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5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프레이'가 공개됐다.
2018년 공개된 충격의 전작 '더 프레데터'를 극복하고 '프레데터 프랜차이즈'를 되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다행히도 이 '사냥감'은 나름의 매력을 선보이는 데에 성공한 듯하다.
◆ 특이한 주인공, 매력적인 배경
특이하게도 프레이는 18세기 초 북미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주인공은 코만치 부족의 소녀 '나루'다.
이전 작들의 주인공들이 특수부대 대원, 형사, 군인 등 마초적인 이미지가 강한 남성들이었음을 감안하면 프레이의 나루는 자못 이질적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영화를 토대로 살펴본다면 고도로 훈련받은 건장한 남성들도 프레데터의 압도적 무용에는 맥없이 당해왔기 때문이다.
아무리 야생을 누비며 생존 기술을 익혀왔다 하더라도 일개 소녀를 주인공으로 삼는 것은 무리수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게다가 무기라곤 해봐야 칼과 활 등 냉병기가 다인 18세기 북미 원주민 소녀이니 말이다.
'프레이'는 이런 염려를 해소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나루가 비록 무력에서는 약하지만 관찰력은 부족 최고의 전사인 오빠보다 우수하며,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맹한 성격임을 강조한다.
또한 끈질기게 적을 추격하며 힘의 간극을 메울 방도를 강구하고, 자신에게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찾는다.
나루의 행적을 좇다보면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는 격언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더불어 추격 과정에서 펼쳐지는 북미 대자연의 모습을 엿보는 재미도 나름 쏠쏠하다.
◆ 설득력 찾다 시간 다 간다!
앞서 말했듯이 영화의 상당 부분은 "나루가 프레데터를 이길 수 있다"는 설득력을 부여하는 데에 사용된다.
바로 이 점이 영화의 강점이자 단점이다.
개연성을 부여하는 대신에 관객에게 전개의 늘어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각각의 장면들은 최종장의 결투에 충분한 개연성을 주지만 덕분에 프레데터의 위용이 다소 바래버린다.
이전 작들의 프레데터는 어떠했는가 되돌아보자.
당최 인류와의 간극을 가늠할 수도 없는 기술력을 선보이며 피식자들을 농락했다.
게다가 기술력에 의지하지 않아도 그들의 무력을 당해낼 지구인이 없었다.
또한 함정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사냥감에게 공포감을 선사하는 교활한 면모를 갖추면서도 적일지라도 용맹을 증명한다면 전사로 인정하며 예를 표하는 등 명예를 중시하는 면모를 보이며 신비로움을 유지했다.
반면 이번 '프레이'의 프레데터는 어떠한가?
칠칠치 못하게 자꾸만 자신의 약점을 노출한다.
마지막에 가서는 아무리 기습을 당했다고는 하지만 겨우 소녀를 상대로 유효타 하나 제대로 선사하지 못하고 농락당한다. 종국에는 자신의 장비 성능 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허무하게 당하고 만다.
물론 이는 나루가 상황을 잘 조성하고,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가며 싸워 이뤄낸 쾌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맥 빠지는 결말이라는 느낌을 떨쳐내기가 힘들다.
결국 나루의 고군분투가 단지 게임 속 보스를 무찌르기 위한 공략 포인트를 찾는 것으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 그럼에도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는 작품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프레이'는 분명 매력적인 이야기를 선보였다.
더불어 이전 작의 떡밥을 풀었으며, 이를 토대로 펼쳐질 새로운 이야기 또한 예고하고 있다.
과연 사냥꾼을 사냥한 먹잇감 나루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 것만으로도 '프레이'는 충분히 웰메이드 영화라고 볼 수 있다.
'프레데터 프랜차이즈' 귀환의 신호탄을 쏜 작품, '프레이'는 디즈니플러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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