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정신 차려보니 끝났다?! 몰입감 죽여주는 드라마 <수리남>

넷플릭스 : <수리남>

박유니 OTT평론가 승인 2022.09.30 10:41 | 최종 수정 2022.10.07 17:30 의견 0
코카인을 바라보는 강인구의 모습(사진=넷플릭스 유튜브). ⓒOTT뉴스


[OTT뉴스=박유니 OTT 평론가] 윤종빈 감독이 만든 드라마, 그 하나로 필자는 이미 '수리남'에 영업됐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3번 보았고 볼 때마다 좋았기에 '믿음'이 있었다고 해두자.

최근 영화 만들던 이들이 OTT 드라마에 많이 뛰어드는 추세고, 이러한 흐름은 필자에게 아주 좋다.

리드미컬한 전개, 휘몰아치는 액션씬, 촘촘한 서사는 필자가 느끼기에 영화판에 더 많았고, 필자의 취향인 액션 장르 역시 그곳에 많아서다.

사족은 이쯤하고, 넷플릭스 6부작 드라마 '수리남'은 오랜만에 추천해줄 만한 드라마였다.

국정원 미주지부 팀장 최창호와 이야기 하는 강인구의 모습(사진=넷플릭스 유튜브). ⓒOTT뉴스

스토리는 간단하나, 에너지는 강렬하다.

드라마의 배경은 우리에겐 생소한 수리남이라는 남미 국가로, 거기서 홍어를 헐값에 사서 비싸게 팔 목적으로 전 재산 5억을 털어 사업에 뛰어든 강인구(하정우 분)가 주인공이다.

짧은 설명에서도 알 수 있듯 강인구는 특전사 출신도, 국정원 요원도 아닌 민간인이다.

어렸을 때 유도를 했고,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을 대신해 가장으로 동생을 책임지느라 미군 상대 영업이나 단란주점 웨이터 등 어두운 세계를 일찍이 접해봤다는 게 특이사항이라 할 만할까.

애석하게도 홍어로 돈 벌겠다는 풍운의 꿈은 의도치 않게 마약 사건에 연루되면서 실패로 돌아간다.

동업하던 친구의 죽음에도, 다 날아가 버린 전 재산에도 슬퍼할 겨를 없이 주인공 강인구에겐 묵직한 미션이 주어진다.

민간인 신분으로 마약 대부 전요환(황정민 분)을 잡는 국정원 작전에 협력하는 것!

대통령과 친구 먹을 만큼 수리남에서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랑하고, 휘하에 군대급 용병들을 거느린 그를 잡는 일은 쉽지 않기에 과연 주인공이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하는 기분으로 끝까지 몰입하게 한다.

그 몰입감과 사건을 던져주는 능력, 전개가 휘몰아치다가도 순간순간 긴장을 풀어주는 리듬감이 이 드라마를 단숨에 넷플릭스비영어권 TV쇼 부문 글로벌 부문 1위로 만들었을 테다.

이미 본 사람은 '수리남'의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되짚어보기 위해, 아직 보지 않았다면 여러분까지 유혹하기 위해 좋았던 점 3가지와 아쉬웠던 점 2가지를 정리해보았다.

전요환 일행에게 둘러싸인 강인구의 모습(사진=넷플릭스 유튜브). ⓒOTT뉴스

◆ 매력 포인트 3가지

첫째, 국정원을 상대로 '딜'하는 사업가 주인공이라니!

'수리남'은 주인공 강인구가 스토리를 끌고 가는 만큼 그에게 매력을 느껴야만 몰입할 수 있는 드라마다.

먹고 살기 위하여 뭐든지 해야 하고, 다름 아닌 가족을 위하여 '돌아가야만 한다'는 목표가 마음을 움직였다.

전 재산을 모조리 잃고 마약 사범으로 몰린 상황에서 국정원 미주지부 팀장 최창호(박해수 분)과 마주했을 때 '돈' 이야기부터 명확하게 하는 자세에서 특히 현실감이 도드라졌다.

나라도 '저랬을' 것이다, 혹은 저 캐릭터라면 '저렇게' 할 것이라는 생각만 딱 심어줄 만큼 입체적 인물이어야 홀리는 법이다.

강인구 캐릭터가 매력적이었기에 필자 역시 그가 전요환을 어떻게 잡을지, 원하는 돈을 받고 안전 귀가할 수 있을지 마음 졸이면서 6부까지 단숨에 달렸다.

둘째,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마약 드라마라니, 시의적절!

이 영화가 가진 에너지의 근원, 바로 '실화'라는 배경에서 온다.

전화로 프로포즈하는 신박함이나, 대담한 처세술을 보면 '저런 민간인이 있을까' 싶다가도 실제 사람은 더 대단했다고 하니까 감탄하게 되는 지점이 분명 있었다.

더구나 마약 청정국가라는 기존의 믿음이 깡그리 부서진 현재의 대한민국에 잘 어울리는 이야기였다.

별 볼 일 없던 사기꾼이 '필로폰'의 힘으로 '무엇'을 얻었는지, 더 나아가는 '코카인'을 매개로 어떻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되었는지, 또 그가 '어떻게' 무너지는지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엔딩을 맞이한다.

스포일러를 막기 위하여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지만, 생소한 국가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최근 이슈로 많이 다뤄지는 '마약'을 소재로 하며, '실화' 스토리를 매력적으로 드라마화하여 스토리와 캐릭터의 밀도가 높았다.

셋째, 끝없이 터지는 사건, 인물을 중심으로 목표를 향해 간다!

사건이 끝없이 터지거나 인물의 관계가 촘촘하게 잘 그려지면 '지루함' 없이 즐겁게 볼 수 있게 마련이다.

이 드라마의 경우, 주인공 강인구가 끝없이 죽음의 위기에 몰리기에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사건들이 잘 세팅됐다는 점에서 '쫄깃한 액션'을 좋아하는 필자의 취향에 딱 맞았다.

캐릭터적으로는 전요환 일행과 중국 갱 첸진(장첸 분) 일행 그리고 국정원 요원들까지 세 부류를 밀도 있게 다루기 어려운데 그들 사이의 갈등과 관계성까지 잘 그려내서 감탄했다.

그렇대도 사건과 인물 간의 갈등이 나열되기만 했다면 지루했을 텐데, '돈 찾아서 가족에게 돌아간다'라는 주인공의 목표가 분명하게 선 상태에서 빠른 전개가 이어져서 더 몰입감 있었다.

강인구의 목을 조르는 전요환의 모습(사진=넷플릭스 유튜브). ⓒOTT뉴스

◆ 아쉬운 점 2가지

첫째, 장사꾼치고는 돈에 너무 욕심이 없다.

마약 사범으로 몰리는 바람에 사업에 투자했던 전 재산 5억을 잃었는데 비밀 임무에 투입되는 조건으로 5억만 요구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말도 안 되는 애국심이나 의협심을 내세우지 않고 '돈'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주인공이어서 좋았지만 (필자 기준) 너무 착했다.

더구나 훈련받지도 않은 '민간인' 신분으로 위험한 우범지대에 내던져지는 것 아닌가, 강인구 외에 할 사람도 없으니 좀 더 과감한 '딜'을 걸어보기에도 좋은 조건이다.

그런데 주인공은 '원금'만 보장해달라고 하고, 친구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은 알겠지만 당장의 가족을 위해야 하는 상황에서 친구에게 '거금'을 보내기까지 한다.

부모를 잃고 맨땅에 헤딩하듯 살아왔고, '돈'을 벌기 위하여 수리남까지 온 사람이라면 이 부분이 좀 더 설득력 있게 잘 그려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되든 안 되든 '거래'는 시도해볼 수 있는 거다.

필자라면 원금 5억 보장은 물론, 위험수당으로 3억, 친구에게 보내줄 위로금 명목으로 2억까지 총 10억을 요구해봤을 것이다.

또한, 사람이란 말 바꾸기에 능한 종족인 만큼 단지 '녹음'으로만 그 기록을 남기지 않고 다른 '공증' 가능한 방법을 찾았을 테다.

마약 대부가 장악하고 있는 수리남에 들어가게 하고, '핵심 작전'을 수행하게끔 하면서 목숨값마저 제대로 쳐주지 않는 거야 그쪽 사정이고, 주인공의 배포가 좀 더 컸다면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둘째, 긴박한 순간에 이상하게 늘어지는 듯한 기분은 뭐지?

긴박한 액션이 가미된 영화의 경우 스토리만큼이나 '영상미'가 중요하다.

필자의 개인적인 마음을 담자면 이 영화 '수리남'은 그 긴박함을 담아내는 카메라 무빙이 아쉬웠다.

좀 더 자극적으로, 심장이 철렁 내려앉게 표현할 수 있는 장면들이 꽤 많았던 것 같은데 '정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어서다.

필자가 카메라 감독인 것도 아니고, '연출'을 한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이는 '비 전문가'로서 말하는 '사견'일지 모른다.

다만, 필자는 액션 장르나 히어로물 등 박진감 넘치는 드라마나 영화를 참 좋아한다.

팬심에서 나오는 아쉬움이었다고 해두자.

추가로, 인물의 전사를 앞에 풀어낸 것은 '호불호'가 있겠지만 이 드라마에선 좋은 장치였다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 강인구를 연기하는 하정우 내레이션 톤이 아쉬웠다.

너무 지쳐있달까, 국어책 읽는 듯한 어투라고 해야 할까.

초반의 몰입감을 살짝 해쳤던 부분이라 마지막으로 언급해본다.

허나, 말 그대로 '아쉬웠다'일 뿐, 오랜만에 볼만한 드라마가 나왔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를 어떻게 더 매력 있게 풀어냈는지, 한 인물을 중심으로 하여 얼마나 흡입력 있게 사건을 구축하였는지 생각하면서 보면 좋지만 처음 볼 땐 스토리 따라가기도 바쁠 것이다.

생각 없이 쭉 달려줘도 좋다.

다 보고 난 뒤에 무엇이 인상적인지 필자처럼 점검하고 다시 한번 더 보면 된다.

OTT 플랫폼이 주는 매력이란 바로 그거니까, 월정액제로 돈을 낸 대가로 원할 때면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다는 '접근 편의성' 말이다.

필자는 조만간 1부부터 6부까지 다시 달릴 텐데 이번에는 스토리만 쫓아가지 않고, 놓쳤던 것들을 다시 볼 계획이다.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숨겨둔 만큼 아직 보지 않은 이가 있다면, 혹은 이 리뷰를 보고 다시 한번 더 보고 싶어졌다면 주저하지 말고 넷플릭스로 달려가보자.

◆ OTT 지수(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8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7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6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8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7

→ 평점: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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