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박서영 OTT 1기 리뷰어]
◆가면 속에 갇힌 두 소녀
<서러브레드>는 각자 다른 이유로 가면을 쓴 두 소녀 릴리(안야 테일러 조이 분), 아만다(올리비아 쿡 분)가 등장한다.
그녀들은 겉으로 봤을 때는 부유한 집의 아이들인 것 빼고는 평범해보인다.
아니, 평범을 넘어서 완벽해보인다.
릴리는 예의바르고 친절하며 기숙학교를 조기 졸업했을 정도로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다.
심지어 고등학생답지 않는 특유의 품위 또한 갖췄다.
하지만, 그녀는 '완벽함'이라는 가면 속에 어두운 내면을 숨기고 있었다.
사실, 릴리는 매우 거짓말을 잘하고 가식적이며 냉정하다.
그런 릴리의 가면을 발견하게 된 것은 또 다른 가면을 쓴 소녀, 아만다였다.
그녀는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소시오패스다.
하지만, 이를 숨기기 위하여 그녀 또한 가면을 쓰고 특유의 탁월한 연기력을 발휘한다.
심지어는 릴리에게 쉽게 우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둘은 자신들의 가면 속 숨겨왔던 모습을 드러내며 가까워지게 된다.
릴리와 아만다는 같으면서도 매우 다르다.
릴리는 매우 감정적이고 예민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를 쓰고 완벽한 딸의 모습을 연기하려고 한다.
반면에, 아만다는 감정이 없는 소시오패스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적인척 연기를 하며 풍부한 감정을 드러내려고 노력한다.
이처럼 닮은 듯 다른 두 소녀를 이어준 것은 '살인 계획'이었다.
◆ 살인을 계획하며 우정을 쌓는 두 소녀
<서러브레드> 속 두 소녀 릴리와 아만다는 기묘하고도 무서운 우정을 나눈다.
평소 새 아빠 때문에 힘들어하는 릴리를 위해 아만다는 살인을 제안한다.
불안함을 느끼며 감정적으로 동요하는 릴리 옆에서 아만다는 특유의 무표정과 침착한 태도로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며 청부 살인을 계획한다.
친구를 위하여 아버지의 살인을 계획하고 이를 망설임 없이 실행에 옮기는 친구라니.
소시오패스 아만다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눈물 겨운 우정이다.
모든 계획이 무산되고 릴리 스스로 아빠를 죽이고 아만다에게 모든 죄를 덮으려고 한 순간조차 아만다는 이를 알고 있음에도 스스로 수면제가 든 칵테일을 마신다.
릴리는 아만다에게 누명을 씌우고도 고고한 표정으로 잘 살아가고 아만다는 그러한 릴리에게 감옥에서조차 편지를 쓰며 우정을 표현한다.
◆ 두 소녀, 누가 소시오패스였나?
사실 <서러브레드> 속 가장 잔혹하고 무서운 인물은 소시오패스인 아만다가 아닌 릴리였다.
릴리는 감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목표를 위해 망설임 없이 아만다를 배반했고 아빠를 죽이고도 멀쩡하게 살아간다.
반면에 소시오패스 아만다는 감정을 배우기 위하여 끝까지 노력했고 우정이라는 감정에 대해 모르지만 릴리를 위해 살인을 계획하고 그녀의 죄까지 대신 책임지면서도 여전히 릴리를 생각한다.
보통 스릴러 영화 속에서 나오는 전형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소시오패스 캐릭터를 아만다 역의 올리비아 쿡은 매우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극 초반에는 극적 긴장감을 조성하면서 동시에 블랙코미디 특유의 웃음까지 선사한다.
무엇에도 큰 흥미를 보이지 않고 큰 감정의 동요 없으면서도 맡은 일에는, 심지어 그것이 살인일지라도 최선을 다해서 목표를 수행하려고 하는 그녀에게 관객들은 빠질 수 밖에 없다.
반면에 릴리 역을 맡은 안야 테일러 조이는 극 초반의 불안정하고 유약해보이는 캐릭터에서 극 후반이 갈수록 아만다보다 더 사이코 같은 모습을 보이면서 극적 반전을 훌륭하게 이끌었다.
◆ 정적이고 차가워서 더 무서운
<서러브레드>는 매우 차갑고 정적이다.
아만다와 릴리 두 어린 소녀가 살인을 계획하고 이를 실행에 옮길 때 조차도 복수심이나 분노, 슬픔 등의 극한의 감정을 보이며 이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아직 어린 두 소녀가 특유의 침착한 태도와 비상한 두뇌로 살인을 전략적으로 계획하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더 무섭고 잔혹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살인의 동기 또한 명확히 보여주지 않는다.
릴리는 자신의 양아버지가 자신의 삶에 방해가 된다 판단했고, 아만다는 그런 릴리를 위해서 살인을 제안했다.
10대 청소년 아직 불안정하고 갈피를 잡지 못하던 시절, 두 소녀는 만났고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이상하고 잔혹한 방향으로 우정을 키워 나갔던 것 뿐이다.
다르면서 닮은 두 소녀의 무섭고도 잔혹한 우정을 볼 수 있는 <서러브레드>는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서러브레드> ▶ 바로가기(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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