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일랜드 10대들의 계약연애, 데이팅 앰버

왓챠 : '데이팅 앰버'

진보화 OTT평론가 승인 2022.07.25 09:30 | 최종 수정 2022.07.25 09:34 의견 0
데이팅 앰버 공식 포스터(사진=다음 영화). ⓒOTT뉴스

[OTT뉴스=진보화 OTT 평론가] 데이팅 앰버는 왓챠 익스클루시브로 공개된 영화다.

성 지향점을 의심받으며 학교에서 놀림당하던 ‘에디’와 ‘앰버’는 평탄한 학교생활을 위해 서로 연인인 척 ‘계약연애’를 시작한다.

수도 없이 사용되었던 ‘계약연애’라는 소재지만 단순하게 계약연애를 하다 실제 연인이 되는 전개는 아니다.

절대로 이어질 수 없는 성적 지향성을 가진 두 사람. 영화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그러면서도 미숙한 10대들의 마음을 잘 보여준다.

◆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남녀관계

에디의 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앰버(사진=다음 영화). ⓒOTT뉴스

단정한 머리와 옷차림 그와는 반대로 부스스한 머리와 컬러풀하게 염색한 브릿지 헤어.

어딘가 소심해 보이는 ‘에디’와 평범함을 온몸으로 거부하는 듯해 보이는 ‘앰버’.

외모부터 행동까지 에디와 앰버는 너무도 다른 캐릭터다.

타인에게 완벽한 커플처럼 보이기 위해 연기하는 게 목적인 계약연애, 하지만 둘의 계약연애는 이와는 거리가 조금 멀다.

부모님에게 서로를 소개하기도 하고,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입맞춤하기도 하지만 둘의 모습은 어색하고 서툴러 보인다.

하지만 이런 두 사람의 모습이 그저 귀엽고 사랑스럽다.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할 속마음을 털어놓고, 서로의 상처를 나누며 우정을 쌓아간다.

갑자기 감정이 생기거나, 연인으로 발전할 일 따위 없는 어디에서도 크게 주목해 다루지 않았던 남녀관계지만 둘의 관계는 어떤 남녀관계보다 달콤하게 느껴진다.

진짜 연인은 아니었지만, 스스로의 본모습을 바라봐 주고 사랑해 주는 게 사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위기에 직면한 앰버와 에디

더블린의 클럽에 간 에디와 에디(사진=다음 영화). ⓒOTT뉴스

언제까지나 사람들을 속이고, 자신을 속일 수는 없다.

앰버와 에디는 본능적으로 끌리는 상대를 만나게 되고,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감정적, 육체적 경험을 한다.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선택을 한다.

앰버는 타인의 시선에 맞서 당당하게 모든 것을 고백하고, 모두가 수군거려도 도망치지 않는다.

그리고 엄마에게 사랑하는 그녀의 연인을 소개한다.

자신의 방향키가 되어 주던 앰버의 존재가 사라진 에디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헤쳐나가기보다 견디는 방법을 택한다.

친구에게 폭력을 가해서라도 자신의 성향을 숨긴다.

앰버가 자신을 떠나가자 앰버를 대체할 새로운 거짓 애인을 찾고, 아빠의 꼭두각시가 되어 군대에 지원하며 세상이 규정한 ‘남자’처럼 행동하기 위해 노력한다.

어느 하나 자신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유일한 탈출구였던 앰버마저 잃은 에디의 모습을 보면 안아주고 싶으면서 조금만 더 솔직하게 자신을 바라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 아일랜드라는 공간의 특성

연인인 척 친구들을 속이는 에디와 앰버(사진=다음 영화). ⓒOTT뉴스

이야기가 펼쳐지는 공간은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 외곽이다.

영화를 보며 영화 전반을 이루는 감성과 아일랜드라는 공간을 표현하는 방식 때문에 싱 스트리트가 생각이 많이 났다.

이들에게 언제나 아일랜드는 떠나고 싶은 곳, 벗어나고 싶은 곳이고 런던은 해방과 자유의 공간으로 상징된다.

자신의 꿈을 실현할 곳, 진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또 사랑을 이룰 수 있는 곳 말이다.

앰버는 졸업 후 동네를 떠나 ‘런던’으로 가는 것이 목표다.

그러기 위해 엄마 몰래 10대들의 성관계를 위한 숙박업소를 운영하며 차곡차곡 돈을 모은다.

마지막의 앰버는 자신이 모은 돈을 전부 에디에게 주며 이곳을 벗어나라고 한다.

그리고 에디는 앰버의 지지를 받으며 한 발짝을 내디딘다.

에디의 행동이 도망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자신을 위해 잠시 아일랜드를 떠나는 것이 에디에게는 필요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일랜드를 떠나지는 못했지만, 이곳에서 만난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지키며 타인의 시선에 맞서기로 한 엠버와 자신과 사랑을 찾아 떠난 에디.

몇 년 후 다시 아일랜드로 돌아온 에디 그리고 그를 맞이할 앰버의 모습이 궁금하다.

앞으로도 견뎌내야 할 것들이 많은 두 인물을 응원하며 혼란 속에서 더욱 단단하게 성장할 두 사람의 모습을 그려본다.

◆ OTT 지수(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5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5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6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6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6

→ 평점: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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