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에서 마주친 전여친, 스폰남, 부모님까지?!<시바 베이비>

왓챠 익스클루시브: <시바 베이비>

박서영 승인 2021.09.16 07:00 | 최종 수정 2021.12.05 17:39 의견 0
<시바 베이비> 포스터. 사진 왓챠

[OTT뉴스=박서영 OTT 1기 리뷰어]

◆ 그래서 누가 죽었다고?

<시바 베이비>는 'Shiva'라는 유대인 전통 장례의식을 소재로 한 영화로, 러닝 타임 내내 장례식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극을 진행한다.

그러나 주인공 대니엘(레이첼 세노트 분)은 누가 죽은지도 모르고 부모님에 이끌려 아주 먼 친척의 시바에 참석하게 된다.

그 사람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자리이지만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 지인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는 척 서로를 탐색하기 바쁘다.

졸업을 앞둔 대니엘은 여전히 부모님의 지원을 받으며 번듯한 직장도 없이 슈가 대디, 스폰서와 관계를 맺으면 용돈 벌이를 하고 있다.

아직 제대로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이 추상적인 미래만 그리며 사는 대니엘이 부모님은 못마땅하다.

시바에 참여하기 전 대니엘과 부모님이 모여 친척들에게 그럴싸하게 보이기 위해 서로 입을 맞추는 모습은 왠지 짠해 보인다.

"졸업 후에 뭐할거야? " "취직은 했어? "애인은 있니? 결혼은?"

누가 죽은 지도 모르고 간 장례식에서 대니엘은 자신도 그 답을 모르는 질문들을 쏟아내는 이들에게서 하루 동안 살아남아야 한다.

마치 곧 다가올 추석과 같은 우리의 명절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펼쳐지면서 사람 사는 곳이 다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바 베이비> 대니엘이 시바에서 제공하는 음식을 담는 모습. 사진 왓챠

◆ 뭘 할지 모르겠어

대학 졸업 후 모든 이들이 하는 공통적인 고민 중 하나는 내가 무엇이 하고 싶은지, 무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시바 베이비>의 대니엘 또한 그랬다.

그러나 엄마가 자신의 취직 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장례식을 채용 박람회처럼 이용하는 모습을 보며 대니엘은 엄청난 압박감과 당혹감을 느낀다.

심지어 그 자리에는 전 여자친구 마야(몰리 고든 분)와 자신과 얼마 전에도 잠자리를 한 맥스(대니 데페라리 분)가 한 자리에 있다.

마야는 로스쿨을 다니며 시바에 참여한 모든 어른들의 인정을 한 몸에 받아 대니엘을 기죽게 만들고, 맥스는 애 딸린 유부남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대니엘을 충격에 빠지게 한다.

어디다 말도 못하는 충격에 혼자 끙끙대는 대니엘의 마음도 모르고 대니엘의 엄마는 맥스와 그의 아내에게 딸의 일자리 소개를 부탁하며 대니엘을 미치게 만든다.

자신이 그동안 저지른 거짓말과 가식들이 모두 들통나버릴 상황에 처해있는 대니엘은 어떻게든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지만 그럴수록 숨겨진 비밀들이 드러날 위기에 빠지게 된다.

점점 무너져가는 그녀를 보며 우리 또한 점점 숨을 쉬기가 힘들어질 정도로 큰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더 이상 아이가 아닌 나이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어른이 되지도 못한 대니엘은 장례식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도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보인다.

관심과 애정이라는 이름으로 질문을 쏟아내는 어른들 앞에서 대니엘은 자신의 거짓말을 들키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참 안쓰러워 보인다.

<시바 베이비> 예고편의 한 장면. 사진 왓챠 공식 예고편 캡쳐

◆ 코미디를 넘어 공포와 스릴러로

블랙 코미디 장르를 가지고 있는 <시바 베이비>는 극이 진행될수록 관객들에게 엄청난 공포를 심어준다.

장례 절차가 일어나는 한정된 공간, 주인공 대니엘을 극 내내 따라다니면서 그녀의 내밀한 심리 상태를 보여준다.

그녀의 변화하는 심리를 보여주는 클로즈업과 조명, 빠른 호흡의 대사까지 77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을 잘 활용했다.

특히, 극 후반부에 간신히 붙든 멘탈이 모두 무너지면서 소리를 지르는 장면에서는 시청자들에게도 그녀의 답답함과 미칠 것 같음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다.

<시바 베이비>는 단순히 웃픈 것을 넘어 이 공간을 빨리 탈출하고 싶은 심리를 계속해서 심어주면서 주인공의 내면을 촘촘히 따라가게 만든다.

여기서 단연 돋보였던 것은 대니엘을 연기한 레이첼 세노트.

극 초반에서부터 후반까지 점점 동공이 풀리며 영혼이 빠져나간 것 같은 그녀의 모습에, 우리는 직접적인 대사 없이도 대니엘의 불안함과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마지막에 탈출한 줄 알았던 대니엘이 눈치 없는 아빠로 인해 원인제공자들과 집보다 더 좁은 차를 타고 가는 장면에서는 다시 코미디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블랙 코미디의 장르성을 잘 살린 것을 알 수 있다.

만국공통으로 진행되는 잔소리 속 대니엘의 고군분투가 펼쳐지는 <시바 베이비>는 왓챠 익스클루시브로, 왓챠에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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