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도쿄 올림픽! 올림픽 다큐멘터리 3선

넷플릭스 오리지널: <레이디스 퍼스트: 내일을 향해 쏴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이카로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불사조, 비상하다>

이희영 승인 2021.08.15 06:04 의견 0
왼쪽부터 순서대로 <레이디스 퍼스트: 내일을 향해 쏴라>, <이카로스>, <불사조, 비상하다> 포스터. 사진 넷플릭스

[OTT뉴스=이희영 OTT 평론가] 지난 8일 2020 도쿄 올림픽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이후 24일부터 9월 5일까지 패럴림픽이 진행될 예정이다.

패럴림픽까지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흥미롭게 시청할 수 있는, 올림픽을 다룬 다큐멘터리 작품을 소개한다.

과녁을 조준하는 인도의 양궁 선수 디피카 쿠마리. 사진 넷플릭스 예고편 캡처


◆ <레이디스 퍼스트: 내일을 향해 쏴라>(Ladies First, 2018)

<레이디스 퍼스트: 내일을 향해 쏴라>는 인도의 여성 양궁 선수, 디피카 쿠마리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쿠마리는 세계 1위에 오른 월드 챔피언이며, 2020 도쿄 올림픽까지 포함해 3번이나 올림픽에 출전한 실력자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8강에서 안산 선수와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다큐멘터리는 인도의 가난한 여성으로서 디피카 쿠마리 선수가 겪어온 차별과 고난을 다룬다.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하기까지 그는 수많은 고정관념과 차별에 부딪혀야 했다.

인도는 여전히 여성은 스포츠를 할 수 없다고 믿는 사회다.

이러한 통념을 반영한 듯 인도에서 조직화된 스포츠에 참여하는 여성은 1%도 안 된다.

다큐멘터리는 여성을 향한 차별과 더불어 인도의 열악한 선수 대우와 성적 지상주의적 가치관까지 고발한다.

동행한 관료는 비즈니스석을 탔는데 쿠마리 선수는 이코노미석을 타고 이동하며 피로를 견뎌야 했다.

쿠마리는 여성과 국가를 위해 인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선수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고, 무엇보다 여성의 스포츠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미래의 여성 선수들이 자신이 원하는 길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디피카 쿠마리 선수는 말한다.

"사람들은 종종 '숙녀 먼저(ladies first)'라고 해요.

그럼 여자들이 교육이나 스포츠에서 성공하고 싶어 할 때 그런 중요한 순간엔 왜 '숙녀 먼저'라고 안 하죠?

여자들이 정말 약하거나 무능력하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우리한테 자유가 주어지면 남자들보다 더 성공하고 앞서가서 우릴 못 따라올까 봐 두려워하기 때문일 거예요."

한국 양궁 역시 몇 번 등장하니 반갑게 시청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으로 러시아 도핑 의혹을 제기한 독일의 ARD 방송국 보도. 사진 넷플릭스 예고편 캡처

◆ <이카로스>(Icarus, 2017)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는 러시아 국기를 보지 못했다.

삼색 국기 대신 올림픽 마크와 삼색 횃불이 새겨진 생소한 깃발이 시상대에 올랐고, 국가 대신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이 울려 퍼졌다.

선수들은 '러시아'가 아닌 '러시아 올림픽위원회(Russia Olympic Committee)' 소속으로 불렸다.

평창 올림픽 때에도 러시아 선수들은 'OAR(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 Olympic Athletes from Russia)' 이름으로 출전했다.

이번 도쿄 올림픽을 포함해 이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그리고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러시아 국기는 없을 예정이다.

정확히는 2022년 12월 16일까지다.

러시아가 CAS(스포츠중재재판소, Court of Arbitration for Sport)로부터 국가 단위 국제대회 참가를 금지당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치 올림픽에서의 러시아 도핑 파문이 수면 위에 올랐다.

국가가 선수들의 도핑 결과 샘플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전 세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카로스>는 이 사건의 비밀을 파헤쳐나가는 여정을 다룬다.

내부고발자 그리고리 로드첸코프가 고백하는 진실과 그를 향한 정부의 대처는 실로 충격적이다.

2017년 8월, 다큐멘터리가 공개될 당시 매듭지어지지 않은 이 사건은 그해 12월 5일 사실로 밝혀졌다.

IOC는 러시아의 2018 평창 올림픽 공식 출전을 금지했고, 이후 2020년 12월에 도핑 샘플 조작 혐의가 인정돼 러시아는 주요 국제 스포츠대회 참가를 제한당했다.

태양을 향해 날아가고자 끝없는 욕심을 부리다 땅으로 떨어지고 만 이카로스.

더 높은 성적을 얻어내고자 원칙을 어긴 한 국가는 그렇게 추락할 수밖에 없었다.

이 작품은 이후 2018년 미국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준비 자세를 취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육상 선수 은탄도 마흘랑구. 사진 넷플릭스 예고편 캡처


◆ <불사조, 비상하다>(Rising Phoenix, 2020)

2020 도쿄 올림픽 폐회식 후, 이재후 KBS 아나운서의 마지막 중계 멘트가 화제가 되었다.

"제32회 도쿄 비장애인 올림픽, 한국방송 KBS의 모든 중계방송을 여기서 마칩니다."

올림픽 이후 패럴림픽이 열리지만, 올림픽보다 현저히 주목도가 낮은 실정이다. 중계 역시 올림픽만큼 원활하지 못하다.

<불사조, 비상하다>는 이 패럴림픽을 다룬다.

세계 각지의 패럴림피언이 등장해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패럴림픽 선수는 모두 특별하다. 같은 몸을 지닌 이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장애를 갖고 태어났는지도, 후천적으로 갖게 되었는지도 다르다.

질병과 내전 등 사유 역시 다양하다.

그들은 그러한 자신의 고유한 몸과 삶을 긍정하고 날아올랐다.

그래서 "올림픽에서는 영웅이 탄생"하지만, "패럴림픽에서는 영웅이 출전한다."

비장애인들이 우세한 사회에서 크고 작은 차별과 절망을 극복한 그들의 모습을 보면 절로 가슴이 벅차오를 것이다.

24일 시작하는 패럴림픽을 이 다큐멘터리와 함께 기다려 보자.

태극마크를 단 국가대표 86명, 그리고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모든 불사조의 아름다운 비상을 응원한다.

세 작품 모두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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