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박서영 OTT 1기 리뷰어]
◆ 그들의 길고도 짧았던 10년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저마다 어떤 어른으로 자라나겠다는 꿈을 가진다.
하지만,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그 꿈에 다가가기 보다는 더 멀어지는 것을 느끼고 좌절하게 된다.
현실이라는 벽 앞에 마냥 희망을 품고 계속할 수는 없다.
그리고 어느 날, 그 꿈을 포기해야 하는 선택의 순간이 오게 된다.
<콩트가 시작된다> 는 개그맨이 꿈이었던 세 명의 청년들이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포기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지극히 현실적이라 가슴 아프고 그래서 더 공감할 수밖에 없다.
세 명의 친구 하루토(스다 마사키 분),준페이(나가노 타이가 분), 슈타(카미키 류노스케 분)은 고등학교 동창이다.
그들은 축제에서 콩트를 한 것을 계기로 맥베스라는 팀을 결성, 개그맨의 꿈을 키우게 된다.
스스로 '10년' 기한을 정하고 10년안에 성공하지 못하면 해체하기로 약속하게 된다.
하지만, 10년은 길고도 짧았다.
어느새 20대 후반, 약속한 시간이 다가왔고 그들은 여전히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무명 개그맨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제 그들은 선택을 해야만 했다.
이대로 해체할 것인지 그래도 다시 한번 도전해볼지.
그러나, 그들은 알게 된다. 때로는 포기하는 것에 더 큰 용기가 필요한 것을.
◆ 열심히 하는 것이 두려운 이유
맥베스에게도 팬은 있었다.
<콩트가 시작된다>에는 세 명의 개그맨과 함께 방황하는 청춘들 중 한 명인 리호코(아리무라 카스미 분)이 나온다.
리호코는 매우 '열심히'살았다.
남들이 방황하는 20대 후반의 나이에도 묵묵히 직장에서 참 열심히도 일했다.
하지만 그녀의 열심은 맥베스팀처럼 보답 받지 못했다.
직장에서 큰 상처를 받게 되면서 열심히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되고 모든 것을 그만두고 '대충'살기로 결심한다.
우리 또한 그런 적이 있을 것이다.
노력이 보답 받지 못하는 삶에 지쳐서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은 무기력에 빠진 순간, 리호코 또한 모든 의욕을 상실한다.
번아웃이 온 그녀의 열정을 다시 불태운 것은 콩트에 진심인 '맥베스'였다.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오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리호코는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냈고 다시 한 번의 열정을 불태웠다.
이 때문에 맥베스의 해체 소식은 그녀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
<콩트가 시작된다>에서는 매회마다 맥베스 팀의 콩트로 시작하는 구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매 콩트의 주제는 해당 회의 내용과도 연결되어 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있다.
멀리서 볼 때는 마냥 웃기고 콩트 같은 삶을 사는 그들도 가까이서 보게 되면 씁쓸하고 안타까운 현실 속에 사는 평범한 20대 청년들일 뿐이었다.
리호코가 그들의 콩트를 보면서 공감하고 그들의 팬이 된 것 또한 그들의 웃음 이면에 있는 걱정과 고민, 아픔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리의 인생 또한 콩트와 같다.
소소하고 싱거운 콩트처럼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각자 나름의 의미가 있다.
또한 상대방과의 합이 중요한 콩트처럼 맥베스 세 사람과 리호코와 그녀의 동생 츠무기(후루카와 코토네 분) 또한 때로는 싸우기도, 때로는 서로 위로하고 위로 받기도 하면서 호흡을 맞춘다.
하지만, 합을 맞춰 대본대로 완벽하게 만들어진 콩트라도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의도대로 웃어주지 않는 관객도 있으며, 심지어는 콩트를 보려는 관객조차 없는 순간이 대부분이었다.
현재 꿈을 가지고 있는 청춘들 또한 자신의 계획대로 착실하게 삶을 살아가도 결코 뜻대로 되지 않음을 알게 된다.
◆ 그럼에도 콩트는 시작된다
맥베스는 결국 해체한다.
그러나, 그들의 콩트는 끝났어도 삶에서의 콩트는 다시 시작될 것이다.
1막이 끝나면 2막이 시작되는 것처럼 그들은 20대의 끝자락에서 새로 다가올 30대를 새롭게 만들어 나갈 것이다.
맥베스는 마지막 콩트를 하게 되면서 그들 스스로 최선을 다했고 그 최선에 보답을 받지는 못했지만 좋아하던 일을 끝까지 해 봤다는 사실에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어른이 되면 될수록 포기할 것이 많아지게 된다.
그리고 때로는 안 되는 것을 인정하고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 또한 큰 결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결과만을 봤을 때 그들은 꿈을 이루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10년이 무의미 한 것은 아니었다.
<콩트는 시작된다>는 그들이 해체 직전의 무명 개그맨들을 조명하면서 결과보다는 과정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20대시절 꿈을 향한 순수한 열정을 품어 보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들 또한 만들었다.
대중의 인기는 얻지 못했지만 리호코와 같이 삶에 지친 사람에게 힘이 되기도 하면서 진심 어린 팬의 응원 또한 받았다.
제2막의 인생 또한 그들 뜻대로 풀리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바라게 된다. 맥베스 멤버들과 리호코, 츠무기의 실패가 새로운 시작의 도약이 되었으면.
방황하는 청춘들을 위한 일본 드라마 <콩트가 시작된다>는 왓챠 익스클루시브로, 현재 왓챠에서 볼 수 있다.
왓챠 <콩트가 시작된다>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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