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의날 특집] 다시 찾아온 어린 시절의 딸에게, '카시오페아'

티빙, 웨이브 : 카시오페아

황세림OTT평론가 승인 2022.09.20 09:16 의견 0
썸네일, 영화 <카시오페아> (사진=다음영화). ⓒOTT뉴스

[OTT뉴스=황세림 OTT 평론가] 매년 9월 21일은 1995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 알츠하이머 협회와 함께 제정한 세계치매의 날(World Alzheimer’s Day)이다.

치매는 다양한 부분의 인지 능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질병이며, 우리나라도 고령화사회에 접어들며 치매 환자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2년 전국치매역학조사 결과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9.18%이며 2050년에는 약 271만 명의 치매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치매'는 질병이며, 인간의 유일무이한 '추억'을 뒤섞어 놓는 시련의 과정이다.

올해 6월 개봉한 '카시오페아'는 '동주'의 각본가 신연식 감독의 작품으로 섬세한 각본을 서현진, 안성기라는 명배우들의 연기로 알츠하이머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현재 티빙, 웨이브에서 시청할 수 있다.

◆ 줄거리

수진 대신 지나를 돌봐주는 인우, 영화 <카시오페아> (사진=다음영화). ⓒOTT뉴스

일과 육아로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쉴 틈이 없는 수진(서현진 분)은 빡빡한 일정에 정신이 없다.

반면, 수진의 아버지 인우(안성기 분)는 정원에 물을 주고, 차를 마시는 듯 비교적 평온해 보이는 일상으로 수진의 삶과 대비된다.

종종 수진의 딸 지나(주예림 분)를 돌봐주던 인우는 지나가 유학 가기 전 일주일간 함께 지내기로 한다.

어느새 다가온 출국 날, 악셀과 브레이크를 혼동한 수진은 접촉 사고가 나고 사고 후 검진 중 알츠하이머를 판정받는다.

수진을 치료를 진행하지만, 옷을 잘못 입고 회사에 가거나, 도어락 비밀번호를 잊었으며 결국 지나가 유학을 간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만다.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을 다루지 못하게 되고 사람들에게 실수하기 시작하는 수진.

인우는 그런 수진을 지켜보며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방법을 찾아 나선다.

◆ 안성기, 서현진, 주예림 이토록 섬세한 연기

카시오페아를 보러 간 수진, 지나, 인우, 영화 <카시오페아> (사진=다음영화). ⓒOTT뉴스

서현진은 tvN '또 오해영', SBS '낭만닥터 김사부', JTBC '뷰티 인사이드', tvN [블랙독], tvN '너는 나의 봄'까지 출연하는 작품마다 대표작을 경신해냈다.

특히, 최근에 종영한 SBS '왜 오수재인가'에서는 여성 원톱 주연으로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호평 세례를 받았다.

'카시오페아'는 그런 서현진이 스크린으로 돌아온 작품으로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젊은 변호사를 극의 기승전결에 따라 드라마틱하게 연기해낸다.

극 초반에 능력 있는 변호사와 열성적인 워킹맘, 아버지에게 데면데면한 딸의 모습을 복합적으로 보여주고, 극 중반에 자신의 정체성에서 혼란을 느끼는 상태까지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평범했던 일상이 무너지는 상실감을 서현진의 밀도 높은 연기력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삶을 그려낸 그의 폭발적인 연기력과 함께, 노련한 배우 안성기의 연기는 그 시너지를 한층 더 끌어올려 낸다.

잔잔하고, 묵직한 부성애로 서현진의 연기를 든든하게 뒷받침해내며 보다 복잡한 부녀관계부터 치매 환자의 보호자이자 가족으로의 딜레마까지도 함께 연기한다.

여기에 '우리집'으로 천재 아역 수식어를 단 아역배우 주예림은 서현진의 딸 '지나'역으로 열연한다.

말괄량이에서 똑순이까지 해내고, 극 후반 엄마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은 극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로 여겨진다.

안성기, 서현진, 주예림, 이 세 명의 주연배우들은 서로의 빈틈을 예리하게 파고들며 훌륭한 연기 합을 보여준다.

◆ 아버지와 딸의 관계성

수진을 돌보는 인우, 영화 <카시오페아> (사진=다음영화). ⓒOTT뉴스

차갑고 신경질적이던 수진은 처음엔 변화하는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생활의 어려움이 닥쳐오자 인우를 찾는다.

둘은 오랜 시간의 공백을 두고 다시 만난 관계로 유년 시절의 추억이 없으며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통해 다시 관계를 시작한다.

치매 환자 모임에 나간 인우는 이렇게 딸을 소개한다.

'어느 날 크더니 변호사가 되었다고, 어느 날은 손녀를 낳았다고, 어느 날은 알츠하이머라고 그래서 내가 미안하다고"

해외에서 오래 일해온 인우는 딸 수진의 어린 시절을 함께 하지 못했지만, 지금에서야 일과표를 작성하고, 정해진 시간에 양치하고, 장 보는 법을 알려준다.

점점 기억을 잃어가고, 감정을 다루기 어려워진 수진을 대하는 인우는 어린 딸을 돌보듯 수진을 돌보며 놓쳐버린 양육의 기회를 다시금 부여받는다.

'카이오페아'는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내용은 책, 논문, 영상, 취재 등 다양한 자료조사를 통해 리얼리티를 높인 작품으로 치매 환자와 가족들의 삶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9월 21일, '치매 극복의 날'을 맞아 수준 높은 연기력과 꼼꼼한 현실고증으로 채운 '카시오페아'를 통해 치매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 OTT 지수(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10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5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4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4

→ 평점: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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