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들에 잠시 묻히는 듯했던 천우희 주연의 영화 '앵커'가 드디어 OTT에 공개됐다.
◆ 공포와 스릴러 그 어딘가
[OTT뉴스=진보화 OTT 평론가] 영화의 분위기는 소름 끼친다.
필자는 평소 스릴러 영화는 즐겨보지만, 공포영화는 질색인 편이다.
세븐데이즈와 같은 추격, 심리 스릴러를 기대했는데 앵커는 스릴러보다 공포 영화 같은 느낌이 강했다.
밥을 먹으면서 볼만한 영화는 아니라고 단언한다.
'사건 취재 중 목격한 시체의 얼굴을 보지 않으면 오히려 계속 생각난다'는 방송국 괴담을 전면에 깔며 마치 귀신같은 살인사건 피해자의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데, 심장이 약하거나 노약자라면 깜짝 놀랄 수 있으니 시청 시 주의하기를 바란다.
◆ 다소 어색한 스토리 전개
초반부 영화의 감상평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모든 것이 다소 어색하다는 것이다.
주인공의 행동이 납득이 가지 않고, 계속 주인공에게 영향을 주는 엄마라는 존재의 등장 또한 부자연스럽다.
그렇기에 주인공이 취재를 통해 진정한 앵커가 되겠다고 결심하는 대목부터 살인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행동까지 그녀의 감정선과 생각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저렇게까지 한다고?' 하는 생각이 들며 다소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경찰은 사건을 아이 살해 후 자살이라고 단정 짓는다.
침입 흔적이 전혀 없다는 증거를 대기는 하지만 경찰이 너무 쉽게 결론을 지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하균 배우가 등장하며 이야기는 조금 다른 국면을 맞는다.
하지만 최면 치료, 해리성 인격장애, 주인공 가정의 이혼과 임신 문제 등 다른 것들이 더 많이 언급되며 살인사건 해결로 진정한 앵커로 거듭나겠다는 초반부 주인공의 목표와는 조금 멀어진다.
필자는 밀도 높은 스릴러 영화를 기대하고 봤기에 그냥 끌까 하고 고민을 하며 마지막까지 참고 견뎠다.
그랬더니 해답을 찾았다. 모든 건 '반전'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어색했던 퍼즐들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미 초반부에서 몰입도가 깨져서 반전이 공개됐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는 조금 어려웠다.
이미 만들어 놓은 반전만을 위해 앞부분은 허술하게 다지며 너무 멀리 돌아온 느낌이랄까?
그리고 클라이맥스 전, 천우희 배우가 위아래 새하얀 수트를 입은 것을 보고 피범벅이 될 만한 일이 일어나겠구나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
관객들의 몰입이 매우 중요한 심리적 소재를 가지고 온 만큼 더욱 치밀하고 밀도 높게 초반부를 전개해 나갔어야 했다.
반전이 공개되었을 때 어떤 한 가지 포인트가 중심 주제로 귀결되며 ‘아, 그래서 그랬구나!’ 하고 무릎을 탁! 칠만한 요소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또한 너무 많은 것을 담으며 그사이 엮여 있는 복잡한 것들을 설명하기 위해 신하균이라는 좋은 배우를 데리고 와 해설자로밖에 사용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 여성 그리고 엄마에 관한 이야기
결과적으로 영화는 여성, 그리고 엄마에 관한 이야기였다.
영화에 등장하는 엄마들은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또 미워한다.
그리고 이런 이중적인 감정을 가지는 자신을 증오하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또 다른 인격을 만들어낸다.
이런 대목에서 무조건적인 헌신과 희생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모성을 비튼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앞서 아쉬운 부분들을 많이 언급했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이상하게 잔잔한 여운이 남는다.
미혼모 문제, 동반자살 등 사회적 문제들을 다루며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였다.
배우들의 연기도 너무 좋았고, 특히 이혜영 배우님의 연기가 인상 깊었다.
무더운 여름 더위를 날려줄 만한 공포 스릴러 영화를 찾고 있다면 ‘앵커’를 추천한다.
◆ OTT 지수(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6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4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4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4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4
→ 평점: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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