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박경수 OTT 평론가] 부부 관찰 예능에 댄스스포츠를 결합한 '우리들의 차차차'.
간만에 신선한 조합의 예능이다. 부부 사이 갈등을 조명하고, 부부의 일상을 관찰하는 예능은 사실 꽤 흔했다.
대표적으로 SBS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이 그렇다.
'동상이몽2'는 갈등보다는 연예인 부부의 일상에 집중하고 있고, '결혼 지옥'은 오은영 박사를 내세워 부부 갈등의 원인과 해결에 집중한 예능이다.
'우리들의 차차차'는 부부 갈등을 공통의 취미인 댄스 스포츠를 통해 해결하려 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는 예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들의 차차차'는 어떤 특별한 점이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 서로에게 지쳐버린 부부들
'우리들의 차차차' 1화는 출연진 부부들이 어떤 갈등이 있는지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서로 다른 취미 생활, 육아 스트레스, 게임 중독 등 부부 갈등의 원인은 모두 다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부부간 대화가 단절되었다는 것이다. 끊겨버린 두 사람의 관계에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
그런 부부들의 갈등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댄스 스포츠다.
댄스 스포츠는 서로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부부는 서로 눈을 맞추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같이 음악에 맞춰 스텝을 배우고 손을 맞잡으면서 다시 연애할 때처럼 서로에게 뜨거운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사실 부부 갈등 솔루션을 제시하는 예능의 경우, 그 솔루션이 과연 진짜 도움이 될까 싶은 의구심이 늘 있었다.
특히 배윤정-서경환 부부의 경우 전에 MBC '결혼 지옥'에서 서로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며 출연한 적이 있다.
당시 오은영 박사의 솔루션을 받아 개선될 것처럼 보였지만, '우리들의 차차차'에 나온 두 사람의 모습을 볼 때는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았다.
다행히 '우리들의 차차차'는 부부가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 같다.
댄스 스포츠라는 명확한 솔루션을 통해 부부들이 서서히 서로에게 쌓였던 감정을 해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의 호흡에 맞춰 점차 완벽해지는 춤처럼, 부부들도 자신들의 갈등을 댄스 스포츠로 서서히 해결하고 있다.
◆ 빛났던 MC들의 역할
'우리들의 차차차'를 보며 감탄했던 것 중의 하나는 MC 신동엽의 역할이었다.
원래부터 스튜디오 예능의 제왕이라 불리는 그였지만, '우리들의 차차차'에서 신동엽의 조율 능력은 특히 돋보인다.
우선 적절하게 출연자들의 불쾌할 수 있는 언행을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우리들의 차차차'가 부부 갈등을 조명하는 예능이다 보니, 이해되지 않는 출연진의 행동이 자주 나오는 편이다.
험악한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하고, 스튜디오에서 이를 관찰하는 출연진들이 민망해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신동엽은 적절하게 분위기를 잡아주고 있다.
신동엽 역시 결혼 생활을 하고 있기에 출연진 입장에 공감을 해주면서, 베테랑 MC답게 시청자들이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발언을 미리 짚어준다.
4화 이후 투입된 이은지 역시 댄스 스포츠 선수 출신으로서 춤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시청자의 이해를 돕고 있고, 미혼자 입장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반응을 해주고 있다.
◆ 프로그램이 힘이 빠지는 이유
'우리들의 차차차'가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단점 중 하나는 남편 출연진들만 주로 부부 갈등의 원인으로 나온다는 점이다.
특히나 남편 출연진들이 전반적으로 너무 가부장적이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라이머는 안현모를 비서처럼 대하고, 이대은은 집으로 친구들을 초대해 트루디를 PC방 종업원처럼 부려 먹는 모습이 나왔다.
댄스 스포츠로 바뀌는 출연진의 모습을 극적으로 연출하기 위해서라지만, 남편들의 행동이 너무 극단적이다.
스튜디오에서 홍서범이 던지는 막말 역시 신동엽이 '일부러 빌런을 자처하는 거냐?'라며 물을 정도로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다.
부부 갈등의 원인이 항상 남자에게만 있는 것은 아닐 텐데, 갈등의 원인을 남자들에게만 초점을 맞춘 점은 아쉽다.
프로그램의 명확한 목표가 제시되지 않은 것도 시청자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
이왕 댄스 스포츠를 배운다고 했다면, 부부들이 함께 대회나 공연을 준비한다는 등 확실한 목표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특히 부부마다 댄스 스포츠와 일상 관찰의 비중이 지나치게 다르다.
어떨 때는 댄스 스포츠의 비중은 거의 없고 일상 관찰만 나오다 보니 프로그램이 전반적으로 처지는 느낌이다.
명확한 목표가 있다면 출연진들이 조금 더 진지하게 댄스 스포츠에 임하고, 부부 갈등 역시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모습이 나올 것 같다.
'우리들의 차차차'는 티빙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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