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특집] 아이의 시선으로 그린 아픈 현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환상의 나라 디즈니월드 맞은편 모텔 '매직 캐슬'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무니'의 이야기

채지은 승인 2021.05.05 08:01 의견 0
주인공인 무니와 무니의 엄마 핼리의 모습. 사진 네이버 영화


[OTT뉴스=채지은 OTT 1기 리뷰어] 5월 5일은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날은 글자 그대로 어린이들을 위한 법정기념일로 우리나라의 모든 어린이가 씩씩하게 자라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들어진 날이다.

여기에도 씩씩한 한 여자아이가 있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주인공인 이 아이의 이름은 '무니'이다.

무니는 방 한 칸짜리 모텔인 '매직 캐슬'에서 엄마인 '핼리'와 함께 살고 있다.

빈틈없이 보라색 페인트로 칠해져 있어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매직 캐슬'은 플로리다 디즈니월드 건너편에 있는 빈민층이 거주하는 시설이다.

핼리는 백수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에게 빵을 얻어먹으며 생계를 해결할 정도로 가난하다.

객관적으로 좋은 엄마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무니는 엄마와 함께 있을 수 있기에 모든 시간이 행복하다.

친구들과 함께 모텔 관리인인 '바비'를 약 올리기도 하고, 빈집을 불태우는 사고를 치기도 하며, 다른 사람의 차에 침 뱉기 시합을 하는 등 해맑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무니는 절대 울지 않는다.

돈이 없어 거리에서 엄마와 함께 불법으로 향수를 판매할 때도, 매일 함께 놀던 친구와 못 놀게 되었을 때도, 심지어 처음 보는 남자가 자신의 집 화장실로 들어왔을 때도 무니는 울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가 보여주는 현실은 더욱 잔혹하고 사실적이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해맑게 웃는 무니와 친구들 즉, 어린이의 시선에서 영화를 진행한다.

놀러가는 무니와 친구들 옆으로 보이는 건물. 사진 네이버 영화


따라서 영화를 보다 보면, 건물의 색과 크기가 지나치게 과장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매일 맥주를 먹어대는 아저씨, 경찰에게 자주 체포되는 아저씨, 예수님과 결혼했다고 믿는 아줌마들이 이 아이들의 이웃이다.

아이들은 마치 재밌는 옛날이야기라도 해주는 듯 이야기하지만, 현실은 소외되고 가난한 빈민층 아이들에게 놀 거리가 그런 것들뿐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생계가 어려워 결국 매춘에 발을 디딘 핼리의 양육권을 박탈하고 핼리와 무니를 떼어놓으려는 장면이 연출된다.

엄마와 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씩씩하고 밝기만 하던 무니는 결국 친구 앞에서 울음을 터뜨린다.

가난도 두렵지 않던 무니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성통곡을 하는 장면은 순수하고 여린 아이의 시선으로 빈민층에게 차갑기만 한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고발한다.

친구 앞에서 결국 울음을 터뜨리는 무니의 모습. 사진 웨이브 화면 캡처


냉혹한 사회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신의 아이를 포기하지 않으려 노력한 핼리를 '부적응자'이자 '격리 대상'으로 취급해버리고, 어린아이인 무니의 행복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사회가 정해놓은 틀에 맞춰진다.

영화는 무니와 친구가 바로 옆에 있지만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디즈니월드로 손을 잡고 뛰어가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가짜 캐슬'이 아닌 모두가 행복해질 것 같은 '진짜 캐슬'로 달려가는 두 아이의 모습은 현실이 아니기에 더욱더 애잔하게 그려진다.

<플로리다 프로젝트> 엔딩 장면. 디즈니월드로 뛰어가는 무니와 친구의 모습. 사진 웨이브 화면 캡처


최근 아동 학대를 다룬 기사나 뉴스를 접하는 일이 늘었다.

통계청(KOSIS)에서 제공하는 지표를 통해서도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아동학대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이, 아이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해맑음을 유지하는 순수함을 지닌 존재다.

따라서, 그 순수함을 간직하며 자라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어른들에게 주어진 평생 과제다.

아동 학대와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반복되고 있는 요즘, 미래의 시간을 채워줄 어린이들이 무니와 같은 아픔을 겪으며, 결국 울음을 터뜨리지 않도록 우리가 모두 힘써야 할 때다.

어린이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를 지켜야 하는 모든 어른들에게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추천한다.

넷플릭스 등에서 시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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