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박시원 OTT 평론가]
생각 그만! 난 그저 배꼽 빠지게 웃고 싶다! <롤러코스터>
바야흐로 부캐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이전부터 여러 방면에서 도전하며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은 꾸준히 있었다.
배우로서 명품 연기뿐 아니라 감독과 연출가, 제작자로서도 좋은 역량을 펼치는 배우 하정우.
그의 필모그래피 중 특유의 '하저씨' 감성을 엿볼 수 있는 영화 <롤러코스터>를 소개한다.
필자는 이 영화를 특이점이 온 코미디 영화라고 소개하고 싶다.
다음은 그 이유다.
▶ 특이점 1. 기내라는 공간 배경
공간 배경의 설정은 각본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공간의 이동이 없이 한 장소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기에 가장 알맞은 배경 설정으로 비행기와 기차가 많이 이용되는데, 이 영화 역시 '기내'라는 특수한 공간 배경을 활용했다.
한정된 인물이 작품을 이끌어가고 그에 따라 각각의 캐릭터는 일관성을 가져 더 진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
또한 바깥 대기환경에 따라 주인공의 기분을 좌우할 수 있다는 특별한 장점도 가진다.
특히 이 영화의 경우 비행공포증, 편집증, 결벽증을 가진 주인공 마준규(정경호 분)를 기내에 가둠으로써 그 매력을 증폭시켰다.
▶ 특이점 2. 지독한 컨셉의 등장인물
흔히 어떤 특징이 매우 두드러지거나 자신의 특징에 매우 심취한 사람을 인터넷상에선 '지독한 컨셉러'라고 한다.
이 작품은 기내 모든 승객이 그러한 지독한 컨셉러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심한 말투로 서로를 향해 공격적인 대사를 남발하고, 듣는 사람은 타격이 없으며, 과한 요구를 하는 승객과 미동도 없이 거절하는 승무원 등 뭔가 모를 어색함과 현실감 없는 모습에서 어이없는 웃음이 터져 나온다.
특히 영화 후반에 등장하는 단발머리 의사(이지훈 분)는 어떤 영화에서도 본 적 없는 강렬한 존재감을 내비친다.
차분한 듯 숨 가쁘게 "어디에요? 여기예요?"를 계속 남발하는 모습은 필자가 꼽은 이 영화의 베스트 장면이다.
▶ 특이점 3. 교훈인 듯 교훈 아닌 교훈 같은 메시지
깊은 생각 없이 편하게 보는 영화라며 소개하지만, 그 안에서도 영화라면 반드시 가지는 주제 의식, 일종의 교훈이 담겨 있다.
추락에 가까운 상황을 겪으며 자신의 일생을 돌아보고 회개하던 마준규의 모습은 절실했지만, 육지에 내려 여자 승무원에게 작업을 거는 모습, 매니저 형에게 육두문자를 날리는 모습에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음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으니 조심하라는 건지, 쉽게 변하기 어려우니 좋은 방향으로 늘 추구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건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둘 사이 어딘가에 영화가 자리함으로써 언뜻 두 교훈을 건네는 것처럼 보인다.
평론가로서 사용하기엔 우스운 표현이지만, 참 '요상한' 영화라고 하겠다.
잘 만들어진, 소위 일컫는 'B급' 코미디와 정통 코미디 사이 애매함과 동시에 오묘한 매력을 함께 가진 영화 <롤러코스터>는 티빙, 왓챠, 시즌 그리고 카카오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롤러코스터> ▶ 바로가기(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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