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OTT 평론가 김지연] 동명의 웹툰 원작을 드라마화한 JTBC 드라마 <알고있지만,>이 아쉬운 성적을 남기며 종영했다.
<알고있지만,>은 방영 전부터 웹툰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라이징 스타 한소희와 송강이 주연을 맡는다는 소식에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배우들의 다소 어색한 연기만큼이나 아쉬웠던 것은 반복되는 지루한 전개였다.
이 드라마가 유독 루즈하다는 평이 많았던 이유는 비단 느린 연출 때문만이 아니다.
특별한 스토리 없이 설정만 존재하고, 이 설정이 계속 똑같이 반복된다는 점이 드라마의 매력을 반감시켰다.
<알고있지만,>은 '사랑은 못 믿어도 연애는 하고 싶은 여자' 유나비(한소희 분)와 '연애는 성가셔도 썸은 타고 싶은 남자' 박재언(송강 분)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이 설정대로 나비는 재언을 믿지 못해 관계를 확인받고 싶어 하고, 재언은 적당히 거리를 두지만 그렇다고 너무 멀어지지도 않는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서로의 지향점이 맞지 않으니 매번 같은 이유로 둘은 싸우다 화해하고, 거리를 뒀다 다시 가까워지고, 싸늘했다 다정해진다.
특별한 관계의 진전이나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드라마의 중후반부까지 이 지지부진한 밀고 당기기가 반복된다.
10화 내내 나비와 재언은 똑같은 싸움을 하고, 이 초기 설정을 넘어서는 서사나 사건은 존재하지 않는다.
알맹이 없는 연인의 밀당을 지켜보는 기분이라 다음 전개가 궁금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알고있지만,>이 스토리보다 주인공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데 집중한 드라마인 것도 아니다.
나비와 재언의 들쑥날쑥한 감정선과 행동들은 따라가기에 벅찼다.
인물들이 감정을 표현하기만 하고 이 감정이 설명되진 않기 때문이다.
냉랭한 기운이 감돌다가도 별다른 계기 없이 다시 가까워져 있는 주인공들을 보면 의아할 뿐이다.
원작과는 다르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 마지막 장면이 잘 납득되지 않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연애를 성가셔하는 재언은 나비와의 연애를 결심하지만, 어쩌다 재언이 변화하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
재언과 설아의 관계에 대한 의문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찝찝하게 남아 있다.
9화까지 질질 끌던 나비와 재언의 관계가 10화에서 갑자기 급전개로 마무리되며 끝났다.
웹툰 원작을 드라마화하면서 '솔-지완', '빛나-규현' 등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추가한 것은 매력적이었으나, 주인공들이 느끼는 감정에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서사들이 뒷받침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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