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탐정단> 타이틀. 출처 넷플릭스
[OTT뉴스=박다희 OTT 1기 리뷰어] 연쇄 살인, 사이코패스, 혈흔이 낭자한 사건 현장.
이러한 범죄물 소재가 아니더라도 불륜, 출생의 비밀, 각종 음모와 적어도 기억상실쯤은 들어가 줘야 볼 맛 나는 요즘 드라마들.
점점 더 강하고 자극적인 '마라맛' 전개만을 찾게 된 요즘, 아무 생각 없이 엄마 미소 지으며 볼 수 있는 '순한맛' 이야기가 필요하다면 넷플릭스의 <베스트 탐정단>을 추천한다.
여기 호주의 한 초등학교. 학교와 동네 안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 사고들을 똑 부러지게 해결해 주는 탐정단이 있다.
각종 전자기기에 빠삭한 리더 에즈라, 모르는 일 없고 안 친한 친구가 없는 핵인싸 초딩 에바, 농구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운동 덕후 카일, 그리고 시크미를 갖춘 이 탐정단의 실질적 브레인 모디까지.
인종도, 성별도, 성격도 제각각인 이들은 '베스트 탐정단(THE INBESTIGATORS, '조사관'이라는 뜻의 investigator 와 '최고'라는 뜻의 best라는 단어가 합쳐진 것)'이라 불리며 동네 여기저기서 벌어지는 소소하지만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해결해 나간다.
이 탐정단의 경력은 무려 40년 이상. 10~11살인 멤버들의 나이를 모두 더하면 그렇다.
이들의 깜찍한 경력 속임에 황당해하고 돌아서려던 주민들도 날카로운 관찰력과 기막힌 추리력으로 다양한 사건들을 깔끔하게 해결해내는 이들의 활약상을 보다 보면 절로 감탄하게 된다.
시즌1 네 번째 에피소드의 '장난 전화 사건'은 에즈라가 의문의 장난 전화를 받게 되면서 시작된다.
에즈라를 포함한 마을 주민들은 의도를 알 수 없는 장난 전화에 시달리게 되고, 탐정단은 곧바로 수사를 시작한다.
모디의 주도 하에 피해자들 간의 공통점을 찾아낸 탐정단은 전화 속 기침 소리를 단서로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던 범인을 색출해낸다.
범인은 바로 보안 기기를 판매하는 가게 주인의 아들 루카.
가게 사정이 어렵다는 걸 알았던 루카는 장난 전화를 받은 사람들이 보안을 철저히 하기 위해 가게의 신제품을 살 것이라 생각하며 지속적으로 장난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장난 전화 사건'의 범인이었던 루카. 사진 넷플릭스 캡처
탐정단은 타인에게 피해를 준 루카의 행동을 지적하되, 비난하지 않는다. 아빠의 가게를 돕고 싶었던 루카의 의도를 공감해 주고, 그 방식이 잘못됐음을 이해시킨다.
그리고 보다 나은 해결책을 찾아 몸소 보여준다.
그들은 가게 앞에 가판대를 열어 신제품을 시연함으로써 가게의 홍보를 돕고, 루카는 탐정단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운다.
가판대를 세워 가게 홍보를 돕는 탐정단. 사진 넷플릭스 캡처
이와 같은 어린이 탐정단의 행보는 꽤 의미 있어 보인다.
이들은 단순히 사건의 인과를 따져 범인을 밝히고, 잘잘못을 가려내고, 적당히 응징하는 식으로 마무리하지 않는다.
상황을 공감해 주고, 함께 문제를 고민하며, 더 나은 해결 방안을 찾아 직접 보여준다.
<베스트 탐정단>은 분명 추리물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단순히 범인 찾기에서 그치지 않고 '한 단계 더' 나아가는 해결책을 제시해 어린이 드라마로서의 방향성을 드러낸다.
루카는 이번 경험을 통해 아빠의 가게를 돕고 싶다면 장난 전화가 아니라 직접 알리고 홍보하기 위해 발로 뛰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을 것이다.
더불어 그 방법을 몸소 보여주는 동네 형, 누나들을 통해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배웠을 것이다.
언젠가부터 책임만이 강요되고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팍팍한 현실을 견뎌내다 보니 이렇게 교과서적이고 유치할 수 있는 배움의 가치들이 위로가 되고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착하고 순둥순둥한 아이들이 주는 위로와 힐링을 접하고 싶다면 넷플릭스의 <베스트 탐정단>을 추천한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7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6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5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5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6
→ 평점: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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