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상의 시뮬레이션 상황을 버텨라! <더 존: 버텨야 산다>

디즈니+ 오리지널: '더 존: 버텨야 산다'

김나영OTT평론가 승인 2022.09.29 10:13 의견 1

'더 존: 버텨야 산다' 공식 포스터(사진=디즈니 플러스). ⓒOTT뉴스


[OTT뉴스=김나영 OTT 평론가] '존버는 승리한다.'

'존버'는 순화한 말로 풀이하면 '존중하며 버티기'를 일컫는 단어이며, '존버는 승리한다'는 어떤 상황에서든 묵묵히 버티기만 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여기, 아 한 마디가 딱 들어맞는 예능 프로그램이 나타났다.

바로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더 존: 버텨야 산다' 이다.

◆ 기발한 역발상

'더 존: 버텨야 산다'는 유재석, 이광수, 유리가 인류 대표 3인으로 선정되어 다양한 가상 시뮬레이션 상황을 체험하고, 그 상황 속에서 4시간을 버티면 승리한다는 큰 스토리라인을 가진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주어진 시간 내에 탈출하거나 문제를 풀어 미션을 해결하는 포맷이나 구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인기 예능 '대탈출'에서도 제한된 시간 내 탈출에 성공해야했고, '여고추리반' 역시 상황마다 주어지는 미션을 시간 내에 해결하며 사건을 풀어나가곤 했다.

하지만 '더 존: 버텨야 산다'는 이와 정반대로 제한시간 내 버티기만 하면 된다는 포맷을 지니고 있어 익숙한 듯 신선하게 다가온다.

또한, 출연자들이 버텨야 하는 상황은 매우 극한 환경과 설정에서 이뤄진다.

1화에서는 영하의 온도를 보이던 추운 겨울날, 공사 중인 건물 안에서 버텨야 하는 '아이존 (eye zone)'에서의 이야기가 진행됐다.

극한 추위를 견뎌야하는 1화 '아이존'에서의 모습(사진='더 존: 버텨야 산다' 메인 예고편). ⓒOTT뉴스


'아이존'에서는 건물 곳곳에서 등장하는 '눈'을 마주칠 때마다 천장에서 스프링쿨러가 작동해 물이 분사되곤 했는데, 사방이 뻥 뚫린 건물에서 영하의 날씨에 물을 맞으며 버텨야 하는 상황이 만만치 않았다.

버티기 시간 종료 10분 전에는 난이도가 상향으로 조정되어 멤버들이 어디를 다녀도 눈이 등장해 물을 맞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심지어는 눈을 피해 1층으로 도망갔지만, 강풍기를 마주해 젖은 몸에 찬바람까지 맞을 수 밖에 없었던 극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처럼 버티기를 어렵게 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들이 쉴새없이 쏟아지면서 '버티기'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보여주면서 기존의 탈출 프로그램과는 비슷한 듯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특히 좀비가 창궐한 조선시대에서 버티기, 귀신이 들린 집에서 멤버 간 거리 유지를 하며 버티기 등 기존 탈출, 추리 프로그램에서 자주 다뤄줬던 공포스러운 상황들이 주어지기도 한다.

이는 '대탈출', '여고추리반' 류의 예능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어필될 수 있는 포인트라 할 수 있다.

◆ 은근한 메시지

'지구온난화는 역설적으로 한파를 만들어냈고,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는 이러한 한파 속에서 버텨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1화 마지막 부분에서는 가상의 시뮬레이션 '아이존'에서 버티기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멤버들에게 설명하는 AI U의 모습이 담겼다.

'더 존: 버텨야 산다'는 팬데믹 시대에 맞춰 기후 위기, 물 부족, 전염병 창궐 등의 현재 일어나고 있고,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표현해내며 은근한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에서 무조건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아낼 필요는 없다.

가상의 재난 상황 속에서 버티기를 진행할 것이라는 예고(사진='더 존: 버텨야 산다' 메인 예고편). ⓒOTT뉴스


하지만 디즈니 플러스라는 글로벌 OTT에서 다뤄지는만큼 보편적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그리고 가져야 하는 문제의식을 녹여냄으로써 자연스럽게 생각해 볼 지점을 던져준다는 점은 콘텐츠의 선한 영향력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 익숙한 캐릭터와 완벽한 케미

'더 존: 버텨야 산다'는 국민MC 유재석가 출연하는 예능이라는 점만으로도 국내 시청자를 주목시키기에는 충분하다.

다시 한 번 뭉친 유재석X이광수(사진='더 존: 버텨야 산다' 메인 예고편). ⓒOTT뉴스


여기서 더 나아가 '런닝맨'을 통해 오랜시간 알려져온 유재석과 이광수의 케미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시청자들의 눈길까지도 사로잡고 있다.

유리 역시 소녀시대의 멤버로서 국내외 할 것 없이 잘 알려진 캐릭터이며, 유재석, 이광수와도 친분이 있는 사이로 프로그램 내에서 자연스러운 오빠 동생 케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유리는 매번 지금이라도 버티기를 포기하자며 앓는 소리를 하는 유재석, 이광수를 휘어잡으며 막내임에도 리더와 같은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며 프로그램 내에서 자신만의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있다.

세 사람만으로도 한 시간이 알차게 진행되는 것은 버티기를 힘들게 만드는 몰아치는 다양한 상황과 더불어 이들의 입담과 티키타카 덕분일 것이다.

극한의 상황 속 오로지 '버티기'만 하면 되는 신개념 버라이어티 '더 존: 버텨야 산다'는 오직 디즈니 플러스에서만 시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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