을 차분하게 나눠줬으면, 우리 집이 좀 더 행복했을지도 모르겠다.
어른이 되어보니 행복한 어린이한테 무거운 고민들을 짐 지우기 싫은 마음도 이해가 된다.
큰아들 사이먼(토마스 생스터 분)에게 "아빠는 우리 말 안 들어!" 하는 말을 들었던 아빠(콜린 퍼스 분)가 "너희들과 의논했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야. 앞으로 너희들에게 집안일을 숨기지 않겠다."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되는 변화를 보는 것도 흐뭇하다.
<내니 맥피 - 우리 유모는 마법사> 스틸컷. 사진 다음 영화
▶ 괜찮아,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너니까
유모가 하녀 에반젤린(켈리 맥도널드 분)에게 드레스를 입혀주며 하는 말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너야." 하는 말은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라 이제는 새롭지도 않고 그렇게 인상적이지도 않다.
그런데 내니 맥피가 해줘서 특별하게 들린다.
어린이였던 시간 동안 주인공이 나였음은 확실한데, 지금은 내가 주인공인지 엑스트라인지 알 수가 없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대표 격인 내니 맥피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나라고 해주니까, 그 말이 진짜 맞는 말 같다.
뒷일 생각하지 않고 해맑게 케이크를 던지고 싶은 어른인 당신에게 가장 먼저 추천한다.
악동 중의 악동이었던 사람에게도, 대충 웃고 넘길 영화가 필요한 사람에게도, 원룸에서 지내면서 복작복작 가족들과 지내던 옛날이 그리운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내니 맥피 - 우리 유모는 마법사>▶ 바로가기(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