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김나영 OTT 평론가] 올 한 해는 '뜨거운 씽어즈', '아기싱어', '악카펠라' 등 경연과 경쟁보다 합창과 하모니를 강조한 음악예능 프로그램이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흐름 가운데 '두 번째 세계'라는 아이돌 경연 예능 프로그램이 나타났다.
'두 번째 세계'는 걸그룹 래퍼 포지션을 맡았던, 그리고 맡고 있는 출연자 8인 (유빈, 신지민, 문별, 미미, 주이, 엑시, 문수아, 김선유)이 보컬리스트로서 대결을 펼치는 포맷이다.
하지만 다른 아이돌 경연 예능과는 다르게 최근의 흐름에 따르듯 매운듯 맵지 않게 전개되고 있다.
다른 경연 프로그램처럼 순위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승자와 패자로 나뉘기는 하지만 진행 과정에서 최대한 참여한 가수들의 매력을 드러내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 덜 자극적인 경연 과정
'두 번째 세계'는 그룹의 색이나 포지션에 가려 보여주지 못했던 '나'만의 색을 보여주는 무대 구성에 집중하고, '나'의 이야기를 무대에 풀어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그 예로 1 라운드에서는 'I' (나)를 주제로 무대를 꾸며야 하는 미션이 주어졌는데, 우주소녀의 엑시는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7080 시티팝 감성과 잔잔한 음악으로 '나'의 취향을 표현했고, 빌리의 문수아는 12년이라는 오랜 연습생 기간을 담아낸 '나'의 이야기로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심사위원의 역할을 하는 보이스리더 (voice reader) 들 역시 자신만의 매력을 선보이고, 새롭게 도전하는 가수들의 무대를 보며 날카로운 비평을 하기보다는 장점을 칭찬하고, 가능성을 발굴해내며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
또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멤버들 간의 견제와 갈등을 위주로 편집하기보다는 서로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담아내거나 멤버 개개인이 고민하는 문제들을 극복하는 등의 모습을 담아내고있어 전반적으로 다른 아이돌 경연 프로그램보다 덜 자극적으로 진행된다 할 수 있다.
◆ 보석들의 재발견
이미 잘 알려진 가수들, 특히 아이돌들이 경연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이들을 소재로 경연 프로그램을 만든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었다.
올해 방영한 '퀸덤'만 봐도 그러하듯 '아이돌'로서 자신의 포지션에 맡게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며 고퀄리티 무대를 선보였다.
하지만 '두 번째 세계'는 조금 다르다.
본업이 걸그룹 래퍼였던 출연자들이 보컬리스트라는 새로운 포지션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무대가 본업 포지션을 맡을 때보다, 본 그룹의 멤버들이 없을 때보다 빈약한 것은 아니다.
보이스리더 김범수는 미미와 엑시의 1:1 매치무대를 보고 난 후,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의 아마추어들과 다르게 이미 완성형 무대를 보인 출연자들이라 따로 피드백을 줄 내용이 없을 정도라며 이들의 무대를 극찬했다.
유튜브에서도 미미의 '하늘위로' 무대가 조회수 90만 이상을 돌파할 정도로 사람들 사이 높은 화제성을 낳고 있다.
또한, 그룹에서 단 몇 초의 파트를 맡았던 멤버들이 솔로로서 3~4분이 되는 무대를 꽉 채우는 모습은 시청자에게 색다름과 신선함을 선사하기도 한다.
◆ 다채로운 볼거리
보컬적인 면을 강조하기는 하지만 아이돌로서 퍼포먼스와 본 포지션인 랩 역시 소홀히 하지 않는다.
최근 4화에서 보여준 문별X엑시의 '에너제틱', 유빈X신지민의 '베리굿' 등처럼 남자 아이돌의 무대를 이들만의 색으로 새롭게 해석하면서 보컬은 물론 랩과 퍼포먼스까지 다채롭게 선보이고 있다.
또한, 멤버들 개개인의 색채가 달라 다양한 시대와 장르가 담긴 음악 무대를 선사하기도 한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걸그룹 래퍼들의 보컬 전쟁 '두 번째 세계'는 티빙에서만 시청 가능하다.
저작권자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t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