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손여운 OTT 2기 평론가] 2009년 4월 24일부터 13년간 대중과 소통해온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유스케')이 22일 엔딩을 맞았다.
이날 방송에는 폴킴, 멜로망스, 10cm, 데이브레이크, 김종국, 오마이걸 효정과 승희, 효린, 거미, 헤이즈가 출연하며 600회 역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유스케'의 종영은 '유스케'의 것만이 아니다.
약 30년간 이어져온 KBS 2TV 금요일 밤 음악 토크쇼의 폐지를 의미한다.
1992년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1995년 '이문세쇼', 1996년 '이소라의 프로포즈', 2002년 '윤도현의 러브레터', 2008년 '이하나의 페퍼민트'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유스케'를 이끈 것은 다름아닌 뮤지션 유희열이었다.
대중에게 그는 토이의 프로듀서이자 싱어송라이터였지 이문세, 이소라, 윤도현처럼 이름있는 MC는 아니었다.
그는 서울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하고 중학교 때부터 작곡을 시작했다.
1994년 정식 데뷔한 후 '여전히 아름다운지', '세 사람', '좋은 사람', '그녀가 말했다', '뜨거운 안녕' 등 히트곡 제조기로 불렸다.
하지만 ‘유스케’ MC라는 타이틀을 얻은 이후 그는 대중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줬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중은 유희열을 동네 형, 고된 하루를 버틴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힐러로서 가깝게 느끼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안테나'라는 국내 대표 음악 레이블을 이끌며 대중음악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그이기에 ‘유스케’를 이끄는 것은 꽤나 마땅해보였다.
이후 유희열은 '무한도전'을 비롯해 각종 예능프로그램 게스트로 얼굴을 비춘 것은 물론, MC로서의 영역을 넓혀갔다.
유재석과 함께 한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 시리즈가 대표적이었고, '싱어게인' 시리즈, '슈퍼밴드2' '비긴어게인', 그리고 '뉴페스타'까지 다채롭다.
밉지 않은 깐족거림, 지적인 이미지, 젠틀한 진행 능력을 높이 산 토크 프로그램 제작진은 여러 방송에서 유희열을 찾았다.
'대화의 희열' 시리즈, '알쓸신잡' 시리즈, '같이 펀딩', '다수의 수다'도 그의 필모그래피에 포함된다.
유스케를 갑작스레 종영하게 만든 건 역설적이게도 진행자 유희열이었다.
유희열의 '아주 사적인 밤'과 일본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류이치 사카모토 'Aqua'(아쿠아) 간 유사성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유희열이 단독으로 작사, 작곡, 편곡한 성시경 노래 'Happy Birthday To You'와 MBC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 경연곡 'Please Don't Go My Girl' 등 곡에 대해서도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이 사건으로 유희열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은 또 한번 달라졌다.
그는 자필 사과문을 통해 "(표절 의혹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말을 남겼다.
미적지근한 사과에 다수 시청자들은 표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뮤지션이 음악 프로그램을 이끄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유희열의 하차를 요구했다.
하차 요구가 빗발쳐 '유스케' 측은 시청자 게시판을 잠시 폐쇄하기도 했다.
표절 의혹은 본인에게도 큰 오점으로 남겠지만 오랜 시간 그의 음악을 들어온 팬들에게도 큰 상처가 될 것이다.
'유스케'는 웨이브, 왓챠, 시리즈온에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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