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박다희 OTT 1기 리뷰어] 지난 3일 첫 방송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오월의 청춘>(KBS 방영)은 1980년 5월 그 시절 청춘들의 풋풋하고 아련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최근 SBS <조선구마사>의 조기 종영이나 JTBC <설강화>의 역사 인식 논란이 보여주는 것처럼 역사적 소재에 대한 민감도가 커진 만큼 이 드라마 역시 1980년 5월, 그것도 광주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우려가 존재했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오월의 청춘>은 특정 역사적 사건을 조명하는 것보다는 그 시절 지금의 우리와 똑같이 고민하고 아파하는 청춘들의 모습을 내세워 인물들의 서사 자체에 집중하게 했다.
환자를 구하지 못했다는 트라우마가 있는 의대생 희태(이도현 역)는 아버지와의 거래로 의한 맞선 자리에 나가던 도중 교통사고 당한 아이를 목격한다.
의술 행위에 대한 두려움으로 당장 나서지 못하고 패닉 상태에 빠진 와중에 강단 있고 실력 좋은 간호사 명희(고민시 역)가 나타나 거침없이 응급 처치를 실행한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녀에게 말이라도 걸어볼 걸 하는 후회가 밀려올 때쯤, 자신이 맞선 상대라고 밝히며 눈앞에 명희가 나타난다.
그렇게 희태의 봄날이 시작되고, 그는 온 마음 다해 명희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그러나 사실 명희는 유학 갈 비행기 표 값을 구하기 위해 부유한 집안의 친구 수련(금새록 역) 대신 맞선에 나간 것이었다.
집안을 먹여 살리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던 간호사 명희는 현실에 치이면서도 독일 유학의 꿈을 접지 못했고, 당장 다음 달 출국하는 표 값을 구하고자 맞선 상대에게 퇴짜 맞아 오라는 비장한 임무를 지닌 채 수련의 행세를 한다.
그러나 이미 명희에게 반해버린 희태는 자신과 맞지 않는 신발을 신은 채 애쓰는 명희에게 점점 빠져들게 되고, 명희 역시 자신의 아픔을 털어놓으며 진심으로 다가오는 희태에게 마음의 문을 연다.
이처럼 <오월의 청춘>은 트라우마 있는 의대생과 가난한 현실에도 유학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간호사의 풋풋하고 설레는 로맨스를 담았다.
대리 맞선이나 집안끼리의 강요로 맺어진 정략결혼 등의 몇몇 설정들은 진부하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평범한 두 인물이 서로에 대한 설렘과 이해를 바탕으로 가까워지는 과정은 시청자들을 스며들게 하는 데 충분했다.
이 외에도 80년대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소품이나 버스 안내양의 도움을 받아 데이트 약속을 잡는 등 그 시절의 풍경과 분위기를 구현해내며 레트로 감성을 자극한다.
그러나 '역사가 스포'라는 말처럼 우리는 1980년 5월을 살고 있는 이들 앞에 꽃길이 펼쳐지지 않을 것임을 알기 때문에, 이들의 로맨스가 설렐수록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
광주를 주름잡는 유지 집안의 외동딸이자 운동권 학생인 수련을 비롯, 운동권 학생들을 감시하고 잡아들이는 대공수사과 과장 아버지를 둔 희태, 그리고 희태 아버지와 악연으로 얽힌 명희의 모습에서 이들의 5월이 결코 평범하게 지나갈 수 없을 거라는 어둠의 그림자가 점점 드리워진다.
그저 볕 좋고 따스한 5월이었다면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랑하며 살아갔을 이들이기에, 두 청춘 남녀가 보여주는 설렘 가득한 모습이 더 절절하게 다가온다.
한 달 뒤 유학을 떠난다는 명희의 말에 희태는 기타를 치며 진심과 간절함을 꾹꾹 담아 고백한다.
"저는 일 년 중에 5월을 제일 기다려요. 5월 밤엔 노래가 엉망이어도 이 풀벌레들이 도와주거든요. 명희 씨만 생각하면 이상하게 자꾸 노래가 돼요. 명희씨. 나랑 딱 5월 한 달만 만나볼래요?"
5월을 아끼는 희태의 조건부 고백은 마음속 큰 울림을 주며, 험난하고 고달프겠지만 그럼에도 이들의 5월을 응원하게 만든다.
5월에 시작된 이들의 가슴 절절한 멜로는 웨이브에서 시청할 수 있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7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6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5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6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6
→ 평점: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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