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미 대형 커뮤니티 레딧에 ‘타인의 집에서 문화 차이로 겪었던 이상한 일’을 묻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다양한 경험담이 공유된 가운데 특히 스웨덴에서 손님인 본인을 제외하고 가족끼리 식사하더라는 에피소드가 화제였다. 이후 비슷한 경험담이 줄줄이 이어지며 스웨덴 게이트(#swedengate)라는 해시태그를 단 밈(meme; 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스웨덴의 호르가 마을을 배경으로 촬영한 공포 영화 '미드소마'도 다시 입소문을 탔다. '미드소마'를 본 사람들은 스웨덴의 비접대 문화를 두고 뒤늦게 영화의 무서움을 깨달았다며 농담처럼 말을 보탰다.
무더위의 시작인 초복(7월 16일)을 이틀 앞둔 오늘, '미드소마' 속 호르가 마을로 호러캉스(호러+바캉스)를 떠나보면 어떨까?
영화 전반에 은은하게 깔린 광기와 찝찝함은 기본, 햇살 부신 고즈넉한 풍경은 덤이다.
◆ 한낮의 지옥에서 만난 '집단적 광기'
어느 날 여주인공 대니(플로렌스 퓨 분)의 동생 테리가 메일 하나를 남긴 채 어머니, 아버지를 죽이고 자살한다. 큰 시름에 빠진 대니는 남자친구인 크리스티안(잭 레이너 분)에게 심적으로 의지하며 겨우 버텨낸다.
크리스티안은 대니와 이별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결국 헤어지지 못하고, 오히려 친구들과 계획한 스웨덴 여행을 함께 떠나게 된다. 여행지는 친구 펠레(빌헬름 브롬그렌 분)의 고향 호르가 마을로, 90년마다 9일간 열리는 미드소마 축제가 열릴 예정이었다.
호르가 마을의 첫 인상은 드넓은 들판으로 둘러싸여 평화로운 분위기다. 흰옷을 입은 호르가 마을 사람들이 다가와 대니와 일행에게 환영 인사와 함께 음료를 건넨다. 대니는 음료를 마신 후 몸에 풀이 돋아나며 풍경과 자신이 동화되는 환각을 느낀다.
백야와 함께 미드소마 축제가 시작되자 기묘한 긴장감이 현실로 드러난다. 축제 의식 중 가장 고령인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펠레의 엄마는 고인의 이름은 태어날 아이들이 이어받을 것이라 말한다.
외부 여행자들은 마을의 비상식적인 행동에 충격을 받고 대니를 비롯한 몇몇은 마을을 떠나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날부터 외부 여행객들은 집으로 돌아갔다, 성전을 훔쳤다 등의 이유로 하나씩 사라진다.
한편, 크리스티안이 대니의 생일을 잊으며 두 사람 간의 균열은 점점 더 커져간다. 펠레는 대니의 슬픔에 공감한다며 접근하고 동시에 펠레의 동생은 노골적으로 크리스티안에게 유혹의 눈길을 보낸다.
대니와 크리스티안은 무사히 9일간의 미드소마를 마치고 호르가 마을을 떠날 수 있을까?
이후 내용은 보는 이의 즐거움으로 남겨두기로 한다.
◆ '태풍의 핵'은 오히려 고요하다
여행 초반 대니는 철저히 외부인으로서 행동한다. 낯선 호르가 마을 주민이 주는 음료는 물론 춤추자는 제안도 거절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대니는 서서히 마을에 동화된다. 호르가 전통 의복을 입고 마을 여성들 사이에 섞여 격렬히 춤을 춘다. 빨라지는 비트에 슬며시 웃음을 짓기도 한다. 외부인으로서 집단적 광기를 두려워했으나 마을의 일원이 되고 나서 오히려 편안해 보인다.
화면 밖에 있는 시청자 또한 마찬가지다. 호르가 마을의 비인간적인 의식을 보며 이유 없는 맹신에 대한 거부감을 갖지만, 점차 두통과 찝찝한 기분만 남게 된다.
미드소마는 으스스한 분위기에 마음껏 비명을 지를 수 있는 일반적인 공포영화는 아니다. 느린 호흡에 암시적인 전개로 오히려 지루함까지 느껴진다. 하지만 인내심 있게 영화를 감상하다 보면 묘한 기시감에 빠져든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겟 아웃'의 조던 필 감독이 가장 목가적인 공포 영화라 말했다는 작품 '미드소마'는 넷플릭스, 티빙, 왓챠에서 관람 가능하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6
2. 스토리 (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4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5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8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6
→ 평점: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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