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박서영 OTT 1기 리뷰어]
◆ "사랑이 전부라고 생각해?"
여기 사랑에 대한 두 가지 정반대의 관점을 가진 두 여자가 있다.
바로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는 자유로운 영혼 린다(릴리 제임스 분)와 안정적인 삶을 꿈꾸는 이성적인 페니(에밀리 비첨 분)다.
1927년과 1941년 세계대전 사이의 유럽을 배경으로 자신의 인생에 대한 선택의 폭이 좁았던 여성들의 삶을 린다와 페니를 통해 조명한다.
린다는 귀족가문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인종차별주의자이자 가부장적 사고 방식을 가진 아버지 밑에서 교육도 받지 못하고 허황된 꿈만 꾸며 살아간다.
이와 반대로 그녀의 사촌 페니는 자신을 버리고 사랑과 쾌락만 쫓는 엄마와 다르게 살 것이라 결심하며 일찍부터 교육을 받고 안정적인 가정을 꿈꾼다.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둘은 서로의 유일한 단짝이자 자매로서 모든 것을 함께 하게 된다.
욕망에 솔직한, 욕망을 숨기는 린다와 페니는 저택 속 작은 창고에서 각자 다른 형태이지만 어른이 되어 오게 될 눈부신 미래를 꿈꾸게 된다.
1927년 10대 순진했던 두 소녀 린다와 페니를 보며 어렸을 때 친구와 소설, 만화를 보며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기대감에 부풀었던 과거를 회상할 수 있을 것이다.
◆ "어른이 너무 되고 싶어서 더 이상 아이 노릇을 할 수 없다는 건 잊었어"
린다는 꿈에 그리던 사랑을 찾게 된다.
하루라도 빨리 시골 동네에서, 아버지에게서 탈출하고 싶었던 린다는 토니(프레디 폭스 분)을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게 된다.
결혼식 당일, 린다는 페니에게 말한다.
어른이 되고 싶은 나머지 아이 노릇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잊었다고.
어린 시절 우리 모두는 어른이 되기를 소망한다.
하지만, 막상 어른이 된 지금 다시 아무것도 모르던 철 없던 어린 시절을 그리워 한다.
이는 린다처럼 어른이 되면 더 이상 아이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린다 또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꿈 많던 소녀였고 그걸 이루었으나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 어른의 세계에 당혹감을 느꼈을 것이다.
계속되는 결혼과 사랑의 실패로 인해 린다는 페니의 엄마와 마찬가지로 '도망자'가 되어 버린다.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지지 않는 어린 아이처럼 말이다.
◆ "누군가는 자유분방함을 지켜 나가야 해요"
그런 사람이 있다.
모든 이들이 한 번쯤 꿈꿔보았을 현실적이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사는 사람.
린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포기해야만 했던 자유분방함의 상징이었을 것이다.
실패를 거듭하고 방황하는 린다를 보면서 자신의 안정적인 삶을 옳다고 믿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과감하게 자신을 던지는 린다의 자유로움이 끝까지 지켜 지기를 바란다.
린다가 의미 없는 수다, 파티, 술에 빠지고 욕망을 좇아 세계를 유랑하는 동안 린다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은 페니였다.
페니 또한 자신을 버리고 도망간 엄마의 모습을 린다에게 보며 괴로워하지만 그녀의 자유분방함을 끝까지 옆에서 지켜주게 된다.
시골 동네를 벗어나지 못하며 매일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지만, 페니 또한 린다처럼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삶을 살고 싶었을 것이다.
이를 숨기면서 하루 하루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페니에게 린다라는 존재는 숨겨진 욕망을 대신 실현해주는 존재였다.
◆ "누가 내 얘기를 소설로 써줬으면 좋겠어. 기왕이면 해피엔딩으로"
<린다의 가장 완벽한 5개월>은 페니의 시점에서 본 린다를 그린다.
단순히 린다와 페니의 삶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정반대의 삶을 살고 싶은, 어쩌면 자신 또한 그리 살고 싶었으나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용기가 없어 하지 못했던 일을 하는 친구를 바라보는 우리 모두의 시점을 대변한다.
때로는 린다의 삶을 안타깝게 생각하기도, 때로는 린다의 삶을 부러워하기도 하는 양가적인 감정을 가진 페니를 보며 우리들은 공감할 수밖에 없다.
가장 인생을 인생 답게 살며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린다를 보며 항상 하고 싶은 것 보다는 해야 할 것들에 집중해 머뭇거리기만 했던 우리의 삶을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하지만, 린다의 인생은 린다의 바람처럼 해피엔딩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1,2부의 페니에서 본 린다의 화려하고 눈부신 인생은 3부 린다의 시점에 이르렀을 때 그리 순탄하고 행복한 삶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랑만 쫓았지만 결국 그녀에게 남는 것은 없고 전쟁 하나로 모든 것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삶일 뿐이었다.
언제 깨져도 이상하지 않고 불안한 삶을 살던 린다는 욕망을 쫓을수록 허무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결혼이라는 선택지 밖에 없던 시절, 자신의 욕망과 자유에 충실했던 <린다의 가장 완벽한 5개월>은 왓챠 익스클루시브로, 현재 왓챠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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