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이수미 OTT 평론가] 흔히 부모 자식 사이의 갈등은 서로가 서로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해 시작된다.
자식은 부모가 살아온 세월을 겪어보지 못했기에, 부모는 자식에게 부모가 전부가 아니라 그들만의 새로운 인생이 있다는 것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늘 다룰 영화 '코다' 역시 서로를 사랑하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정확히는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힘든 가족이 등장한다.
그들의 이해점이 어긋나는 지점은 바로 '소리'다.
10대 소녀 루비(에밀리아 존스)는 어부 가족의 유일한 비 청각 장애인이다.
그녀의 아빠도 엄마도, 오빠까지도 소리가 들리지 않고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이지만, 루비는 소리를 듣고 사람들과 말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래서 루비는 어렸을 때부터 가족의 귀이자 목소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어린 나이에 그녀는 부모님 대신 식당에서 맥주 두 잔을 시키는 당찬 아이가 되어야 했고, 사람들과 소통하려면 반드시 루비가 옆에 있어야 했다.
그녀의 가족은 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루비가 가장 사랑하는 것은 노래다.
끝이 보이지 않는 하늘과 바다를 보며 루비는 아주 큰 목소리로 그녀의 가족 옆에서 노래하지만, 그 배에 타고 있는 그 누구도 그녀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없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 루비의 가족에게 음악은 이해할 수 없는 존재다.
혼자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행위는 식사 중에 데어트 앱을 하는 것보다 예의 없는 행동이다.
방귀조차도 소리를 빼면 냄새라도 즐길 수가 있는데, 음악은 소리를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소리에는 진동이 존재한다.
배에 타고 있으면 그 큰 뱃고동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출렁거리는 움직임만은 느껴지는 것처럼, 루비와 마일스(퍼디아 월시-필로)가 어색함 속에서 등을 기대고 서로의 진동을 느끼며 노래를 부른 것처럼, 루비의 아빠 프랭크(트로이 코처)도 루비의 목에 손을 가져다 대 그녀의 울림을 받아들인다.
영화는 루비의 세 가지 사랑을 그린다.
풋풋한 또래 마일스와의 사랑, 노래를 향한 사랑, 그리고 가족을 향한 사랑이다.
루비는 그 누구보다도 가족을 사랑했고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온 가족이 행복해지기를 바랬다.
루비의 노래 레슨은 얼핏 보면 단순한 노래 레슨일지 모르겠지만 필자에게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루비가 예쁜 소리만 내려고 하는 모습은 가족에게 모든 것을 희생하는 모습으로, 가장 듣기 싫고 거슬리는 소리를 내라는 미스터 V(에우헤니오 데르베스)의 조언은 마치 루비에게 착한 딸인 척 자신을 희생하는 일을 그만하고 이제는 가족들에게 거슬리고 듣기 싫은 이야기라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라는 조언처럼 들렸다.
가족과 노래 사랑하는 두가지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루비.
루비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는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통해 직접 확인해보도록 하자.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8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7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9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8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8
→ 평점: 8
*평점 코멘트: 하이틴 로맨스에 십대 소녀의 고민과 성장을 다룬 영화라는 점에서 뻔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있을 수 있어도, 마지막 루비의 노래를 보며 감동 받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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